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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자아성찰] 노무현입니다를 보고 돌아보다
게시물ID : sisa_9464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in_Arang
추천 : 7
조회수 : 29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5/26 13: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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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주관적인 감상평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다" 입니다.

어제 펑펑 울 것 같다는 허세를 잔뜩 부리고 갔습니다만
영화보러 가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과연 노무현을 추억하면서 펑펑 울 만큼
노무현에 대한 개인적이고 깊은 추억이 있는가?

2002년 대선 당시 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친구들이랑 학교 담장 너머 월드컵 티켓 구해 경기보러 다니고
얄팍한 정치상식은 있지만 관심은 전혀 없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노통이 당선되던 때 왜 수 많은 지지자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지 그 때는 몰랐습니다.

그렇게 20살이 넘어서도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살다가
군대에 있을 때 첫 대선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정치는 나와 거리가 먼 것이라 생각했고
그나마 다행으로 상식적 중도보수이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부패 기득권 세력인 한나라당은 절대 뽑지 말자였습니다.

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이명박만은 안된다였기에
좋은 사람이라던 김대중, 노무현의 기반인 민주당 뽑자해서
무작정 정동영에게 투표를 했던 사람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명박의 승리로 끝나버린 대선이었습니다.
그 때는 아무 감정이 없었습니다.
에이 민주당이 졌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또 흘러 전역하고 복학해서 정신없이 살 던 어느 날
뉴스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노무현에게 그 어떠한 개인적 추억도 없었기에
그저 전직 대통령께서 돌아가셨구나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죽음에 대해 참 말이 많았지요.
오열하는 분향객들 틈에서 헌화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도대체 노무현이 누구길래 이리도 슬퍼하고 정치살인이라 하는가
이것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노무현은 누구인가? 왜 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는가?
그렇게 얕게 노무현에 대해 공부한 저에게 생긴 감정은 안타까움...
'아... 나는 왜 이리도 좋은 사람을 그동안 모르고 있었을까?'

다시 현재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마무리를 짓자면
노무현과 함께 걸어왔고 대통령 당선, 서거까지 함께한 분들께는
행복했던 추억을 꺼내 보는 동시에 찢어지고 처절했던 기억도 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때 그 시간에 서 있지 않았기에 태풍같은 감정전달 보다는
새벽이슬처럼 잔잔하지만 천천히 스며드는 아련함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지금도 그 촉촉함이 남아 있습니다.

그 분에게 짙게 배어 있던 '사람 냄새'
그 분이 바라셨던 '사람사는 세상'
그런 노무현의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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