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상처 받았을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게시물ID : military_683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고등어
추천 : 8
조회수 : 26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19 16:33:51
옵션
  • 본인삭제금지
누구도 상처를 주려고 글을 쓰고 분노를 토해내지 않았을 거에요. 

그래요. 저는 고작 군생활 2년밖에 안한 04군번입니다. 

저보다 더 먼저 군생활을 한 대부분의 형들은 2년 2개월이었고, 그전에는 3년까지 했었습니다. 



과거부터 지금껏 이어저 내려오는 징병제도. 

하지만 그간 징병제의 굴레에 있던 남자들 누구도 군대가기 싫다, 뺄 수 있으면 빼고 싶다 이야기 하면서도 

그 누구도 여자도 군대가라고 외치지 않았습니다. 

과거엔 지금처럼 여자들의 사회진출의 문이 넓지 않았으니까요. 

2년 2개월이던, 3년이던간에 그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고, 결국은 오랜시간 견디다보면 남자들과의 경쟁이었으니까요. 

모두가 같은 패널티를 안고 가는 길이었기에 누구도 불만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여성의 사회 진출이 90년대 이후로는 그 이전과 많이 다릅니다. 

80년대 초반생인 저만 하더라도 주변에 엄마가 직장을 다니는 경우는 정말 희귀한 케이스였습니다. 

특히나 저희 어머니처럼 정장을 입고 출퇴근을 하는 친구들의 엄마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부분 당시의 회사들은 여직원이 결혼과 임신을 하면 퇴사를 하는 조건으로 입사했다고 어머니께 들었습니다. 

다행인지 저희 어머니는 외환은행 여성 공채 1기셨고, IMF로 명퇴하기 전까지는 외환은행내 여직원 상위 랭킹 10위 안에 드셨고 

전행원중에서도 꽤나 높은 직위인 부지점장까지 하셨습니다. 

(아버지 때문에 빚이 많아 당시 명퇴하셨습니다. 은행은 돈을 만지는 곳이어서 빚이 있는 사람들이 명퇴 1순위였다고 들었습니다.) 



군대 게시판에서 남녀 모두 병역의 의무를 지자고 주장한 것중 가장 큰 것은 

인구 절벽으로 인해 징집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여자도 같이 병역의 의무를 부과하자는 것이었을테고 

더불어 그를 통해 여전히 남아있는 남녀간의 차별과 간극도 메우자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글삭튀와 분탕러의 등장에, 필요없는 분노가 생기고 누군가를 공격하게 되었지요. 



그래요. 지금 2,30대 남자들에게는 가부장적 남성우월주의 따위는 없습니다. 

과거와 달리 남자라고 더 사회진출이 더 용이하지도 않고, 여성할당제라는 이름 하에 오히려 문이 더 좁다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의 남자들이 잘못했던 것을 왜 현재의 우리가 죄값을 치뤄야 하냐며 말 할 수 있을 만큼 힘들지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을. 



남녀 모두가 동등한 선에서 출발하고, 동등하게 경쟁하고, 동등하게 사회 진출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최소 2년 (입대 준비 기간과 제대 후 사회 적응기간 포함하여)의 공백이 생겨버리는데, 

남자들은 그것을 당연한 듯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보상을 받는 이들도 극소수고요. 

더군다나 사회는 이렇게 변화하는데, 군대는 과거의 한 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명박근혜시대를 겪으며 개혁이 멈춰버렸습니다. 



과거엔 몇년의 시간을 군대에 허비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메꿀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몇년의 공백으로 인해 도태가 되어버린다는 공포가 자리잡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분노가 누군가를 상처주게 만들었다고 생각 됩니다. 



저는 그 시간을 보상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겁니다. 보상해준들 2년은 돌아오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팔자려니 순응하는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가끔씩은 이것은 부당한 사회적 차별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나는 겪었지만, 어린 친구들과 앞으로 이나라에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서요. 

이대로 이어져, 공론화 되지 않아 우려하는 것처럼 징병기간이 3년, 4년이 된다면 그 아이들이 사회로 복귀 했을 때의 

사회적 비용은 또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상처 받았을 분들께 부탁합니다. 

우리 좀 도와주세요. 

지금 당장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 좀 도와 주세요... 부탁드려요. 

제발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