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타자마자 k는 목적지를 말하고, 운전석을 바라본다. 네비게이션에 ytn이 틀어져 있다.)
k : (웃으며) 투표는 하셨어요?
기사 : (뭔가 켕키는 듯한 목소리로) 아뇨 안했어요.
k : (그냥 지나가는 투로) 아, 그래요?
기사 : (뭔가 작심한 듯한 의지지만 힘없는 목소리로) 투표날에도 안할려고요.
k : (의외인 목소리로) 아, 그래요? (그리고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웃는다.) 요즘 그런 논리 어디가서든 환대받지 못할텐데...
기사와 k : (둘 다 어색한 목소리로 웃는다)
기사 : (은근슬쩍 떠보는 듯한 목소리로) 투표 하셨어요?
k : (귀찮다는 투로) 아니요. 아직 안했는데요?
기사 : (비꼬는 투로) 어차피 문재인 할꺼죠?
k : 뭐, 지금 뽑을 사람보면 문재인 밖에 없지 않나요?
기사 : 내 그럴줄 알았어. 처음 물어봤을 때부터 그런 느낌이 나더라고.
기사와 k : (둘 다 어색한 목소리로 웃는다)
k : 뭐 젊은 사람들은 다 문재인 뽑을 걸요?
기사 : (비꼬는 듯, 한심하다는 듯 한 목소리) 손님같은 젊은 사람들이 뽑은 사람들이랑 우리같은 늙은 사람들이 뽑은 사람들이랑 누가 더 나은진 역사가 판단할거요.(비장)
k : (진심으로 비웃으며, 크게 웃는다.) 그리고 박근혜 나왔잖아요. (웃음을 멈추질 못한다.) 이명박도 나왔구요. (웃음이 점점 더 커진다.)
기사 : (말을 더듬으며, 겨우겨우 말을 잇는다.) 그 뭐냐, 그 사람. 노무현은? 김대중은? 그 사람들도 다 젊은 사람들이 뽑아서 이 지경 됐잖아요.
k : (한심하다는 듯이 웃으며) 그때 무슨 젊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기사 : (회심의 기회다라는 목소리로) 아니, 그때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노통이랑 김대중 뽑았지.
k : (목소리가 커지며, 비웃음도 커진다.) 아니죠. (웃음) 김대중은 지금까지 인권운동 한 것 때문에 뽑혔고, 노무현은 막판에 정몽준이 버려버려서 동정표 받아서 된 거잖아요.(웃음) 대체 뭔소리 하고 있는 겁니까. (더 커진 웃음) 하두 그때 20대들이 투표를 안해서, 20대 개.새.끼론까지 돌았는데!(자지러지게 웃는다.)
기사 : (침묵)
k : (계속 비웃는다. 그러다가 목적지에 가까이 오자 목적지를 다시 한 번 말해준다.)
기사 : 삼천이백원입니다.
k : (돈과 거스름돈을 교환받은 뒤 차에서 나오며 말한다.) 홍준표 뽑아도 되니, 투표는 하세요. (비웃으며 택시를 떠난다.)
기사 : (허탈한 웃음)
참고로 k는 정치에 대해서 쥐뿔도 모르는 생초짜다.
참고로 k는 택시를 떠날 때, 투표를 하라고 하면서 "어차피 홍준표는 되지도 않을테지만"이라고 덧붙일까봐, 불쌍해서 그냥 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