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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이완배 기자 페북
게시물ID : sisa_8721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방소년
추천 : 46
조회수 : 4290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7/03/21 21: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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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글이 제가 그 어떤 특정 캠프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기 위함이 아님을 간절히 말씀드립니다. 이 글의 주인공인 윤영찬 선배가 문캠이 아니라 안희정 캠프나 이재명 캠프에 갔더라도 똑같은 응원의 글을 남겼을 것입니다. 그리고 수차례 말씀드렸듯이, 저는 늘 진보정당 지지자였습니다.>


동아일보에 근무할 때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명시장이신 양기대 선배는 동아일보 비주류의 맏형 같은 분이셨습니다. 양기대 선배는 “기자라면 언제나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것이 사주라도 마찬가지다”라며 후배들에게 패기의 투쟁을 격려해주셨던, 고맙고 믿음직했던 선배였습니다. 


어느 날 양기대 선배가 아주 은밀한 목소리로 “저녁 약속 있냐? 없으면 ○○○식당으로 와라. 아무한테도 알리지 말고, 아주 조용하고 은밀히 와야 한다”고 말하시더군요. 당시만 해도 제가 5년차 어린 기자였기에, 동아일보의 에이스이자 대특종기자였던 양기대 선배가 저를 불렀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콩딱콩딱 뛰었습니다. 다만 “조용하고 은밀히 와야 한다”는 대목에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자리에 들어가 보니 세상에, 동아일보를 대표하는 초특급 에이스 기자 네 분이 자리에 앉아계신 것이었습니다. 좌장이 양기대 선배였고, 다른 한 분이 이명재 선배,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윤영찬 선배(나머지 한 분은 그분이 원치 않으실 것 같아서 밝히지 않겠습니다)가 함께 계셨습니다. 이 분들은 사상으로 보나 패기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조금의 과장도 보태지 않고 그야말로 한 신문사를 대표하는 걸출한 에이스들이었습니다. 


양기대 선배의 은밀한 제안은 동아일보를 올바로 이끌기 위한 일종의 저항 조직, 비밀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다섯 명이 주축이 돼서 사주의 전횡을 지적하고, 신문의 논조를 공정하게 만들자는 제안이었죠.


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 비밀조직에 가담했습니다. 왜냐고요? 5년차 주니어 기자가 무슨 소신 같은 게 있었겠습니까. 단지 저는 그 선배들이 너무나 멋있었고, 그 멋진 선배들이 하는 일이라면 분명히 옳은 일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1년 정도 지난 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앞의 네 선배는 그야말로 에이스들이었고, 회사에서 영향력도 막대한 걸출한 기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요? 저는 막내급 기자에 인사고과도 늘 엉망으로 받았던, 정말 별볼일 없는 기자였거든요. 그런데 저를 도대체 왜 불렀을까요?


그게 너무 궁금해서 양기대 선배에게 여쭤봤습니다. “선배, 불러주신 건 영광인데요. 정말 저는 왜 부르신 거예요?”


그러자 양기대 선배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진실을 알고 싶냐?” (당연히 “예”라고 대답했죠.)


“너 고향이 경상도지?”

“아뇨, 저 서울인데요.”


“집안이 경상도 출신 아냐?”

“집안은 그렇죠. 그런데 전 서울 출생이에요.”


“어, 뭐 그거면 됐다.”

“무슨 말씀이세요?”


드디어 진실의 문이 열렸습니다. 


“원래 너 빼고 넷이 하려고 했는데, 모여 보니까 하필이면 다 고향이 호남이더라고. 그런데 이게 알려지면 너무 지역색이 강한 조직처럼 보여서 말이야. 그래서 경상도 출신이 한 명 필요해서 너를 부른 거야.”


..................젠장..................


그러니까........제가 그 자리에 낀 건!!!

순전히 지역 안배 차원이었다 그런 이야기였군요?????????? -_-+


단언하는데 동아일보 비주류 모임은 양기대 선배와 윤영찬 선배 두 분의 넓은 토양 위에서 성장했습니다. 양 선배가 아빠 같은 존재였다면, 윤 선배는 엄마 같은 분이셨습니다.


윤 선배는 늘 후배들에게 따뜻했고, 회사와 충돌이 있을 때마다 단 한 번도 피하지 않고 후배들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돼 치열하게 싸워주셨습니다. 진보진영에 머물면서 풍찬노숙을 하는 후배들에게도 아낌없는 경제적 후원을 하셨던, 그런 고마운 선배였습니다. 


윤영찬 선배를 몹시 좋아하는 한 후배의 진심을 담아, 선배의 정계 진출에 환한 앞날이 열리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오랫동안 제 선배가 돼 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윤영찬 선배. 

앞으로도 오랫동안, 제 선배로 남아 주세요.


선배의 가시는 길을 마음을 다해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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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facebook.com/peopleseye/posts/1372895546103349
이완배 기자 페이스북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18&aid=0003773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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