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두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빵터진 사연이 있어서 첨으로 시사게에 글을 써봅니다...
저희 외할머니는 지금 살아계셨다면 90대셨을 거예요.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요... 전라도 출신 여장부셨습니다. 어려운 시절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 학교도 못 다녀보고 글자도 읽을 줄 모르셨지만 4남매를 혼자 키우신 억척 여성 ㅎㅎㅎ
엄마는 어렸을 적에 선거일이 되면 할머니가 이상한 사람 (박정희 등 ㅎㅎ) 찍을까봐 걱정이 되서... 할머니 손을 붙잡고 선거장까지 모시고 가서는 "엄마!! 박정희는 안 돼!! 김대중 찍어야 돼! 알았지?? 김대중 찍고 나와!!!" 라면서 투표소로 밀어 넣었는데... 투표를 마치고 나오신 할머니께 "엄마, 내가 말한대로 했어?? 박정희 안 찍었지??" 하면 할머니께서는 당당하게!!! "공평~하게 찍어줬다. 투표를 뭣허러 허겄냐? 공평할라고 하는거제. 나는 공평하게 다 찍어줬다이!" 이러셨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슨 신개념 민주주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이던 엄마는 할머니의 괴랄한 민주주의 사상에 매번 할 말을 잃었다는.....
그러나... 할머니가 설마 한두번도 아니고 선거마다 매번 진짜로 다 찍고 나오셨을 것 같진 않습니다 ㅎㅎㅎㅎㅎ 자식에게도 비밀투표의 원칙을 지키셨던 거라고 믿...
암튼 드디어 내일이네요. 저희 가족은 딱 한 분 빼고는 전부 1번 예약이라 영업할 일조차 없었어서 괜히 서운합니다 ㅎㅎㅎ 심지어 외국에서 살다 와 이번이 첫 투표인 어린 사촌동생까지도 이미 알아서 1번을 찍어야 한다고 굳건하더라고요...?
내일 경기도 어딘가에 5표 예약입니다 ㅎㅎ 달이 훤히 떠서 살기 좋은 한국이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