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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가시라
게시물ID : sisa_9295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소미소
추천 : 10
조회수 : 38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5/10 07:53:44
30대 후반에 접어든 사람들은 선명하게 기억 할 겁니다. 우리 20대때 노무현이 어떤 대접을 받으며 국정 운영을 했는지...마지막을 어떻게 보냈는지.

저는 그의 험난했던 집권기와 외로웠던 마지막의 책임이 꼴보수, 입진보 놈들한테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일 조중동+한경오에서 나불거렸던 "나라가 망해가네" "노동자의 적이네"하는 소리에 휘둘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는 천박한 말을 유행시킨 소시민들인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일종의 부채의식이죠. 늦은 나이에 전역증 받아들고 나온 늦깎이 군필자 신분으로 오랜만에 찾은 교정에 그 양반 빈소 차려진걸 보고 참...가슴이 먹먹하더이다. 새파란 후배들이 신기하게 보며 지나가는 와중에도 묵묵하게 헌화하고, 절이라도 올리고, 좋아하시던 담배 한대 올릴 수 있었던건 "이 죽음이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반성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진 10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이와 함께 평생을 걸어왔던 사람을 다시 그 자리에 올려놨습니다. 정계와 언론이 모두 등을 돌리고 다같이 죽어라고 악다구니 쓰는 와중에 다시 소시민들이 그를 그리 올려놨습니다. 감개가 무량한 와중에...이 엄혹한 환경에서 또 우리 목소리 내달라고 사방이 적 뿐인 구덩이로 그를 밀어올린건 아닌지 가슴이 아려옵니다. 헌데...

당선 확정부터 이제 겨우 몇시간 지났습니까? 벌써부터 인선이 어쩌네, 협치를 어떻게 해야하네 말들이 보입니다. "이제 일단 당선은 시켰으니 우리 권리를 찾아야지"란 얘기도 보이네요....아직 당선증도 수령 안한 사람입니다. 뭐 하는 겁니까?

베스트에 정의당원이신 분이 쓴 글이 올라왔더군요. 긴 글이지만 수월히 읽혔습니다. 거기 딱 제 심정과 맞는 대목이 있더군요. "노무현이 당산 되었을 때 '자 이제 여러분은 무얼하실겁니까?'란 노무현 대통령의 물음에 지지자들은 '감시 감시 감시'를 외쳤다.'.....

비판적 지지라는 말은 참 멋진 표현 입니다. 자신이 '비판적 지지자'라고 칭하면 왠지 모르게 이성적으로 보이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전 그짓 안 할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즌2는 못 보겠습니다.

그저 그가 하고 싶은 대로, 가거 싶은 길로 가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습니다. 나라를 굿당에 팔아먹어도 23%의 지지를 받고, 나라를 말아먹어도 나 잘났다고 뻔뻔하게 기자질 해대는 언론들이 기세등등하게 살아있는 판에 등 떠밀어 사람 올려놨는데, 손 한번 잡아주진 못할 망정 입진보들과 같이 링 밖에서 또 훈수질이나 해야겠습니까....

오유에도 문슬람, 달레반 하면서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 있죠? 박사모랑 같은 수준이라고들 합디다..."무비판적"이란 면에선 뭐 그렇다 합시다. 헌데...그 대상이 되는 사람이 여러분의 주머니를 털고, 직장을 뺐어서 순시리 지갑을 채워주고, 민주주의를 피로 물들였던 지 애비 시절로 역사의 반동을 일으키던 종자하고 정녕 같은 선상에서 비교 될 수준입니까?

예전 노무현 정권 때 그 양반 곁을 지키고자 했던 신좌파를 "홍위병"이라 부르덥디다. 언론이 작명하고, 정치권이 퍼뜨리고, 서민이 유행시켰죠... 지금 모양새하고 비슷하지 않습니까? 홍위병, 문슬람... 이런식으로 지지자들을 이격시키고 손발 잘라서 조리돌림 치는거 다 봐왔습니다. 이젠 반복하지 않을랍니다.

마음껏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가는 그 길이 꽃길이 아니라 서슬 퍼런 칼날들이 서 있는 길일 망정, 원하는 방식으로 답파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해도 잘못 된 길로 들어서진 않을 분이란 믿음이 있기에, 원하는 방향으로 힘 실어드렸으면 핮니다. 부디 흔들림 없이 가실 길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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