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고양이와 이별준비 [후일담]
게시물ID : animal_1793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합체김창남
추천 : 11
조회수 : 649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7/04/10 09:06:45

이전 원글

http://todayhumor.com/?animal_179211



----------------------------------




2017년 4월 8일 토요일 AM 10:30

 

나는 새벽까지 잠도 못자고 해가 떠서야 겨우 잠이 들어 10시에 병원에 수의사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너의 상태가 이러~저러한 상황이다 라며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참 많은곳이 고장이 났구나.. 

 

아 너를 보러가야지 하며 침대에서 일어나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 날이니.. 나도 말끔히 씻고 면도 하고 그렇게 집을 나섰다.

 

너의 마지막을 같이 지켜줄 사람을 데리러 가는길에 또 동물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니가 많이 힘들다는 전화였다. 호흡이 멎어지고 있다는 이야길 했다.

 

나는 급한 마음에 차를 바삐몰아 너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안가 12시 20분 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차안에서 얼마나 울었던지 병원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도착한 병원, 

 

A3 BOX 만한 상자에 넌 자는듯이 있었다.

 

너를 보자마자 의사가 있건 간호사가 있건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나는 서너살난 아이마냥 너를 부여잡고 끅끅거리며 울었다.

 

망할놈, 못난놈,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 한시간만 더 기다려주지...

 

이리도 너 혼자 가버리냐고 몇분가량을 울어댔다..

 

의사가 말하길.. 마지막 가는순간은 편안했다고 한다, 너의 숨이 멎을땐 다른 의사와 간호사가 너의 곁에서

 

가는 길을 지켜봐 주었다고 나를 위로 해주었다.

 

사실 나는 오늘 너를 내손으로 보내주려 했건만.. 너는 내가 감당할 죄책감과 부담을 줄여주고자

 

너 마음대로 먼저 떠났던것 같다.

 

내가 오기전에 니가 먼저 갔던건.. 아마도 마지막모습은 나에게 보여주기 싫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마지막까지 너는 착하고 예쁜 고양이였다. 

 

너를 데리고 나와 부산 모처에 있는 동물전문 장례 화장장으로 갔더랬다.

 

가는길은 온 산과 들에 벚꽃이 펴있었고 우리가 가는 길마다 벚꽃잎이 눈꽃처럼 떨어져 

 

니가 가야할 길에 꽃잎을 깔아주고 있었다.

 

화장터에 도착하기 전에 팻샾에 들러 생전 니가 좋아하던 간식 두가지를 샀다.

 

점원은 고양이들은 이걸 좋아하고 저걸 좋아한다. 평소에 뭘 먹이냐는 말에 눈물이나 제대로 말도 못했다.

 

그렇게 도착한 화장터, 

 

너를 데리고 들어가 내가 보는앞에서 널 염해주고, 삼베로 습을 해..

 

니가 가서 먹을 간식을 정성스럽게 싸 니 배위에 올리고,

 

제단에 올려 잠깐 우리만의 시간을 가졌다

 

이제서야 실감이 나는것 같았다. 널 만지며 참 많이 울었다. 

 

몇분지나지 않아 이제 너를 정말로 보내줄 시간이 왔다.

 

너를 화장할 기계에 불이 켜지는 순간 나는 오열하며 우리곰이 잘가라 라고 소리를 쳤다.

 

아마도 넌 듣고 갔을거라고 믿는다.

 

40분후... 

 

너의 유골을 수습한다고 한다. 참관이 가능해 나도 보고 만져 보았다.

 

머리뼈를 만져보았다. 온기가 있었다.

 

너를 분골해 작으마한 봉투에 넣고 유골함에 너를 넣어 화장장을 떠났다.

 

널 어디에 뿌려줄까.. 묻어줄까.. 고민 끝에 

 

너의 엄마, 진이가 묻혀있는 산, 오래된 벚나무가 많은 그 산책로에 묻어주기로 하고,

 

오늘은 널 집에 데리고 왔다.

 

너를 품에 안고 집에 들어온 순간 적막한 공기가 어색했다.

 

불러도 대답도 없을 너에게 혼잣말을 걸어가며 자신을 달랬던것 같다.

 

집에 오자마자 니가 쓰던 사료그릇, 물그릇, 간식그릇을 깨끗히 씻어, 

 

가득히 밥과 간식, 물을 담아

 

너의 유골함앞에 주었다. 몇일간 밥도 물도 제대로 못먹고 갔을 너에게 내가 주는 마지막 저녁밥이었던 셈이다.

 

그 앞에 앉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마도 몇년 울것을 오늘 하루에 다 운것같았다.

 

그리고 니가 자던곳, 앉던곳에 초를 켜 올려두고 너를 기억했다.

 

잘때도 너의 유골함을 머리맡에 두고 잤다. 

 

그러면 혹여나 꿈에라도 나올것 같아 그랬다.

 

오늘은 너와내가 완젼히 헤어지는 날이다.

 

너를 진이곁에 뭍어주러 가는 날이다. 

 

하지만 어제보다 그렇게 슬프지는 않다. 다만 마음한구석이 먹먹한 느낌이지.

 

니가 좋아할만한 자리를 보고왔기때문에 분명 너도 맘에 들거라고 생각해.

 

오늘도 어제처럼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이건 내 부탁인데 

 

매년 4월8일이 되면 집에 한번씩 오너라,

 

밥이나 먹고가고 해라,

 

그리고 내꿈에 자주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구나,

 

11년간 나랑 같이 살아주어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단다.

 

 

--------------------------------------------------

 

많은 분들 같이 슬퍼해주시고 명복을 빌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 곰이가 잘 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궁금하실지, 안궁금하실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후일담을 남겨 봅니다.

 

반려동물을 먼저 보낸다는게 참 힘드네요. 다른 아이들이 있었다면 조금은 덜하겠지만.

 

이제는 정말 나 홀로 남겨진 기분이라 많이 막막하네요.. 

 

그래도  힘 내야죠...!

 

그리고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께는 병원 자주자주 가보셔요..

 

비용부담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저 역시 비용에 대해 부담이 있었다고 생각하여 곰이를 자주 데려가지 못한것이

 

후회로 남습니다.

 

특히 고양이라는 동물은 아파도 티가 잘 나지않는 짐승이라, 

 

이상이 있어 병원에 간다면 예후는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간식은 최소한으로 주세요 간과 신장에 영향을 미칩니다.

 

삶은 닭가슴살과 삶은 멸치 정도로도 간식은 충분히 대체 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의 아이들도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