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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리뷰
게시물ID : readers_285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심한듯쉬크
추천 : 6
조회수 : 3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01 23:42:20
한강의 글을 읽으면
아프더군요.
그것이 시였든.. 소설이었든..
 
문장과 문장 사이에 눈물샘을 파고
흐르는 눈물이 아니라
고이는 눈물을 만들어
가슴을 저릿저릿하게 해요.
 
타인의 아픔을 
저리 잘 묘사할 수 있다는 건
작가급이 아니라, 
무당급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책에서인가
한강 본인의 말로 그녀의 글에서 무당삘이 난다는 
평론가를 언급한 부분이 있어 공감했어요
 
세 파트로 이루어진 채식주의자에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몽고반점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몽고반점의 앞뒤에 붙은 채식주의자와 나무 불꽃은
산 입구에서 보는 친절한 지도이고
몽고반점 파트의 해설 본인 거 같고...
 
생활 속에서 직접 겪었든,
신문방송에서 내레이션으로 흘려 들었든,
곳곳에 산재된 강요된 폭력이
한 인간에게 축적된 상처로 남고,
임계점에 이르면
그 무엇으로든 ..
결국 그 상처를 표현함으로써 저항을 시작하게 되는 데
여기서는 그 저항이 채식주의였고요.
한강 작가의 무당 끼는 
그 상처를 표현하고 반응하는 극 중 인물 하나하나에 빙의하는듯 해요.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한강 <서시> 중에서
 
그래서 그녀의 글은 몇 번이나 
호흡을 멈추고, 다시 쉬고..
그러면서 읽게 됩니다.
 
한강의 글을 보면
작가가 부럽지 않아요.
 
익숙해져 버려 이젠 무뎌진 일상다반사인 폭력을 
길들여지기 전에 그 생생한 느낌으로 응시하고,
그걸 저리 한 올 한 올 뽑아 올려,
인물을 만들고,
옷을 입히고,
저항하게 하니,
그녀의 삶은 그녀의 말대로
세상처럼 아름답고 잔인할 거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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