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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게시물ID : military_659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一口二言
추천 : 2
조회수 : 26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3/12 07:04:42
지금 의무에 대한 논쟁은 많이들 하시니,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저는 군대라는 곳을 굉장히 좋게 보지 못하는 편입니다.
군대 갔다오면 사회 생활을 잘한다. 이 말이 왜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군대 내에서 생활하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굉장히 억눌리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나마 사회 안이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군대 내에서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어디로 도망가버릴 수도 없어요.
군대는 온갖 사회의 부조리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군대 시스템, 간부, 병사 모든 곳을 가리지 않습니다.
항상 끝없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니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힘듭니다.
정의감이 들기보단, 적응하고 납득해버리곤 하지요. 섣부른 정의감이 들어버린다면 군대 생활 내내 지옥이 펼쳐진다는 것을 알아채버리거든요.

그들은 2년이라는 시간동안 그 안에 방치되곤 합니다.
그들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들과 동화되어 버리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그 세계를 벗어나게 될때에는 너무 익숙해져 버립니다.

그 밖의 세계도 의외로 너무 비슷합니다.
군대 안에서 그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처럼, 사회에서도 어느정도 먹힌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럼 그 구성원들은 사회에서도 비슷한 생태계를 만들어 버리고 맙니다.

남자들만의 세계. 특히나 나이나 계급으로 구분지어지는 사회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많이 생기곤 합니다.
군대를 가기 전이나, 혹은 면제가 되어버린 사람들도 그들이 주류인 사회에서는 쉽게 동화해 버리고 말지요.
이미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졌기에, 다른 사람들도 그들에게 동화해버리고 맙니다. 보다 어린 세대에까지 말이지요.
그런 것들을 보고난 어린 세대는 학교에서 그런 행동을 하고, 그들이 자라서 들어간 군대에서도 그런 행동을 하게되지요.

우리나라는 이런 생태계가 어딜가도 있습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곳이 드물지 않을까요.

사회적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부고발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내부고발자는 어떤 대우를 받고 있습니까.
그들을 지켜줘야 할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외면해버리곤 맙니다.
양심이나 정의감 보다는 피곤함을 쉽게 느끼고 말지요.
그들은 이미 배우고 말았습니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상황이예요. 오히려 "저 친구 설치고 다녀서 나도 곤란해지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사회 생활을 잘한다, 철이 든다. 분명 좋은 의미로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의 이면에는 굉장히 씁쓸한 면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요즘 군대에 대한 말이 많이 나오기에 저도 드는 생각을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군대를 긍정적으로 경험했던 사람들도, 부조리에 저항하는 법을 깨닫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불합리한 사회에 적응하는 교육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여성 분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에는 이러한 군대 문화가 상당수 존재합니다.
이게 남자들이 모이면 생기는 잘못된 문화의 특성인지, 아니면 군대의 특성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건 그 특성이 군대를 거치면서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겠지요. 순환고리가 되어 끝없이 사회에 영향을 주곤 합니다.

부조리한 조직사회, 강압적인 상하관계의 이면에는 이런 요소들이 한 축으로 존재합니다.
기득권인들은 자기보다 아랫사람을 깔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스템이 잘 교육되고 잘 적응하는 사람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지요.
(수직관계를 악용한 성희롱의 경우도 여기에 바탕이 있지않을까 생각합니다.)


남자만 군대가는게 불합리하다 이런 논쟁을 떠나서, 평등 사회를 구현함에 있어서 군대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군대란 단지 고생을 한다는 것을 넘어서 남성들의 문화에 있어서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며, 사회적으로도 큰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성평등 뿐만 아니라 성숙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세줄요약
1. 군대란 온갖 부조리에 적응하는 곳이라 사회적으로 큰 악영향을 끼친다. (부조리한 조직사회, 강압적인 상하관계)
2. 기득권인들은 자기보다 아랫사람을 깔보고, 이러한 시스템이 잘 교육되고 잘 적응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이것이 군대문화)
3. 끝없는 순환 시스템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평등 사회에 큰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다. (+ 성숙하고 합리적인 사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아서 첨언합니다.

먼저 첫번째는, 현재 군대 문화가 평등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사회를 위해서도 문제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건 남성, 여성의 문제를 떠나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는 평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군대 문제는 피해갈 수 없다는 겁니다.
평등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의무의 형평성이 먼저입니다.
그건 당연한 문제고, 이미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저는 현실적으로 이러한 이유도 있으니 피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작성한 글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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