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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후 제주도에서 한달살기 -애도일기- 7Day
게시물ID : love_293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리아치쏭
추천 : 3
조회수 : 96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5/31 00:44:00

애도일기 Day7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내가 어떤지경이든 세상은 잘돌아가고 시간은 잘만흐른다. 

발목을 다쳐 밖에 나가지 못하고 카라반에서 일하고 쉬기만 했는데 

오늘은 저녁노을을 꼭 보겠다는 다짐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근데.. 하늘이 평소와 좀 다른데? 저멀리서부터 그라데이션이 보여야하는데 보이질 않네..? 

아니나 다를까 오늘 날씨 좋았는데 저녁되니 먹구름이 잔뜩끼었다. 

희미하게 라도 보고싶은 마음에 달려갔지만... 보이질 않는다. 
제주도에서 손꼽히는 해변앞에 사는데 일주일이 되도록 노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저녁이나 먹을까 해서 스텝친구가 알려준 일본식당에 갔더니 클로즈...ㅎㅎ 

대신 핸드메이드 소품샵에 들러 이쁜것들을 구경했다. 

하나하나 매력있고 주인장의 무한애정이 느껴졌다. 그중에 코끼리 궁뎅이 조각품이 인상깊어 사진을 찍었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바위에 앉아 쉬다가 카라반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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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샵의 디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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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궁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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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근처의 분위기 있는 카페]



- 스텝친구도 가고 사장님이랑 둘이 밥을먹고 정리하는데 서귀포에 집을 짓고있는 남자분이 들어와 다같이 술한잔을 했다. 

그분이 소주 한박스를 사가지고 왔는데 여기 온뒤로 매일매일 술한잔씩 하고있다. 

이렇게 자연스럽고 의도치않게 먹게되는데 정말 자유롭고 한량하다.


한잔두잔 하면서 먹다보니 내 신상에 대해 얘기하게 되고 남자친구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다. 

4년동안 있다고 대답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없다고 대답하니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최근에 헤어졌고 여행차 제주도에 왔다고 했다. 그분도 8년을 사귀고 헤어지고 제주도에 내려왔다고 했다. 

딱 두배네.. 어떤 기분일까 4년의 슬픔의 두배일까? 거의 결혼했다가 헤어진 기분아닐까. 

뭔가 동병상련의 아픔....도 잠시. 뭔가 약간 싱글남녀의 기류가 느껴졌다. 아주..살짝. 

약간의 당혹스러움은 있었지만 (난 지금 헤어진지 얼마안됐는데?) 거부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근데 생각해 보면 4년의 연애기간동안 왔다갔다 하면서 스친 다른남자들에게 호감정도는 여러번 느껴본적 있다. 

그럴때 딱 그정도까지에서 멈추었다. 딱한번 심하게 흔들릴때가 있었는데 사귀고 2년쯤 지나서였다. 

그의 행동에 불만이 많았고 짜증을 많이 냈었다. 그때 눈에들어온 사람에게 혹하고 좋아하는 감정까지 들었으나 결국 멈추었다. 

생각해보니 모든게 불만이였던 난 권태기? 비슷한거 였던거같다. 좋은모습 보단 않좋은거만 보였었다. 

그도 나같은 심정이 있었을 것이다. 난 살이 조금씩 쪘었고 꾸미지 않고 너무 편한모습에 그는 실증을 느낀것 같았다. 

그때쯤 그도 다른곳에 한번 눈을 돌리기도 했었다.


그때당시에는 잘 몰랐었다. 연인관계가 지속될수록 소홀해지고 편해지고 맘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세심하고 면밀히 살피어 현명하게 행동했더라면 상처주고 후회하지 않았을텐데.. 

관심과 노력이 필요했었던 거구나.. 지금에서야 난 깨닿게 된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자갈밭에서 커브를 하다가 도는방향으로 넘어졌었다. 

난 자전거를 잘 안타서 몰랐었는데, 

자갈밭에서는 패달밟는 힘도 두배로 들고 방향을 틀면 미끄러져 버린다. 넘어지고서야 알았다.

넘어질때도 다치지 않게 넘어지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난 무릎으로 찍으면서 넘어졌다. 집으로 돌아와 얼얼한 무릎에 멘소레담을 발랐다.


난 잘몰랐다. 아마 그도 잘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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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제주바람을 쐬면 정말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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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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