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마침내 구속됐습니다. 각 방송은 속보를 내보내고 있고, 비 방송 매체들도 인터넷을 통해 속보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이로서 헌정사상 세 번째로 구속된 전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녀에겐 벌써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명예와, 처음으로 탄핵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가 공존하고 있던 바입니다. 아마 그녀의 구속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정의 구현 차원에서 바른 것으로 인식할 것입니다. 앞으로 기소까지는 20일, 그리고 재판 준비 기간등을 생각하면 실제 재판은 대선 이후가 될 것이라는 말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 구속 그림을 원했던 것은 오히려 구여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아마 보수를 결집시킬 수 있는 그림들이 화면에 비칠 수 있었을테니까. 그리고 박근혜가 포승줄과 수갑을 차고 법원으로 가는 것이 방송되는 상황이 대선 전이냐 대선 후냐에 따라서 지금 검찰이나 법조계가 정권교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그대로 드러나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를 지녔든, 이것은 사필귀정의 결과입니다. 권력이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사익을 추구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는 사실을 한국의 법적 시스템이 인정했다는 것, 이것은 오히려 국제사회에 한국이 가진 시스템이 이만큼 투명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봐야 할 겁니다. 아, 이제 우병우 구속이 곧 눈앞으로 다가오겠군요. 사실 저는 박근혜 구속 장면도 그렇지만, 우병우 구속 장면을 더 보고 싶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명박씨도 아울러 함께. 그런데,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진짜 경호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뭘까요. 아직 저는 한국의 시스템을 완전히 믿지 않고 있습니다. 갑자기 재판도 하기 전에 전직 대통령이 감옥 안에서 어떤 위해를 당한다던지, 혹은 자살을 (당)하신다던지 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그런 것을 통해 이른바 우파의 분노와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치에서는 하도 음모도 많고 돌발상황도 많았고. 지금 북한의 도발 같은 과거 전통적 재뿌리기 이슈가 전처럼 통하지 않는다면, 저 세력은 이제야말로 창조적 방법을 동원할수도 있는 세력들이니. 정권교체가 되고 나서, 명확한 수사, 공정한 판결을 통해 저 죄인들이 자기들의 죄에 합당한 벌을 받고, 그것이 사법정의의 완결로서 이뤄지는 그런 세상이 올 수 있을까요. 예, 그럴 겁니다. 이제는 정치를 정치가들에게만 맡기는 세상이 아니니.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의 촛불 혁명의 힘은 이걸 가능케 했습니다. 시민들의 힘. 이것이 박근혜를 구속시킨 겁니다. 상식은 우리 각자가 지키는 것이겠지요. 시민 혁명의 2막 1장이 끝났습니다. 이제 다음 장은 정권교체이고, 다음 막은 한국 사회를 바꾸는 것일테지요.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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