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학생 때부터 이런 말 하고 다녔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은 꼭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더라.'
아닌게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들 중
칠팔할이 내가 성인이 되기 전에 생을 마쳤거든.
그때까지만 해도, 천재는 요절하고 그 천재와 감응하는 나 역시 천재인 거라며 농반진반으로 우쭐댔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션은 해철이형이야.
음악적인것도 그렇고, 음악 외적인것도 그렇고,
그냥 마왕은 내가 자라는 동안 내 아버지이자, 친구였거든.
매체와 강연에서 해주는 얘기들이 내 삶의 이정표였고 기초공사였어.
군대 갔다 와서도 마왕 신곡 들으면서
속으로 마왕은 일찍 안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
마왕은 천재 아닌가보다 ㅋㅋㅋ 라며 속으로 놀리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좋았어.
근데 되게 허망하게 가더라.
난 마왕이 천재 아니어도 좋고, 위인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그냥 계속 꼬장부리면서, 하고 싶은 말 다하면서,
부릴 수 있는 말썽은 다 부리면서
오래오래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천재 하지말지,
그런거 안해도 되잖아.
그냥 있어주기만 하면 되는데.
세상이라는 게 너무 얄짤 없어서 그런건가.
오늘 유튜브로 마왕이 마지막으로 한 강연 보면서
또 위로 받았네.
그거보고 생각나서 여기에 글써봐.
마왕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