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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세이 리뷰를 쓰다 오유에 공유하고 싶어서
게시물ID : sisa_8964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이다다
추천 : 4
조회수 : 54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18 01:19:44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 글이 인용되어 유명해진 모 에세이 작가 책 리뷰를 쓰다가 

오유에 공유하고 싶어서 한번 올려봐요 


이벤트 당첨되서 독후감 원고 써주는 조건으로 책을 선물받았는데 

에세이 집의 주제 하나하나가 요 몇달 오유 시사게에서 열올리고, 분노하고, 가슴 아파했던 

주제들과 맞물려있어서... 

쓰다보니 너무 열심히 써져서 ㅋㅋㅋ 그냥 개인 블로그에만 올려두기는 좀 아까워서!




광고 나부랭이같은 건 아니지만 혹시라도 문제가 된다면 책 본문 사진은 지울게요! :-)



  표시해서 인용한 글만 책 본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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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강원상의 책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공감사색" 리뷰입니다 

개인적인 감상과 단상들을 적어나간 글이라 평어체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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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상씨는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 본인의 글이 인용되면서 유명해졌다. 

그가 글을 쓰기로 다짐한 시점은 2014년 4월 16일 "그 일"이 있은 후부터라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죽음을 목도하곤 하죠. 

그런데 그날 우리 두 눈으로 똑똑히 봤잖아요. 


아이들이 죽은 모습이 아니라 죽.어.가.는. 모습을요.

tv로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앞에 놓인 점심식사를 마저 하고 있더라고요.

한참이 지나 그릇이 깨끗이 비워진 걸 깨달았어요.


'아, 인간은 참 잔인하구나...'

 

 

 나 역시, 요즘 들어 기억력이 좀 나빠지는 편이라 며칠전 있었던 일도 깜빡하곤 하지만 

그날 일만큼은, 그날 내가 무엇을 했으며, 어디에서 몇시에 그 뉴스 중계를 시청했는지까지

바로 어제 일같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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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기 전에 영어도 늘리고 지인도 늘릴 겸 

호주 브리즈번에서 여행 온 현지인 친구 Ryan를 가이드해주려고 남포동으로 가는 길에 

300여명이 넘는 아이들을 실은 배에 사고가 났다는 기사를 아이폰으로 접했다.


걱정되는 마음보단 '요즘 시대에 이런 일도 일어나는구나. 당연히 전원구조되겠지.'싶은 마음이 더 컸고 

그래서 1시간여가 지난 후 "전원 구조"라는 뉴스 기사를 확인했을 때도 

다행감이나 안도감보단 당연함의 감정이 더 컸다. 


그후 몇시간 동안 용두산공원과 자갈치 시장 등을 오가면서 Ryan과 시시껄렁한 농담을 나누면서 웃기도 하다가 

족발골목에 있는 한 유명한 가게로 들어가 늦은 점심 메뉴로 냉채족발을 시켰고, 

벽에 걸린 TV에서 방송되는 뉴스를 보고서야 아까 전원구조되었다던 학생들과 어른들이, 실은 3분의 1도 채 구조되지 않았단 사실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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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니었으니까, 

내 가족은 아니었으니까, 

내가 아는 사람들은 아니었으니까. 


이렇게 살다보니 국가는 점점 본연의 역할에 게을러진다. 

개인은 불행해도 불평만 늘어 놓을 뿐 절대 부지(알려하지 않음)하고, 불위(행동하지 않음)한다. 


역사상 이보다 '최순실과 무리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어디 있었을까. 


 

그가 글을 쓰기로 결심한 계기만큼이나, 이 책의 주제들은 뚜렷하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관통하는 것이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인용 글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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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해 투표소로 가며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공정한 언론을 시청하고 

국민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우린 광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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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정서와 무게가 짐작이 갔다.

한장 한장 책장을 넘겨가면서 요 몇년동안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희극과 비극, 그리고 희극같은 비극들이 고스란히 머리속을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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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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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나 역시 여자친구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라 이 도시에서 밀레니엄도 맞이하고, 

크고 작은 행사와 집회들도 참가했지만


부산의 번화가 서면의 8차선이 

끝에서 끝까지 하나의 뜻을 가진 인파로 모여든 장관은 

그전까지 한번도, 비슷하게라도 본 적 없는 장면이었다.


그곳에서 비로소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비앞에 새겨진 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란 말의 가치가 무엇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달뒤 우리는 탄핵과 국정농단 주모자들의 법적인 처벌을 이끌어 낼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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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p


이 책에서 작가는 요순시절의 태평성대를 언급하면서 

 백성들이 임금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조차도 깨닫지 못하게 하는 것이 실로 위대한 정치라고 말한다.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10년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의 키워드는 "웰빙"이었으니까.

5년전엔 그것이 "힐링"으로 변하더니, 이제는 "헬조선"으로 변모한 2017년 현재.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지를 고민하던 우리가 

어떻게 해야 덜 아프고, 덜 상처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급기야 더이상 이 나라에 희망이 있긴 하냐고 자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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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3p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한달 남짓이 지나, 나는 예정대로 호주로 향했다. 

그곳에서 2년동안 있으면서 그곳의 삶이 바쁘고, 또 치열해서 

한국의 정치, 시사 뉴스들을 거의 접하지 못했다. 


아니, 그랬다고 믿었다. 2015년 말에 떠났던 케언즈 여행 이전까지는.


크루즈 선상에서 3일동안 머무르면서 밤낮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어드밴스" 코스에 참여할 때였는데 

레벨 1인 오픈워터와는 달리 어드밴스에는 필수적으로 야간 다이빙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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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통과 오리발, 스쿠버 장비들을 풀로 갖추고 입수하는데도 

밤이 되어 깜깜한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하더라. 

낮에는 똑같은 환경에서 여유롭고 즐거웠으면서. 


조그만 손전등 하나 들고, 물속으로 입수하는데 

산소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왠지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가라앉던 세월호 안에서 발버둥쳤을 희생자들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무사히 다이빙을 마치고, 물밖으로 나와 혼자 2층 갑판위에 타월을 두르고 앉아서 

맞은 편에 떠있는 또 다른 크루즈 불빛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1년 반 전에 아프리카 TV 생중계로 하염없이 바라봤던 밤의 팽목항, 그 망연자실함과 쓸쓸함이 떠오르더라. 


그때 깨닫게 되었다. 

아, 나는 이국에서의 삶이 바빠서 기억을 잊은 것이 아니라, 

그 기억의 무게가 무겁고 버거워서 잊게 내버려 둔 것일 뿐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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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리뷰를 쓰기 위해 작년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때, 

그리고 몇가지 다른 쓸만한 사진들이 없나 뒤적이다가 

괜히 울컥,하고 미안해졌다. 


왜냐하면 웃고있는, 여유로운, 행복해 보이는 내 사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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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하나가 바로 2016 광안리 불꽃축제에서 찍은 이 사진인데,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으로만 남아있던 이 사진이 

세월호 생각을 하자마자 어찌나 다른 온도와 감정으로 읽혀지던지. 


대한민국의 지금을 사는 어느 누구도 그때의 상처와 부채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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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누군가의 아들이자 딸이었어요. 아버지도 아들이 억울하면 가장 먼저 달아주실 거잖아요.


변화는 기존의 나의 모습까지 부정해야만 하는 불편함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꺼려진다. 

다만 바뀌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알게 되면 조금씩이라도 바꾸어 보려고 하는 것도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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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세월호 참사와 국정농단이란 주제로만 리뷰를 전개한 것 같은데 

이 책을 꿰뚫는 핵심 메시지가 그와 부합하긴 하지만, 이 책에는 그 외의 많은 이슈들을 열거하며

생각할 여지를 남겨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군부터 친일파와 이승만까지,

독재정치 박정희부터 박정희를 암살한 김재규까지,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하는 소녀들부터 

넘치는 돈과 권력으로 이성을 주체 못해 항공기 갑질을 해 물의를 빚은 이들까지...


시간날때 꼭 끝까지 일독하길 권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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