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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
게시물ID : panic_930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선비로소이다
추천 : 12
조회수 : 125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4/06 18: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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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진지하게 대화한 이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맞다, 나는 애들을 차별하는 엄마다. 
솔직히 털어놓았다. 다 내 손가락인데 물어서 더 아픈 손가락이 있어 여보. 둘째가 아직 어려 보살핌이 더 필요한 걸 어떡해. 

남편은 한숨을 푹 쉬며 그래도 우리가 부모니까 같이 노력하자고, 큰애가 어려서 모를 것 같아도 절대 그렇지 않다고. 내 손을 꼭 잡고 이마를 맞대며 다정하게 속삭여 주었다.  애가 얼마나 당신품을 그리워 하는지 몰라. 엄마가 해주는 계란말이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대. 당신이랑 매일 품에 안겨서 자고 싶어해. 사랑해서 낳았으니 우리 사랑을 주자, 응?  

다정하게 어깨를 쓸어주며 응원하는 남편의 말에 눈물이 한가닥 흘렀다. 꼬옥 안아주는 남편 품에서 얼굴을 정리하고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주말 둘째는 남편이 시댁에 데려가 같이 재우기로 했다.
집에 단 둘이 큰애와 나 둘 뿐이다. 오늘이랑 내일이랑 엄마랑 둘이 놀자.  아이는 얼굴이 터져라 웃으며 매달려왔다. 그래 노력해야지. 난 엄마니까. 

아이에게 맞춰주려고 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를 만들자. 소금 얼마나 넣어줄까? 엄마가 너 사랑하는 만큼 넣어줄까? 케첩도 뿌려줄게 엄마가 너 사랑하는 만큼. 왜 못먹어? 엄마가 너만을 위해서 만든거야. 다 먹어야지. 옳지 잘하네. 

계속 물을 찾는 아이에게 주의를 주었다. 밥 먹고 물 너무 마시면 소화가 안돼서 배가 아야해. 

아이가 책을 읽어 달라고 한아름 뽑아왔다. 엄마 사랑하는만큼 이란다. 계속 읽어대려니 목이 아픈데 계속 읽어달라 떼를 쓴다. 이때부터 머리가 아파왔지만 조금 후에 씻기고 재우면 된다. 

같이 목욕하러 들어가 애를 씻기는데 때가 밀린다. 날을 잡은 김에 박박 밀어주었다. 목놓아 울었는데 목욕이란게 그렇지.  

아직 큰애는 혼자 양치할 줄 모른다. 소다향이 나는 어린이 치약을 듬뿍 짜서 입안에 넣고 열심히 이를 닦아주었다. 잇몸이 약한지 피가 좀 났는데 참을 수 있지 하고 달래니 울지는 않았다. 
 
머리를 탈탈 털어 말려주면서 빗겨주었다. 얘는 누굴 닮아 이렇게 머리가 엉키는지. 빗질이 뻑뻑해 머리가 제법 빠졌다. 엄마가 사랑해서 꼼꼼히 빗겨주는거야. 
아까 목욕시킬 때 봤더니 손톱, 발톱이 너무 길더라. 그래 엄마가 잘라줄게. 손톱 얼마나 잘라줄까? 엄마가 너 사랑하는 만큼 잘라줄게.  근데 애가 손을 꼼지락 거려서 좀 짧게 잘렸다. 피가 좀 났지만 소독해주면 금방 나으니까. 

얘는 유난히 잘 운다. 그래서 힘들지만 주말은 얘만 사랑해주기로 했으니까 . 뚝 그치라고 엄포를 놓고 한 이불 안에 같이 누웠다. 내일은 남편이 둘째를 데리고 돌아온다. 그때까지 큰애에게 또 무엇을 해줄까. 내일도 노력해서 잘 돌봐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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