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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남성, 그리고 최근 오유내 이슈인 양성평등 이슈에 대한 한마디.
게시물ID : sisa_9061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unmangs
추천 : 8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4/24 13:04:44
안녕하세요, 30대 중반 남성입니다.

최근 군게를 비롯하여 시사게까지 양성평등과 군문제, 2030남성들의 박탈감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이슈가 되고 있어 개인적인 의견을 한번 끄적거려 봅니다.

우선 양성평등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문제에 대해 충분히 공감합니다. 아니, 공감 그 이상이겠지요.
어떻게 보면 어느분께서 말씀하셨던 것 처럼 버려진 세대의 가장 중심에 제가 있으니까요.
샌드위치 세대의 가장 한 가운데 있어 참으로 불행한 세대를 살아왔습니다.

제 위로는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사회적 관습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항상 가부장적 가정, 선후배 문화에 시달려야 했고
03년 군번인지라 군생활도 변혁의 시작점에 있어 중간에서 참으로 곤란했던 세대였습니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여성차별에 대해 심각성과 남녀평등이라는 가치관을 꾸준히 교육 받아오면서도 가부장적인 사회관습에 따라 살아왔고(여성 뿐만 아니라 막내에 대한 차별도 있었으니까요) 고등학교1학년때까지 교련이라는 과목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기도 하였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군대시절 26개월에(조금 줄어 25개월 1주 정도 했음) 대한 그 어떤 보상과 위로를 못받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또 세상이 점점 달라지고 있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흙수저인 관계로 비싼 대학등록금의 희생자이기도 하고 취업전쟁 시대의 한가운데 있으면서 지방이 고향이라 서울에서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 기숙사, 고시원, 고시원 총무 등등까지 전전해야했던 세대이기도 합니다.

힘들게 취업하고 어쩌다 결혼까지 하게 되었지만, 맞벌이라는 죄로 사회의 부동산 혜택 제도들 또한 받지 못하며, 애기를 갖는게 두려운 세대이기도 하지요..

네, 그분의 말씀이 맞아요. 정말 처절하게 버려진 듯한 고독함을 가지고 있는 30대 남성입니다.

현재 회사의 소속부서에 여직원이 훨씬 많습니다.
제가 중간급이지만, 잡다한 짐나르기, 심지어 그리 무겁지도 않은 택배 수발 등등까지 저와 저랑 비슷한 연배의 남자 직원이 다 합니다.
차 대접도 제가 직접하죠. 왠만한 일도 시키기 두렵습니다.
그렇게 배웠고, 시대가 이렇게 흘러가고 있거든요.
혹시나 오해가 생기고 문제가 생길까 여직원들에게 술 한잔 하자는 소리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윗선 상사들은 또 다르죠. 시키는게 당연하고, 잔심부름 시키는 것에 꺼리낌이 없습니다.
물론 다 저희 세대의 몫이죠. 불만은 생기지만, 평생 이렇게 중간에 끼어 살아왔기에 그냥 받아들이고 맙니다.

학창시절, 군시절, 사회생활까지 그냥 그렇게 살아야하는 세대였어요.

이런 삶에 대해 위로해주는 사람들 참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여성차별 금지, 군가산점 등과 관련하여 우리 남성의 입장을 왜곡하는 이슈들이 생기면 분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어디 하소연 할 때도 없고...ㅎㅎ

그냥 혼자 삭히거나 비슷한 또래들과 푸념하며 술한잔 하고 잊을 일이었지요.

최근 이러한 30대 남성들의 푸념이 점점 양지로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남자니까, 그저 낀 세대니까 어쩔 수 없지 하고 자포자기 했던 억울함들이 터져 나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 누구도 이런 부분에 대해 위로를 하지 않았기에 더 곪아 터지는 것이겠죠..

누가 좀 위로해주고, 우리의 희생에 대해 공감해주면 참 좋을텐데....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인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런 위로는 내팽겨치고 더 많이 양보하고, 더 참으라고 하니...참 야속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 동안 참아온 설움이 폭발하고, 앞으로 더 받게 될 억울함이 벌써 현실이 된 것 같고...
그렇죠? 많은 군게, 시게 분들이 이럴 겁니다.

저 또한 그래요.

하지만.... 정말 저도 서운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야속함에 한숨이 나옵니다만,
그래도 전 그냥 제가 살아왔던 것 처럼, 이번에도 제가 양보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듭니다.
그렇게 참아서 그나마 제 아랫분들이 조금이나마 나아졌다고 저는 믿거든요.
그 공을 스스로 치하하며 저는 그 설움들을 이겨왔거든요. 
네, 어쩌겠어요. 그렇게 살아온 것을.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여직원들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남성만 못하다는 사실은 여전 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남성이 조금은 더 사회적 인식에 더 우선되고 있기는 해요.
이것들에 대한 보다 발전적인 형태의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저는 조금 더 참아볼려고 합니다.

하지만 참기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는 남성의 이야기를 더 들어주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조금씩 더 목소리를 내려고 합니다.
지금은 오히려 역차별이 이슈가 되고 있기에 보다 합리적인 양성평등이 받아들여지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치인들에게 이야기 할 것입니다.

시대의 변혁을 위해 어느 계층의 희생과 이해는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음 같아선 그런 희생자들이 없이 세상이 바뀌길 기대하고 고대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그 희생자가, 희생의 세대가 제 세대가 되길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제가 대단한 성인군자이거나, 페미니스트 혹은 거창한 철학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냥 그래왔으니, 내가 받아들이는게 조금 쉽겠거니 해서. 
평생 이렇게 해왔는데 지금 통합의 시대를 시작하는데 이런 문제로 싸우며 그동안 저의 공을 무시당하기 싫어서.
무엇보다 서로 대립하며 싸우기 귀찮아서 ;;ㅎㅎ 
그냥 제가 좀 더 이해할까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의 희생을 선배들이, 후배들이 알아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에
이렇게 가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2030세대의 남성들의 희생과 설움을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
우리 2030 남성들 조금만 더 양보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만 힘들어왔고 힘든게 아니란 것 또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2030 여성들 또한 우리 만큼, 때때로는 우리보다 더 힘든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4050, 나아가 60 이상인 분들도 우리는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힘든 삶을 우리를 위해 살아들 오셨습니다.
앞으로 커갈 0110세대들도 우리는 겪지 못했던 새로운 어려움들을 안고 살아 가게 되겠죠.

각자의 세대에서 각자만이 겪을 고통과 시련을 서로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주며 살아가면 참 좋겠습니다.
분명한 건, 우리 다음 세대가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
이 가치는 50년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 50년 후에도 변함 없는 가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제 의견과 글이 다른 분들에게 탐탁치 않을 수도 기분을 상하게 해드릴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그냥 지나가는 30대 아재 혼자만의 끄적거림이라 좋게 이해해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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