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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억 하던 것들..
게시물ID : military_71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제엘
추천 : 1
조회수 : 17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23 02: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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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모포를 덮으며 불편한 베개를 배고 
깊은 잠에 들었습니다.

 얼마 지나고 나서 
저를 깨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초소 근무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자리에 일어나서 옷을 입고 장구류를 입고
철모를 쓰고 그러곤 움직였죠.


잠시후 총을 들고 저와 또 다른 이는
초소로 향합니다.


멀리 초소가 보이고 목소리가 들립니다. 

익숙한 목소리.

암구어를 대답하니 어서 오란 목소리가 들립니다. 

잠시후 내려오는 소리와 함께 
당직사관이 잠을 자는지 물어봅니다.

우리는 당연히 또 잔다고 말했고 

그는 교대하는 와중에 
친절하게 다른 초소에서 털린 무전,

본인들은 얼마나 잘했는지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들도 추운지 돌아가는 걸음을 재촉합니다.

밖보다 더 차가운 초소,
그가 멀리 안보일 때쯤..

그곳은 적막만이 흐릅니다.


저와 함께 하는 이는
제게 물어봅니다.

밖에 나가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전역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전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 했고
그도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모두가 바랬던 것은 평범한 무언가...
그곳에선 그 누구도 누리지 못하는 자유

마치 철책은 우리가 같혀있는 걸 상기시키듯
끝이 보이지 않게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

눈보라도 거친 바람도 힘들지만 
견딜 만 했었지요

밖에선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어떤 밤이 지나고 있는 지

두사람의 목소리 이외에 고요함만 맴돌고 있습니다. 

저와 그는 전역하고 나서 
즐거울 일만 가득하리라 생각했었고

그 어떤 사건이 있을지,
어떤 힘든 일이 있더라도
지금을 기억 한다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그 해 겨울은 무척이나 추웠지만 
그 날 세상은 무척이나 어두었고
밤은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한참 지나면 교대하는 사람들이 눈길을 걸어 오겠지요

저와 그도 곧 막사로 돌아가겠지만 

그곳에 있는 모두도 

언젠가는 전역을 바라보며 

사회로 돌아오겠지만

그 공허함 처럼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가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하루가

후대에는 더 나은 미래가 되기를...

그렇게 되길 바랬을 뿐.

그 어떤 욕심도 탐욕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빼앗으려 하는 그들이 있어서
또다시 아무것도 없다는게  
너무나도 믿겨지질 않습니다. 


과연 우리가 지켜냈던 것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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