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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게시물ID : freeboard_15256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뉴녕
추천 : 0
조회수 : 2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16 06:18:30
알바마치고 돌아오는 길.

이 집에서의 9개월은 좋은 기억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왔다.

낡고 좁은 집, 
제대로 동작하는게 하나도 없는 가전제품,
까칠하기 그지 없는 룸메이트,

너무나 좋아하고, 열심히 일하던 회사에서
안좋게 그만두고, 냉혹한 사회를 다시 한 번
경험한 일.

그리운 내 소중한 가족.

열심히 벌어서 사회에서 도태되지 말자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알바하고 밤새서 돌아오던
토요일 새벽,

너무 지쳐서 기절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는데
어디선가 뿜어져 나온 흐드러지는 꽃 향기가
바로 우리 옆집 담장을 넘어 내 방 창문을
향하고 있음을 깨닳은 순간

아 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라고 느꼈다.

남아있는 3개월의 계약기간을 다 채우면
나는 다른 곳으로 이사 하겠지만

이집을 떠 올리면 나는 

아 귀차낭 ㅠㅠ 하고 새벽에 슬리퍼 끌고 
집 근처 홈플러스에 가서 밤참거리를 사던 일이나

새벽같이 일어나 가파른 언덕길을
헥헥거리고 올라 수영수업을 듣고 물기 덜 마른
머리로 출근하던 기억이나

남친이랑 새벽2시까지 쌍욕하고 통화하며 싸우거나
자기가 집에 있을때만 에어컨이나 난방을 틀고
자기 없을때 틀면 공과금 많이 나온다고 짜증내던
룸메이트의 기억이나

그 어떤 향수보다 아찔하게 뿜어져나오는
라일락 나무가 기억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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