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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신) 숨겨진 최강자, 헤스티아
게시물ID : panic_934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랍샤
추천 : 62
조회수 : 9019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17/05/11 01:36:26


안녕하세요? 

본의 아니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 중인 랍샤입니다

며칠 동안 헤스티아에 대한 질문이 있어 오늘은 헤스티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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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헤스티아는 일본 애니메이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되는 걸까'를 통해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우월한 슴가를 푸른 리본으로 받친다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분들에게서 인기를 받았죠.


그래서 실제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헤스티아라고 하면 정말 관능적이고 귀염귀염한 신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원본에서 여신 헤스티아는 오히려 저 캐릭터와 정 반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티탄족1.jpg



헤스티아 이야기를 하려면 신생사로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까마득한 옛날에는 카오스라는 혼돈 밖에 없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탄생했고

모든 신들의 아버지인 천공의 신 우라노스가 갈라져 나왔습니다.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결합하여 많은 신들을 낳았습니다.

그것이 티탄신이자 제우스 신대 이전에 세상을 다스리고 있던 크로노스 일파입니다.



하지만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는 모습이 기괴하게 생긴 아이들이 많았고

우라노스는 그 꼴을 보기 싫어 가이아의 가장 깊은 어둠이 있는 곳, 타르타로스에 감금합니다.

이 타르타로스는 어둠이라고 표현했지만.....사실은 여성으로서 가장 깊은 곳 

즉, 자궁을 의미합니다.


자식들이 꼴보기 싫다고 아내 자궁에 도로 밀어넣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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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애를 혼자 배냐!!! 하여간 남자 새끼들은 죄다 싸지르면 끝인 줄 알아!!!!"


자식을 자신의 몸에 유폐할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 가이아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납니다.

하지만 우라노스는 그러거나 말거나 때가 되면 하늘에서 내려와

가이아를 범하기 일수였습니다.


제우스 껄떡쇠 본능의 원류는 바로 여기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가이아는 빡치다 못해 

"좋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위험요소의 중심부를 제거하겠어!"라고 각오하게 됩니다.

그리고 남편의 거세를 작정하게 됩니다.

헤라 여신이 그냥 참고 말지만 이분은 최초의 여신 답게 시행으로 옮기는 비범함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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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는 땅의 중심부에서 쇠를 뽑아내어 날카로운 낫을 벼립니다.

이것이 바로 크로노스의 무기이자 우라노스를 실각시킨 아다만트의 낫입니다.


가이아는 낫을 들고 자식들에게 소리칩니다.



"자! 난 느그 애비 뒤치닥거리에 지쳤다. 그 작자 꼴도 보기 싫어.

여기 나서서 느그 애비를 해치우고 대신 짱먹을 놈 있냐! 

아무나 좋으니까 저 꼴도 보기 싫은 새끼 쫓아버려!!"


모두가 아버지인 우라노스가 무서워 눈치만 보고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아버지 싫다고 낫주고 해치우라고 하면

자식들이라면 당연히 뜯어 말리거나 안하겠다고 손사레치는 게 정상 아닌가....



그 중 막내인 크로노스가 선뜻 자신이 아버지를 해치우겠다고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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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어 우라노스가 아내인 가이아와 동침하기 위해 내려온 순간........

크로노스는 낫을 들고 아버지에게 달려듭니다. 

그리고...........


"어,어라? 오늘 마누라가 돈까스 해준다고 그랬는데?"

"왕위를 계승 중입니다. 아버지."



그림을 보고 모두 그 고통을 공감하시겠지만...네....

크로노스는 낫을 들어 아버지의 남근을 썽둥 잘라버립니다.

.............차라리 죽여........


왜 하필 거세냐?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고대 사회에 남근은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상징하는 신체 부위였습니다.

남근 숭배 같은 것이 괜히 일어난게 아닙니다.

예전부터 모든 문명권에서는 크고 아름다운 걸 숭상했어요.


아무튼 이 거세를 함으로써 

'넌 남자로서,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잃었다!!!'라고 크로노스가 반역을 일으킨 거죠.


판본에 따라서는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죽여서(!!!) 그 시체를 3등분 해 세상을 만들었다거나

아니면 그냥 공격만 했는데 우라노스가 자식들이 무서워서

영영 가이아와 만나지 않기로 했다는 등 조금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아프로디테.jpg



참고로 잘린 우라노스의 남근은 바다로 떨어져 거품과 뒤섞인 뒤

미와 성애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납니다.

........아니 무슨 과정을 거치면 잘린 꽃U가 여신이 되는 거야.


그리고 이 여신은 훗날 남자 쵝오! 를 외치며 세상의 모든 수컷들을 품에 안으며 살게 되지요.

이에 그리스의 서사시인 헤시오도스는 

'아프로디테는 남근에서 태어나 남근을 좋아한다'라고 평하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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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크로노스는 한 가지 실책을 저지릅니다.

왕좌의 눈이 멀어서 적대하고 있던 퀴클롭스를 비롯한 다른 괴물 형제들을 탄압한 겁니다.

우라노스를 물리치고 크로노스를 왕 위에 앉힌 다음

오손 도손 다 같이 잘살기를 꿈꿨던 가이아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뒷통수 잡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가이아는 빡쳐서 아들 크로노스에게 저주를 퍼붓습니다.


"야, 이 새끼야! 내가 니 애비 쫓아내고 다 같이 잘 살자 그랬지.

누가 편갈라서 싸우자고 그랬냐!!!

오냐, 그 권세가 천년 만년 갈성 싶으냐?

니 애비가 그랬던 것처럼 너도 니 자식한테 왕좌를 빼앗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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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언젠간 자식에게 왕좌를 빼앗길 것이다.

어머니의 저주를 받은 크로노스는 반 미치고맙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거세하고, 어머니가 아들에게 저주를 퍼붓는 알흠다운 그리스로마신화. 


크로노스는 레아라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피임법도 마땅찮던 시절이라 일단 덮어 놓고 낳던 시절.

크로노스는 임신한 레아를 보면서 미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저 뱃속의 아이가 자라서 나를 쫓아내면 어떻게 하지?"


걱정은 곧 의심이, 의심은 곧 광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는 

태어난 자기 자식을 모조리 삼켜버리기 시작합니다.


물론 저 그림처럼 잔인하게 뜯어 먹지는 않고 꿀꺽 삼켰다고 해요.

(저 그림은 고야와 루벤스의 그림입니다)


크로노스와 레아는 딸 셋, 아들 셋을 낳는데 이들이 바로

헤스티아, 포세이돈, 헤라, 데메테르, 하데스, 제우스입니다.


훗날 제우스는 어찌 어찌 위기를 모면하고 아버지인 크로노스를 물리치고

신들의 왕이 됩니다.

그리고 형제들은 12주신이 되어 한 자리씩 차지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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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자가 아들을 쫓아낸 걸 보고 기겁한 가이아는 머리를 쥐어싸며 화를 냅니다.

"피는 못속인다고 지 아비를 후드려 패? 야! 너도 별거 있을 줄 아냐!!!"

그리고 제우스에게 똑같은 저주를 퍼붓습니다.



"너도 언젠간 네 자식에게 그 자리 뺏길거다!! 두고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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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3대를 걸친 저주 이야기는 각설하고

다시 헤스티아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헤스티아는 앞서 말했듯이 12 주신 중 한 명입니다.

12주신은 여신 6명, 남신 6명으로 나뉘어 있아요.

각각


남신 : 제우스, 포세이돈, 아폴론, 헤파이스토스, 아레스, 헤르메스

여신 : 아프로디테, 아테나, 아르테미스, 헤라, 데메테르, 헤스티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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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요?

많은 분들이 햇갈려 하시는 것 같은데

이분은 12주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올림포스가 아닌, 지하 세계에서 살고 계시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분은 13번째 신으로서 어두컴컴한 지하를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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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헤스티아라고 하면

그 듣보잡 여신? 이라고 할 정도로 신화가 없습니다. 진짜 없습니다.

헤스티아는 12 주신 중 하나긴 하지만 티타노마키아에 있을 때 전쟁에 참여도 하지 않고,

끝난 후 형제들이 한 자리씩 차지할 때도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천성이 욕심 없고, 선량하며, 온유하기 때문이라네요.

그래서 대신 화로 앞에서 불을 지키는 일을 맡습니다.


불 지키는 일이면 꿀 빠네 ㅋㅋㅋㅋ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거에는 불을 지키는 일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금에야 성냥이나 기름이나 가스불 등등 불피우는게 일도 아니었지만

그 시절에는 장작 패다가 오래 지켜봐주고 꼼꼼히 살펴야 하는 끈기 있는 일이어야 했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조선 시대에 불씨 꺼트렸다고

소박 맞은 경우가 있었다고 하잖아요?

과거에 불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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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불은 온기이자 빛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어떤 곳이든 불이 꺼지면 추위와 어둠이 찾아오죠.

헤스티아가 지키는 불은 그냥 불이 아니라

세상의 질서를 비추는 올림포스의 성화입니다.


그 성화는 제우스가 왕위를 이어 받은 이후부터 줄곧 타오르고 있다고 해요.

만약 그 불이 꺼진다는 것은, 제우스가 실각하고 세상에 혼란이 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헤스티아는 가정의 수호신으로 널리 숭배받았습니다.

로마 신화에는 베스타라고 불렸는데,

나라의 주신으로 정도까지 격상되서

엄청난 큰 신전을 짓고, 무녀들이 항상 성스러운 불을 지켜야 했습니다.

헤스티아는 처녀신인만큼 무녀들 역시 순결을 지켜야 했고

행여나 불을 꺼트리거나 순결을 잃으면 생매장 당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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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헤스티아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헤스티아가 크로노스와 레아의 맏딸이라는 겁니다.

즉, 모든 12 주신 중에서 첫째이며 동시에 왕언니입니다. 


즉, 크로노스는 막 태어난 헤스티아를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고

막장 짓을 저지르다가 결국은 아내인 레아에게 배신당해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이분은 태어난 순간부터 크로노스가 실각하게 되는데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킨 원인이 된 셈입니다. 



후에 크로노스에게 집어 삼켜져 거꾸로 순서가 뒤집히는 바람에

도로 막내가 되었다고도 하지만

어찌됐든 첫째라는 말은 여러모로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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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서는 이 초절정 껄떡쇠가

헤스티아를 건드리지 않았는지 명확히 제시하지 않습니다.

자매인 헤라와 데메테르를 건드린 걸 봐서는

이분이 설마 인물이 떨어지진 않았을 것 같고....



다만 몇가지 이유를 들어 추측은 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하데스와 포세이돈, 제우스는

스스로를 '크로노스의 아들'이라고 자주 칭했다는 겁니다.

이건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이전 시대에 짱먹던 크로노스의 자식들이니 우리가 세상을 3등분 하는 건 당연하다!'라는

논리가 깔려 있거든요.



아버지를 줘 패놓고는 이런 소리하고 있는게 웃기지만....


아무튼 그 시절에는 꼭 아들만 왕위를 계승하라는 법은 없었습니다.

첫딸의 남편, 그러니까 사위가 왕위를 계승할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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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어찌됐든 크로노스의 첫째 자식.

즉, 누군가가 이 분과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은 크로노스의 적통 후계자라고 우길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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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나보다 잘난 자식 낳으면 어뜨케......"


권력욕 하나만큼 짱짱이시던 이분이 만약 헤스티아를 건드려서

헤스티아가 아들이라도 낳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아들은 4대에 걸친 적통후계자가 되는 겁니다.

아버지는 신들의 왕, 할아버지도 신들의 왕, 증조할아버지도 신들의 왕.

거기다가 어머니는 신들의 왕이었던 할아버지의 첫째.


제우스보다 더 강한 명분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이 권력설에 무게를 두는 신화가 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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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 오늘도 재미 없는 화덕에서 놀고 있냐.

그러지 말고 나랑 노을 멋진 해변으로 데이트나 가자니까?

파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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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오늘도 아름다우시군요.

불을 지키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악상이....."




헤스티아에게 정식으로 청혼한 신이 두 명있는데,

그게 포세이돈과 아폴론입니다.



둘다 올림포스 신들 사이에서는 나름 끝발 날리는 위치에 있습니다.

거기다 둘다 제우스의 권력을 탐낸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포세이돈은 명실상부 넘버2. 

하데스는 지상에 딱히 관심 없고 마누라랑 놀기 바쁘고

만약 제우스가 사라진다면 왕의 자리는 당연히 포세이돈에게 넘어갑니다.


그리고 아폴론은 제우스의 자식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데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제우스 다음 가는 권세를 누리리라'라는 예언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헤라를 꼬드겨서 모반까지 일으킨 전과가 있죠.



만약 이 둘 중 하나가 헤스티아와 결혼한다면

나는 크로노스의 맏딸과 결혼했으니, 크로노스의 뒤를 이을 자격이 있다!!! 라고

당당하게 외칠 명분이 생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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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 결혼은 됐어요."


만약 드라마였다면 50부작 대하드라마가 찍히고

소설이었으면 4부작 상중하 외전까지 합쳐서 시리즈를 거뜬히 넘길만한

이야기가 생길............뻔 했으나,


싸움을 싫어하던 헤스티아는 제우스에게

평생 처녀로 살 수 있게 달라고 청원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있었을지 모를 불상사를 사전에 예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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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헤스티아는 육감적인 몸을 과시하며 별의별 플레이를 즐기던

다른 신들과 달리 두꺼운 망토로 온 몸을 가리고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합니다.



그녀는 분쟁과 소란을 싫어했고, 필요하다면 언제나 자신이 봉사하려고 나섰던 

어찌 보면 수녀와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리스 로마 신들이 서로 편가르고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던

일리아드에서 조차 그녀는 아무 편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다고 신격이나 힘이 낮았던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제사는 불에 제물을 태우며 시작했기 때문에

그녀는 의무적으로 모든 신의 공물을 처음 취할 자격이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비록 자식은 낳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즐겨 지켜보았습니다.

주부들은 아이의 건강을 헤스티아에게 간청했고

헤스티아는 언제나 그런 어머니의 기도에 귀를 기울여 아이의 건강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부모 없는 아이들을 불쌍이여겨 항상 돌봤기 때문에 

또 다른 이명이 고아의 비호자, 입니다.


별의별 개막장 일이 다 일어나는 올림포스에서 스캔들 한번 낸 적 없습니다. 

..........진짜 신다운 신이에요. 이 시리즈 연재하면서 존경받을만한 분은 이분 밖에 없는 듯

신격도 높고, 성격도 좋은 유일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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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좀 얌전한 여자는 별로더라?"


아니면 그냥 단순히 이 껄떡쇠가 개변태라서 그런걸수도 있습니다.

성도착증 환자 중에서는 일부러 여자가 반항하는걸 압도하는게 즐거워서

강간을 일삼는 변태들도 있다고 하는데 

헤스티아는 지나치게 조용하고 욕심 없으니

이분 스타일이 아니었던 걸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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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후대에 이르러 제우스의 아들 중 

포도주와 풍요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올림포스에 입성합니다.

네, 흥이 깨졌으니 책임지라고 다그치던 그분 맞아요.

아들에게 한 자리 주고 싶었던 제우스는 쓱 돌면서 눈치게임을 하지요.


의자는 12개.

디오니소스가 12주신에 포함되려면 한명은 일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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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양보할게요. 어차피 제 자리는 화덕 앞. 

불을 지켜볼 수 있는 작은 의자면 충분합니다."



이때 헤스티아가 일어나 기꺼이 디오니소스에게 양보합니다.

그래서 헤스티아가 제외되는 대신, 디오니소스가 12주신에 포함되기도 하지요.


여기에도 재밌는 해석이 있어요.

가정주부(헤스티아)가 술(디오니소스)에 빠져서 제 자리를 잃은 거다~ 라는 일종의 유희지요.




로마 말에 이르러서 극성적인 디오니소스 신자들 중에는

제우스가 평화롭게 디오니소스에게 신들의 왕자리를 이양했다, 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로마에서

근 2천년간 12주신의 인기를 쌈싸먹을 초 슈퍼스타가 출연하면서

이들의 신앙이 끝나 무엇이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은 여기에 후대의 상상력을 더할 수 있습니다. 

가이아는 언젠가 제우스에게 

자식에게 왕의 자리를 빼앗길 것이다!! 라고 저주합니다.

그리고 제우스의 아들인 디오니소스가 올림포스에 들어오는데, 

헤스티아가 아무 욕심 없이 자리에 내주면서

디오니소스는 무사히 12주신 자리에 앉지요.


거기다 말기에는 디오니소스가 그 의자를 계기 삼아

신의 왕이 되었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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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분은

크로노스가 실각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했듯

제우스를 실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원래 조용하고 실눈 감고 있는 애가 짱쌔듯이

이분이 조금만 나섰으면 올림포스는 대파란이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조용히 화덕만 보면서 

입맛가는데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킹 진정한 메이커였던 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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