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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페 바람막이 소개팅을 하기까지.TXT (쓰압)
게시물ID : love_264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렇게살아가
추천 : 6
조회수 : 122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4/10 19:00:41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19157&s_no=319157&kind=member&page=1&member_kind=bestofbest&mn=256446

베오베 라니....감사합니다..

사실 어제한 소개팅이기에 더 풀만한 썰은 없습니다만..
제가 관심종자이기도 하고, 몇몇 댓글에 대한 답변을 위한 글을..

사실, 소개팅이 성사되기 까지의 에피소드가 꽤 재미가 있어서 이에 대한 썰도 풀고 싶었어요.

걱정이 되는 부분은 어플에 대한 이야기가 꽤 들어가기에 광고글로 오해받지 않을까 하는 그런...
뭐, 신고받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습니다.ㅋㅋ



연애의 마지막이 2015년 9월이었죠. 
20대에는 운이 따랐는지, 연애와 연애사이의 공백기간도 없었고, 지인들 사이에서는 여하튼 여자친구 있는 놈이었어요.
2015년 9월을 기점으로, 그리고 2016년 서른을 맞이하면서부터, '연애'라는 게 저와는 아주 상관없는 그런 것이 되어버렸지만요.
곁에 항상 누군가가 있어왔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혼자있는 시간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1년정도는 혼자 지내봐야지' 라는 우쭐한 마음으로 작년을 보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연애여부가 내 의지가 아니라, 그러니까 내가 '안해야지' 해서 안하고 있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정황상 더이상 내가 연애를 '못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비루한 대학원생 -그것도 통합과정-, 집과 연구실만을 왔다갔다 하는 생활패턴, 취미나 동호회활동을 할 수 없는 마음/시간적 여유, 무시못할 나이 등등 생각보다 이성을 만날기회가 없다라는 사실도 차츰 알아가게 되면서요.

친한 동기들, 친구들은 어느덧 직장도 몇년차에, 결혼한 친구들도 절반쯤, 그리고 몇명은 아기도 낳고...
그 세상 가운데에 저는 직장도 없고, 나이만 찬 그런 학생일 뿐이고. 그렇다고 "언제 졸업한다" 라고 하는 미래에 대한 확신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은 시간대로 흐르고, 상황은 상황이다 보니, 나름 자존감 높았던 저도 서서히 위축되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16년 12월부터 소개팅을 하기 시작합니다. 
서른이 되도록 소개팅을 해본 경험이 많지가 않았기 때문에 (스물일곱쯤 한번이 전부였던), 
소개팅이라고 하는 것은 제가 일상생활에서 접하지 않은 어떤 새로운 문화같이 느껴졌고, 그 때문에 12월부터 꽤나 설렜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12월부터 3월까지 3번의 소개팅을 하였고, 그때마다 많은 희망고문을 당하며 결국 3건 전부 실패.
소개팅을 많이 해보질 않으니, 소개팅이 얼마나 성사되기 어려운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저는 계속 실패를 하는 실패자 같은 기분이 드는거에요 ㅎㅎ

떨어진 자존감을 세워보고자, 그와 더불어서 좋은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저의 노력들이 전부 수포로 돌아가며 더더욱 자존감을 바닥을 쳤지요.
(3번의 소개팅 중, 연락이 잦지 않은 분과 연락을 하면서... '그래 그럴수 있지' 라는 생각보다, '이 사람이 나를 매력적으로 느끼지 못해서 연락을 안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앞선다는 사실에서 확실하게 느꼈지요, 저의 떨어진 자존감을.)


그래도 다시한번 용기를 내어 여기저기 소개팅을 구해보지만, 
"너는 어린여자애들 좋아하니까 학부생들 만나."
"너 취업하면 해줌."
"시룬데~?" 
라는 거절만 수두룩. 
뭐 사실 부탁했던 친구들이 워낙 유쾌하니까 평소의 저라면 웃고 넘겼을 그런 말들도 알게 모르게 상처가 되고,
'아, 슈발 주선자한테 그냥 미리 컷트당할 정도로 나는 별로인가' 라는 생각이 또 들면서 다시 또! 또! 또!!..ㅋㅋ



(참 쓸데없는 말 많다, 그죠?)

그러다가 랩실 얼라들한테서 들었던, 소개팅어플 얘기가 생각도 나고, 
마침 제 얼굴책 계정에서도 추천동영상으로 자주 뜨고...
그러다가 지난 주 월요일 아는 동생넘이랑 밥을 먹다가 우연찮게 얘기를 합니다.
- 형, 그거 해봐여.
- 꺼져 미ㅊ넘아
- 아 왜여, 해봐여. 그럼 그냥 어플깔고 구경이라도 해보자 엉?
-........
- 제가 깔까요?
-.......뭐 그럼 그래봐. 나도 구경이나 해보자.

같은 대화가 전개되면서 폰에 어플을 깝니다.
그리고, 구경을 할라구 하는데, 망할! 가입을 해야 구경을 하는데, 가입절차가 있네요?????????
내가 가입시 등록하는 가입정보 + 사진 을 토대로 기존회원들이 1~5점까지 점수를 매겨서, 평균 3점이 나와야 가입이 되는 그런 어마무시한...

"에이 가입 안되겠다."
사실 그렇죠. 저는 애초에 외모를 크게 가꿀 줄 아는 성격도 못되고, 패션센스도 그냥 그렇고, 더군다나 셀카나 뭐 사진들을 거의 안찍으니까요.

"가만 있어봐요, 내가 사진골라줄테니까."

........에휴 미1친넘. 하면서 그냥 내비둬 봤습니다. 
그리고 그녀석과 헤어지고 30분 후... 카톡이 옵니다.
<가입을 축하드립니다>

헐 시봉탱... 진짜 됐다고???????-_-;;
평점 3.1점 턱걸이합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어플이 또 되게 똑똑한게요. 요런 메카니즘이에요
평점 3점이상 합격 -> 나에게 4,5점 준 사람들 명단 공개 -> 나 또한 그 사람들이 맘에 들면 성공확률 높음!
반대로 말하믄,
가입해서 내가 다른사람들을 평가할 때, 4,5점을 주면 그사람들도 저를 볼 수 있다 이거지요.

얼라들한테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광고도 하도 보고하니, 이거 쉽겠군 했는데,
은근히 쌍방향으로 호감도가 이어지는 경우가 없더군요.

(나는 잘 안따지는 줄 알았는데, 어느덧 종교..나이...학군을 대~충이라도 보고있더라구요.)

월요일날 깔고, 화요일, 수요일 시간은 하염없이 흐릅니다.
이게 또 은근 재밌더군요. 새로운 장르의 게임 같았어요.

시간만 흐르고, 연결되는 이성분은 한분도 없었지요. 그냥 하루에 주어지는 이성에 대한 심사만 묵묵히 하면서, 거기서 주는 리본을 얻어서 채워넣고 있었어요 ㅋㅋ (게임에서 쓰이는 '하트'와 같은 재화가 여기서는 '리본'인 셈..)

연결이 안되니까, 재평가를 받아보자 해서, '새 점수 받아보기'를 눌러보기도 3차례.
평점은 2.7점, 2.6점, 2.5점으로 곤두박질치며, 사실상 이것이 가입절차 였으면 가입 할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ㅋㅋㅋ
(아셨죠? 저는 잘생기지 않았습니다. 가입여부는 잘생김보다 타이밍입니다.)


그러던 와중, 금요일에 동기들모임이 있어서, 현재의 제 근황을 전하며, 요러요러한 어플이 있는데 되게 재밌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도 여전히 쭈글이다, 등등의 썰을 푸는데,
듣고 있던 여자애들 두명이 제가 등록해놓은 사진들을 보면서
"이 빙신새끼, 이 사진으로 높은 점수를 바랬어?" 라며, 파파라치 마냥 대놓고 제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제 회원정보는 새 사진으로 도배가 되었고, 다시 점수를 받아보라는 제안을 받아...
동기들이 까페에 둘러앉아, 새 점수 받기를 눌렀지요.
버튼을 누른순간부터, 실시간으로 점수진행률이 퍼센테이지로 올라가며, 
1점, 2점, 3점, 4점, 5점의 각각의 점수에 해당하는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올라갑니다.
저는 보았습니다. 가장 처음에 투표된 표가 1점으로 향하는 것을요.

친구들은 급히 제폰을 뺐어 저의 시야를 가린후, 자기들이 다 보고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고.... ㅋㅋ 동기들이 "철수(가명)야, 미안해"라는 대사를 연발 치기 시작합니다.
ㅇ ㅣ 새끼들.....................................

한명의 유부녀 동기가 저에게 물어봅니다. 
"지금 평점 몇점쯤 예상해?"

....
"그래두...2점은 되겠지..."

...........

"미안해"

하......................................ㄳㄲ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덧 진행률은 70퍼센트를 찍으며,... 갑자기 기적적인 일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감탄사도 터지기 시작합니다.
"오, 오, 오~!!!!!!!!!!!!!!!!"

"왜왜왜왜왜왜왜!!!"

"야, 너에게 4점을 준 여성이 4명이나 있어!!!!!!!"

헐.............................................................정말 타이밍은 중요합니다...ㅋㅋㅋ
4점이 4명이나 있었지만 결국 평점은 2.7로 마무리하였습니다만...........

그래도 덕분이 그 4명중에서 한분에게 대화신청을 하여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는 아주, 장황한 썰을.......
이렇게 마치며..................

여러분들에게................
이번주 토요일에.................
제발 제가 잘 되길, 아니 그 다음만남을 계속 이어갈수 있게 빌어달라는 요청을 드리며................
글을 급히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봄이 느껴지는 저녁입니다. 모두들 저녁식사 맛있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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