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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삭금) 저 잘살았어요. 그런데 딱 죽고 싶은 심정이예요
게시물ID : gomin_17071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폴나폴사자
추천 : 5
조회수 : 873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7/05/29 17: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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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정말 잘 살았어요.
꿋꿋하게 스물일곱해를 잘 버텨왔는데 이젠 정말 끝내고 싶어요.
그래서 그냥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건지
혹은 죽을지도 생각하느라고 글을 남겨요.
 
아주 길고 오랜 학교폭력을 당했고,
친구도 하나도 남아있는 게 없지만 그래도 잘 살았어요
 
착한 대학교 친구들(우리 저포함 일곱명, 마지막엔 저포함 다섯명)이 없었으면
저는 아마 사람 사귀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어린아이같았을 거예요.
지금 이 친구들하고도 연락은 잘 안되지만 그래도 잘 살았어요.
 
진짜 내가 만난 첫남자친구인 줄로만 알았던 놈이 알고봤더니 진짜 나쁜 놈 중의 나쁜 놈이란 걸 알고
열람실에서 소리내어 울었을 정도로 분했고 화났고 눈물나고 슬펐고 괴로웠던 시절에도
내 멘탈 무너져가는 와중에도
존나 열심히 공부해서 드디어 9급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했어요.
 
꿈에 그리던 사회조사분석사 2급 국가전문자격증도 취득했고요.
자격증이 사회복지사 1급 / 한국사 1급 / KBS 한국어 3급 / 운전면허 1종보통 / 토익 500점대도 있어요
자격증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잘살았어요
 
또 대학교 와서 학생회장은 아니고 학년대표 생활하면서도
정말 일잘한다고 칭찬도 많이 들었고 고맙다는 말도 들었고
생전처음으로 성격이 나쁜 줄 알았는데 정말 좋구나 하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어디가서든 잘 될 것같다는 칭찬도 들었구요.
 
근데 지금 공무원 합격도 했겠다, 자격증도 취득했겠다,
지금 길가다가도 모르는 계집애/혹은 머슴아가 갑자기 '저 언니는 왕따야 ㅋㅋㅋㅋ '소리 듣는 동네를 드디어 떠나게 되었는데
아무튼 모든 게 다 너무 잘되가는 데 내 기분은 너무 안 좋아요.
 막 꼭 죽고 싶다 이런 기분이예요.

진짜 해뜨기 전이 제일 어둡다고 하나봐요.
진짜 너무 괴로워서 죽을 것같아요.
 
제가 믿는 것, 위안이 되는 것은 진짜 사람도 아니고 그냥 사주팔자아저씨가 해준 말 믿어요
진짜 용한 사주팔자보는 사람이 바로 딱 '학창시절에 괴로웠겠네' 라고 맞추길래
'학생, 학생은 학창시절보다 앞으로 인생이 훨씬 더 나아질 거다'라고 한마디 해준 게
그나마 매일매일 버티는 위안이예요.
 
그냥 뭐 이런 살아야 될 이유같은 거 다 때려치고 그냥 딱 하루만 더 살아볼까요?
그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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