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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했습니다..
게시물ID : love_264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hi
추천 : 0
조회수 : 86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10 13:23:02
(글을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네요... 회사에 앉아있는데 마음은 답답하고 하소연할데도 없어서 글을 남겨봅니다)
 
 
 
 
전에 사귀던 연인과 두달도 못가 헤어지고
 
학교 후배에게 소개를 받았습니다
원래는 제 친구를 소개해주기로 해서 받은 사진이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제가 받고싶다고 했었어요
(결국 원래 해주기로 한 제 친구는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첫인상도 너무 좋고 대화도 잘통하고...
3번정도 만났을때 슬슬 사귀자고 이야기하려고 했었는데 이 친구는 굉장히 차분했습니다.
조금 더 알아보고 사귀고 싶다고
 
이상하게 그런 이야기를 듣고나니 흥미가 뚝 떨어지더라고요
별생각 없이 만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저에게 사귀자고 고백했습니다.
내 마음은 이제 오빠랑 시작해보고싶은데 오빠는 근 며칠동안 갑자기 붕 뜬것 같다면서
 
솔직히 흥미가 많이 떨어졌었는데 여자지만 먼저 용기내서 제게 말해준게 고마워서 시작했습니다.
 
그게 벌써 2015년도 가을이네요..
 
 
그렇게 이 친구를 만나고 계절이 두번 바뀌어 봄이 다시왔을때 저는 이별을 통보받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남자는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야 한다는게 맞는거 같기도 해요
초반에는 이친구의 단점만 많이 보였었거든요
그래서 말실수도 많이하고 애정을 쏟아주지 못했습니다.
이 친구는 저를 많이 좋아하니까 그런것들도 참고 극복하며 저를 만났던거죠
 
그렇게 사실은 별 생각없이 만났었는데
시간은 참 빨리가고 계속 만나다보니 처음부터 불처럼 튀진 않아도 이사람이 점점 더 좋아졌어요
나를 생각해주고 배려해주는게 너무 고맙고
그동안 제가 만났던 여자들과는 생각도 어리지 않고 굉장히 현명하고 여성스러우면서도 털털하고
제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저를 배려해주는 정말 좋은 친구였습니다
 
그렇게 좋은 시간들을 함께 해왔는데
제가 덜 좋아했었으니까 좀 더 이기적이게 되고
일이 힘들고 피곤하면 거짓말을 하고 혼자 집에서 쉬기도 하고
이친구와 저는 생활패턴이 완전 달라서 제가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면 이친구는 퇴근해서 집에 오고
주말에도 토요일은 일하니까 토요일 저녁에나 만나서 짧은 데이트를 하고
처음에는 자주 만날수 없으니까 그것대로 불만도 생기고 그랬지만..
나름 내 시간도 있고 하니까 좋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여자친구 만나는것도 좋지만 제 시간을 갖는게 더 좋았나봐요
 
뭔가 제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여자친구를 더 배려하고 사랑해주지 못하지만
이 사람은 나에게 너무 소중하고 좋은 사람이라는걸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실천은 잘 하지 못하던 시간이 계속 지나다가
(물론 계속 그랬던건 아니고 저도 정말 좋아하고 사랑했기에 좋은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전 직장에서 굉장히 고생하고 지금의 직장으로 옮기고
혼자 자취를 하면서부터 뭔가 제 심리적으로 채워지지않는 공허함이 생기더라고요
옮긴 직장에서도 내가 잘 하고있는지 모르겠고
뭔가 내 일에 대한 확신이 없고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고 집에오면 아무것도 안하고 게임만 하는 그런 하루..
 
사람이 고프고 외로움을 타다보니
맘맞는 사람들과 함께 놀러가고 술마시고 노는게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여자친구보다도 우선순위였어요
 
그러면서 서서히 술자리가 많아지고
어리석게도 주량을 한참 초과해서 만취하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여자친구에게 집에 찾아가겠다고 말해놓고 정신을 잃어서 연락이 두절된적도 있었고
하다못해 여자친구랑 통화하면서도 나 지금 집에 다 와서 엘리베이터 앞이라고 해놓고
막 타는척 연기도 하고 그랬었나봐요
 
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사정하고 빌면서 그동안 여자친구는 제가 몇시까지 술을 마시든
누구를 만나는 의심않고 항상 믿어주는 친구였는데 거짓말이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그때부터는 술을 마시면 인증샷을 보내는걸로
합의를 보았었습니다.
 
 
점점 더 심해져서 이제는
술을 잘 조절해서 마시지 못하고 일어나면 기억이 나질 않고
술먹고 실수하고 거짓말 하는게 제 술버릇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주 금요일에 치명적인 실수를 했었네요
친구랑 전 주량이 소주 2병도 조금 안되는데 그날 4병을 먹고 2차 중간부터는 잘 기억도 나질 않는데
다음날 여자친구한테 집에 가는길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인증샷을 찍어보내라니까
떡하니 친구집에 누워서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못보던 곳인거 같다고 다시 보내라고 하니까
 
참....
ㅋㅋㅋ 제가 봐도 웃음이 나오고 어이가 없는데... 제가 한 짓이지만 이제 사람새끼인가 싶더라고요
이사오기전에 집보러왔을때 텅텅 빈 제 집사진을 보냈더라고요
그러면서 미세먼지 때문에 침대는 치웠다고
 
 
 
다음날 일어나서 보니 기억도 안나는데
어이없고 내가 미쳤구나..
 
그날 바로 여자친구는 카톡상으로 그만하자고 이제 지쳤다고 그러더군요
다음날 숙취로 밤 8시까지 뻗어있다가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빌어보았지만
 
그동안 많은 기회를 져버리고 신뢰를 깨뜨린건 저였기에...
그만만나긴 해야겠지만 난 아직도 오빠에게 좋은 감정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렇게 헤어져야 서로에게 맞는것 같고 어차피 오빠의 그 술버릇은 절대 고치지 못할거니까
이 이후에 다시 만나더라도 분명히 그런일이 생길거고 난 또 혼자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
오빠 좋은사람이지만 그렇게까지 가서 서로 상처만 더 받고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나도 너무 힘들고 아프지만 이렇게 끝내는게 맞다고 이야기하는데
 
여자친구가 2년가까이 만나면서 한번도 보이지 않던 눈물을 펑펑 흘리는데
제 손발이 떨리고
너무 미안한 마음밖에 없어서 저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저도 제 어리석고 진짜 정신병 같은 술버릇과 실수로
돌이킬수 없다는걸 알고 이미 깨져버린 신뢰가 다시 회복될수도 없고
그날 하루 실수한걸로 여자친구가 마음정리를 다 끝내고 이별을 통보하진 않았을테니
제가 이렇게 하더라도 다시 괜찮아질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전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서로 시간을 갖자는 말에 못참고 하루만에 찾아가서
편지도 써서 주고 해보고 빌어보기도 하고 잘해보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제 행동을 스스로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되잖아요
그래도 한번 더 붙잡고 매달려봤어요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그동안 연애를 많이 한건 아니지만 이 친구처럼 저를 생각해주고 사랑해주고 배려해준 사람은 없었거든요
저는 양다리를 당해서 심각하게 상처받은 적도 있었고
집착이 심한 여자친구 때문에 맘고생을 한적도 있었지만
이런 좋은 사람은 솔직히 다시 못만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아파질까봐 보지 않으려 했지만 예전에 찍은 사진들 다시 보니까 미치도록 보고싶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제가 참 그릇이 못되고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떠나보내는게 맞겠지 라는 생각도 들면서
 
그냥 너무 한없이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뿐이고 제 스스로가 실망스럽고
여자친구가 너무 보고싶네요
 
그렇게 울면서도 여자친구는 나는 그동안 오빠의 그런 술먹고 하는 몇번의 실수때문에 조금씩 마음정리를 하고있었지만
 
오빠 입장에서는 갑자기 떨어진 이별통보니까 나는 사람대 사람으로 아직 오빠가 좋고
서로 마음정리 더 하고 이별할 시간을 갖자고 하네요
나중에라도 다시 만나볼수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다시 만나는건 아닌거 같고 여기서 단호하게 끝내는게 맞는것 같다고...
 
그러면서도 오빠가 정 힘들면 연락도 하라고 하네요
대신 자기 연락 기다리거나 마음이 돌아올거라고는 생각하지 말라고
물론 자기 마음이 시간이 지나 어떻게 바뀔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니..
 
정말 바보같게도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에 조금 익숙해져서 그 사람을 제대로 품지 못하고
내멋대로 한 지난 날들이 후회스럽습니다
 
여자친구가 그렇게 싫어했었던..
손톱뜯기, 담배, 술 자제하지 못하고 그랬던 것들.
 
편지에도 썼지만 손톱과 담배부터 끊어보려고요
30년을 이렇게 살아서 잘 안될거라는걸 알지만 여자친구가 싫어했던 부분들 그런거부터 변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다시 한번 마음을 돌릴수는 없을까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한번 연락하고 얼굴 보기로 하긴 했습니다..
잘 안될거라는걸 알지만 후회밖에 남지않고 잃고 싶지 않습니다
답은 이미 정해졌지만...
 
오늘은 너무나 힘드네요
그동안 이별해도 그렇게 후폭풍이 크진 않았고 내가 상처만 받았어서 차라리 후련한 마음도 있었는데
당분간은 너무나 힘들고 괴로울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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