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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하셨던 우리 할머니 이야기...
게시물ID : sisa_9240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벤더블러쉬
추천 : 10
조회수 : 7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08 15:41:48
선거를 앞두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빵터진 사연이 있어서 첨으로 시사게에 글을 써봅니다... 

저희 외할머니는 지금 살아계셨다면 90대셨을 거예요.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요... 
전라도 출신 여장부셨습니다. 
어려운 시절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 학교도 못 다녀보고 글자도 읽을 줄 모르셨지만 4남매를 혼자 키우신 억척 여성 ㅎㅎㅎ 

엄마는 어렸을 적에 선거일이 되면 할머니가 이상한 사람 (박정희 등 ㅎㅎ) 찍을까봐 걱정이 되서... 
할머니 손을 붙잡고 선거장까지 모시고 가서는 "엄마!! 박정희는 안 돼!! 김대중 찍어야 돼! 알았지?? 김대중 찍고 나와!!!" 라면서 투표소로 밀어 넣었는데... 
투표를 마치고 나오신 할머니께 "엄마, 내가 말한대로 했어?? 박정희 안 찍었지??" 하면 할머니께서는 당당하게!!!
"공평~하게 찍어줬다. 투표를 뭣허러 허겄냐? 공평할라고 하는거제. 나는 공평하게 다 찍어줬다이!" 
이러셨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슨 신개념 민주주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딩이던 엄마는 할머니의 괴랄한 민주주의 사상에 매번 할 말을 잃었다는..... 

그러나... 할머니가 설마 한두번도 아니고 선거마다 매번 진짜로 다 찍고 나오셨을 것 같진 않습니다 ㅎㅎㅎㅎㅎ 
자식에게도 비밀투표의 원칙을 지키셨던 거라고 믿...  

 암튼 드디어 내일이네요. 
저희 가족은 딱 한 분 빼고는 전부 1번 예약이라 영업할 일조차 없었어서 괜히 서운합니다 ㅎㅎㅎ 
심지어 외국에서 살다 와 이번이 첫 투표인 어린 사촌동생까지도 이미 알아서 1번을 찍어야 한다고 굳건하더라고요...? 
 
내일 경기도 어딘가에 5표 예약입니다 ㅎㅎ 
달이 훤히 떠서 살기 좋은 한국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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