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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54일째
게시물ID : baby_189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슬픈다람쥐
추천 : 27
조회수 : 2567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7/04/03 23:05:08
육아게시판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행복한 가정을 갖고 계신분들 일거라 생각합니다.

세상 가장 밑바닥에 있는 한 남자가 
한마디 올리겠습니다.

지금의 배우자와 눈을 마주치고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꼭!! 자주 말해주세요

뭘 세삼스럽게..
이런 생각 하지마시고
표현하세요.

서로에게 사랑 받음을 느끼며 행복하세요.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54일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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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
약을 먹었음에도 
새벽 3시즈음 잠에서 깨어 버렸다.

억지로 다시 잠들고 싶어도 잠이 오질 않는다.
불안감, 패배감, 억울함이 마음에 가득하다.

오유님들이 주의주신 수면제 안먹어보려고 약통 하나에 따로 모아놓았는데
한알 털어먹고 다시 잠들수 있었던것 같다.

아침에 아이의 목소리에 힘들게 눈을떠보니 
딸아이가 잠든 아빠 옆에서 놀고 혼자 뒹굴거리며 놀고 있다.
이윽고 내손을 잡아들어 물통에 올려놓고 말한다.

'아빠 아침이야 일어나, 나 물줘'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화들짝 놀라 아이를 챙긴다.

이런일이 있을까 두려워 추가 수면제만큼은 먹지 않으리라 다짐했거늘
내 실수였다.

서둘러 아이를 어린이 집에 등원 시켰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할일도 없었다.
그냥 침대에 누워 아이가 돌아올 시간을 기다렸다.



4시쯤되어 참지 못하고 아이를 일찍 찾는다.
요즘 내딸은 tv에 장난감 광고만 보면 사달라고 성화다.
큰맘먹고 마트로 향해
아이가 가장좋아하는 옥토넛 장난감을 사준다.

집에온 아이는 너무나도 온집안을 뛰어다니며 기뻐한다.
작은 선물에도 기뻐해주는 아이에게 감사한다.


허나 아이의 기쁨이 너무 격했나보다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아랫집 할머니께서 손녀를 데리고 올라오셨다.

하도 위에서 다다닥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려 올라오셨다하시기에
진심을 다해서 사죄 드렸다.
이내 괜잖다는 할머님께 요쿠르트와 사과를 대접했다.

내딸은 할머니와 같이 올라온 5살 언니와 새로사온 장난감을 
가지고 놀이에 빠졌다.

할머니도 혼자 손녀돌보기 심심하셨는지
할머님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으신다.
아들 부부가 싸운 이야기, 며느리가 흉보기, 등등등
한참을 이야기 들어드리다보니 벌써 시간이 밤 9시가 넘었다.

문득 애엄마는 왜 안오냐는 할머니의 질문에
아내는 회식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아내가 없다는 부끄러움에 익숙하지 않다.

할머니가 내려가시고 지쳤는지 아이는 목욕도 안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가 잠들고 가방을 꺼내
여행 짐을 싸본다.
아이는 아직 아빠와 단둘이 여행을 가본적이 없다.
이번에 멀리 떠나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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