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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전력에 대한 평가 - 장사정포 피해를 중심으로
게시물ID : military2_14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euple
추천 : 11
조회수 : 2172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04/15 09:20:08
지난 2013년에 쓴 글입니다. 요즘 이게 다시 이슈라 재활용을 종종 하게 되네요

미리 보는 요약
ㄱ. 서울불바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ㄴ. 그런데 그걸 감안해도 맞으면 아프다.
ㄷ. 그걸 감수할 수 있는 정권은 없다.

전쟁 나면 누가 죽습니까? 니가 죽습니다.
-군사소설가 김경진


요즘 시절이 하수상하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북한이 장사정포를 전진배치했다던가, 포 13,000문에 미사일 700기를 우리를 향해 겨누고 있다던가 하는 것들입니다.

[북한이 포격을 날리면, 서울이 지도에서 지워지고 수백만의 인명피해가 날 것이다. 서울에 핵공격이 가해지고, 생화학 무기 공격으로 수십만이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 중에는 위와 같이 북한의 전력을 매우 위협적으로 평가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과대평가입니다. 분명 피해는 발생하지만, 적어도 저처럼 괴멸적인 결과를 가져오진 않기 때문입니다.

이하에서는 장사정포 피해를 중심으로 북한의 전력을 평가해보려고 합니다.

1.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포병전력 중에 서울을 노릴 수 있는 체계는 170mm M-1978, M-1989 (KOKSAN) 자행포(단 RAP탄 사용시)와 240mm M-1985, M-1989, M-1991 방사포 정도입니다.(각각의 예측보유수량 : 곡산포 600문, 방사포 430문)

2. 13,000문 운운하는 포병전력 중에서 수도권 거주 중인 시민들에게 사실상 위협을 끼치는 건 1,000문 정도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저게 죄다 전방배치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대략 100문 정도의 곡산포와 200문 가량의 방사포가 수도권을 향해 배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3. 왜 죄다 전방배치하지 않냐구요? 어차피 북한도 초반에 전연군단이 탈곡기에 털리듯 탈탈 '불마당질'을 당할 걸 알고 있기에 소중한 포병자원을 후방에 배치해뒀습니다.

*13,000문->1,000문->300문!

4. 자 그럼 저 구닥다리들, 발사속도는 어떨까요? 곡산포의 경우 최대발사속도가 5분당 2발이고(국내에서 곡산포를 입수, 실사격해보고 내린 결론) 방사포의 경우 한번사격에 22발을 날리는 대신 재장전에 긴 시간이 듭니다. 

5. 거기 더해 포진지에서 지속사를 날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사격 후 진지전환? 아니, 그걸 넘어서 사격후 갱도진지로 숨습니다. 갱도진지에서 나와서 포상에서 준비하고 발사, 일정 시간 사격후 정리해서 도로 갱도 안으로!의 반복입니다.

6. 이 모든 걸 감안하고 북한군에 RAP탄이 1/3에게 지급되었다고 추정하고(RAP탄은 비쌉니다), 1시간 동안 쥐방구리 드나들 듯 포격할 경우, 서울 시내에 착탄될 것으로 예상되는 포탄은 170mm 600발, 240mm 6,400발입니다.

*어느 정도의 생명과 재산의 피해가 날까요?

2004년도 예측 - 신동아 '北 장사정포, 알려지지 않은 다섯 가지 진실

http://shindonga.donga.com/3/all/13/103946/1

2011년도 예측 - 신동아 '연평도 피폭 데이터로 분석한 북한 장사정포 서울 공격 시뮬레이션'

http://shindonga.donga.com/3/all/13/109929/1

7. 최근 예측치인 아래쪽에 따르면, 

"서울 중심부에 장사정포 공격이 집중될 경우 사망자는 2만3040명, 중상자 14만4000명, 경상자 19만80명이 발생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총 인명피해 규모는 26만명에 조금 못 미친다."

"서울의 재산피해는 96조~224조원에 달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대략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의 30~60%, 1년 국내총생산(GDP)의 10~20%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다음과 같은 피해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8. 그런데 이건 대화력전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아군의 반격이 없다는 전제로 곡산포가 2회의 공격을, 방사포가 3회의 공격을 해낸 경우의 피해입니다. 

2004년도 국정감사 당시 국방장관은 "장사정포가 구체적인 포격 움직임을 드러낼 경우 240mm 방사포는 6분, 170mm 자주포는 11분 이내에 격파가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고, 수치를 낮게 잡아도 개전 1시간 이내에 70% 이상의 적 장사정포 전력을 격멸할 수 있습니다. 

이게 뭘 의미하냐면, 위의 피해 추정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겁니다.

9. 이것도 작은 피해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걸로 서울이 지도에서 사라진다고 보는 건 북한의 전력을 과대평가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의 북한군은 대체 어떤 모습이냐?

북한군은 김장할 시기가 되어도 배급이 안나오기에 근처 밭에 우르르 몰려가서 강도질을 합니다. 밭주인은 그걸 보고도 "다 가져가지만 말아주세요."라며 읍소할 뿐이죠. 

우리 예비군 훈련에서 낡아빠진 카빈을 써서 이따금 비판을 받곤 하는데, 노농적위대에선 38식 보총을 씁니다. 1년에 교탄사용량이 2발이에요. 이게 일반적인 북한군의 현실입니다. 

10. "역으로 이 정도 피해라면 감수하고 전면전으로 갈 법도 하지 않은가?"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는데, 이 게시물에 추산된 피해는 '장사정포에 의한 민간인 피해 및 재산 손해' 뿐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됩니다. 

전쟁 기간을 통틀어 수십만 가량의 인명피해가 예상되는데, 어느 정부가 이 정도 피해를 감수하고 전면전을 감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걸 감안하면 '이번 기회에 확 싸우자! 확실히 이긴다는데 왜 안싸워!'라는 주장에 왜 지지하는 사람이 적은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11. 서울에 핵공격이 가해질 우려에 있어서 북한에 핵무기 투발 수단은 아직까지는 폭격기뿐입니다.(핵탄두 소형화에 힘쓰고 있지만 미완성) 둔중한 폭격기가 서울상공에 요격되지 않고 날아와서 핵폭탄을 떨어뜨리고 갈 수 있는 가능성은, 남북의 공군력 격차를 고려해보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게다가 핵우산을 쓰고 있는 서울에 핵공격을 하는 건 북한 입장에서도 흡족하지 않은 옵션입니다. 북한이 미쳤다 미쳤다 하는데, 미쳐도 이성적으로 미쳐있는 집단이기에 가릴 건 가립니다.
*11챕터는 13년 기준입니다. 17년 현재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제 투발수단이 폭격기에 한하지 않습니다.

12. 생화학무기는 아무래도 무섭습니다. 그런데 건물 안에서 창문을 잘 닫고 있으면 피해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듭니다. 아예 별 게 아니라고 보는 것도 문제지만, 피해가 끔찍할 거라고 보는 건 과대평가입니다.

*시스템 창호 하세요. 창문 밀폐가 여러분의 생명을 지킵니다.

생화학 무기가 사용되었을 때의 예상피해에 대해서 보시는 것처럼 의견이 엇갈립니다.
  
12-1. 화학무기는 위험하다.
  
2004년 미국 랜드(RAND)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240㎜ 방사포 로켓 1발에는 8㎏의 사린가스를 적재할 수 있다”며 대규모 화학탄 공격이 발발할 경우 사상자가 수백만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12-2. 화학무기는 덜 위험하다.
 
"반면 이러한 화학탄 공격은 바람이나 지형의 영향을 많이 받는 까닭에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서울 중심부의 경우 수천 명 수준의 경미한 피해만 주고 날아가버릴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같은 2004년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연구원은 “1t짜리 화학탄두라도 치명적 살상반경은 500m 내외에 불과하다”며 화학탄 위협이 과장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최근 이슈가 된 VX의 경우 지속적 작용제라서 더 위험하지만, 국군이 지리멸렬하지 않은 한에는 제독하러 와줄 겁니다.

13. 사린 가스가 실제로 쓰인 건 일본의 오움진리교 사건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이유는 밀폐된 건물 내부에 살포되었기 때문입니다. 
  
현대식 건물에서 창문 기타 출입구를 막아둔 경우, 오염물질은 쉽사리 실내로 유입될 수는 없습니다.

이 경우 외부에 나와 있던 인원이나 자동차로 이동 중인 인원은 심대한 타격을 받겠지만,  만약에 전쟁이 실제로 발발한다면, 새벽 4시에 일어날 테고 이 시각대에는 유동인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도심지에 대한 생화학 공격은 "정상적인 일상활동을 방해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심각한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적습니다." 

14. 단거리 미사일이 700기 남한을 조준하고 있다는데, 그거 아십니까? 남한이 보유 중인 단거리 미사일 전력이 1,000기입니다. 이건 자주 간과되는 사실입니다.

'칠테면 쳐보시지'라면서, 위협을 저평가하고 있는게 아니라 '저 놈이 칠게 확실하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먼저 밀어서 잠금해체해주자.'라며 준비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군입니다.

15. "군대정훈 시간에 배웠던 교육에 비해서 북한군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정훈교육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간단한데, '북한 재들 완전 허약해.'라는 내용과 '북한 재들 무서워.'라는 내용의 교육이 각각 있다고 칩시다. 상대를 얕보지 않고, 적당한 정신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자가 타당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 군대에서의 이야기이고, 민간 영역에서 이러한 위협을 실제보다 높게 봐줄 필요는 없습니다. 

16. 정훈교육이나 예산배정 시기의 국방부의 발언은 북한의 전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북한군의 전력지수를 단지 숫자로 나타내는 게 흔히 쓰이는 의도적인 과대평가의 한 방편입니다. 

'탱크가 몇 대고, 화포가 몇 문이고'란 식으로 이어지는데, 그 많다는 탱크가 3세대 전차만 1,500대를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 유효한 전력인지, 화포 중에 위협이 되는 중포가 얼마나 되는지는 빠져 있곤 합니다.

17. 분명 피해는 발생합니다. 정말 불행한 사태임이 분명하지만, 과대평가해서 지나친 걱정을 하지는 맙시다. 우리 국군은 완전무결한 존재는 아니지만(비판할 만한 점들이 없지 않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17챕터를 쓸 당시만 해도 나름 국군에 대한 애정이 있었습니다. 우리 국군은 뜯어고칠 점이 넘치는 ##이지만, 북한군은 더욱, 매우, 완전 ##라서 우리가 이깁니다. 다만 그 손해는 최소한으로 억제되어도 아플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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