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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동방의 등불이 된 대한민국의 촛불
게시물ID : sisa_8660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5
조회수 : 3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14 10:41:19

며칠 전, 직장 동료 브랜든은 직장을 떠났습니다. 그는 몸이 아팠었는지 종종 일을 빠졌고, 결국 사직을 했습니다. 그는 떠나기 전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랑 일해서 즐거웠어. 아, 그리고 축하해, 너희 나라, 대단한 일을 해 냈더군. 우리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편물을 분류해주는 직원 닐은 원래 정치나 국제 정세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입니다. 탄핵이 확정된 다음날(여기서는 10일) 아침에 그는 역시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축하해. 멋진 일이 벌어졌더군." 

아마 한국에 계신 분들은 모를 겁니다. 제가 여기서 받고 있는 축하 인사들에 대해서. 제가 이곳에서 버니 샌더스 당선 운동을 열심히 했었고, 친구들은 그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운동에 함께 참여하던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버니 샌더스의 출마가 이뤄낸 가장 큰 성과는 미국에서도 정치에 참여하고 '유권자'가 아니라 '운동가'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안티 트럼프 운동에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한국은 '잘 모르는 나라' 혹은 '분단된 나라' 였고, 박근혜보다는 김정은을 더 많이 아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우스 코리아'는 '무혈 혁명의 성지'가 됐습니다. 

박근혜는 지금까지 한국의 국격을 누구보다도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원칙 없는 외교부터 사적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한 온갖 몰상식한 행동들, 오바마의 질문에 동문서답하다가 "Poor president'라는, 조금은 비아냥거림이 섞인 말을 듣는 장면도 그랬고, 온갖 망신의 근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쓰러진 국격을 제대로 세운 것은 바로 촛불이었습니다. 

어제 NYT 기사의 첫 머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박근혜 퇴진의 좋은 점은, 한국에 민주주의 제도와 기구가 정착되고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좀 우스개같은 소리지만, 우리가 만일 수출할 수 있는 가장 큰 '상품'이 있다면 이 촛불혁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20주동안 이뤄진 거대한 촛불의 물결로, 피흘리지 않고 국민의 뜻에 어긋난 권력자를 축출해 낸 것은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온갖 다른 '혁명'들과 비교할 때 그 품격이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삼권분립의 현재 대의민주주의제가 제대로 정착된 첫 나라인 이 미국에서도, 한국은 이곳의 진보들에겐 진정한 '동방의 등불'이 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촛불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자, 이제 촛불혁명의 2막입니다. 저도 여기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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