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의 사랑스러운 손님들
게시물ID : freeboard_15658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quekkoo
추천 : 1
조회수 : 17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05 16:24:57
 
이번 상반기도 망하고, 원래 현실이 고되면 과거 추억으로 도피한다고 하죠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시절 스타벅스에서 7개월 정도 일햇는데
제 생에 가장 진상손님들과(한국+한국 외) 가장 사랑스러운 손님들을 만났던 시절이라 진짜 너무 좋았었거든요
맘도 착찹하고 그 때 생각나서 써보는 나의 사랑스러운 손님들
 
전 한국에서 바리스타를 1년 넘게한 프로(야마) 바리스타거든요 1년 6개월 정도... 그래서 굉장히 빨리 뽑는편이고 나름 속도나 맛에서자부심도 있어요
저희 매장이 단골이 80프로가 넘는데 그와중에 80프로 이상이 남자분들(중년이상)
이상한 들도 있었지만, 대다수 분들이 매우 착했어요
 
 
1. 니가 bar에 보이면 카푸치노를 주문해
 
매일(진짜 한달에 2번정도 안오시려나...) 오던 굉장히 패셔너블한 게이 노신사 분이셨는데 david
7번에 한번정도 카푸치노를 주문하시고 대부분 brew 커피를 드셧거든요
 
위에 말한대로 저는 나름 제 커피에 대한 부심(...)이 있어서, 손님께 잘 보이고 싶은맘 + 뻐기는 맘에
화산 계란찜 마냥ㅋㅋㅋ 거품을 그렇게 올린 카푸치노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그걸 본 저희 슈퍼바이저가 조용히 저에게 다가와서는
"카푸치노 저렇게 만들지마" - 대충 이렇게 말하자
이 노신사 분이
"아냐, 난 Jane이 만든 카푸치노 진짜 좋아해, 저 친구 bar에 있으면 카푸치노를 주문한다니까!"라고 말하시고 유유히 사라지심...
 
치임... 그 이후로 팬이 됨
 
 
2. 너네 바쁘잖아^^
 
또 노신사분임... 트레이닝 복 같은거 입고 다니던 terry라는 이름의 노신사분
여름에 정말 너무 바빠서 정신 못차리고 음료 뽑는데 이분 음료 콜링을 하면서 눈으로 이분을 찾는데
그 쓰레기통이랑 설탕 빨때 이런거 있는 컨티넌트 바? 라고 하던가. 그쪽에 그분이 계신거에요
그런데 그분이 그때 티슈로 컨티넌트 바가 더러우니까 그걸 닦고 정리하고 계셨음..........
다 정리하고 나서야 커피 가지러 오시길래, 저거 왜 치웠어??? 고마워 라고 해맑게 저는 말했죠
(이분 자주 드시던게... 샷 3개 든 라떼였던거 같음...)
그러자 그분, 너네 여름이라 힘들고 바쁘잖아 이런건 내가 대신해줄수 있어 라고 쿨하게 말씀하고 사라지심ㅋㅋㅋㅋ
 
또 치임.... 진짜...
 
 
3. 현금주신분
 
매일 11시 15분에서 12시(폐점)사이에 오시던 할아버지가 계심, 성함 ian
이분에 한달에 2번쯤 안오실까싶은....
중간에 한번 2~3주 안보이셔서, 저희 매장 사람들 다 긴장탐 뭐 어떻게 잘못되셨나 하고...(휴가가셨던것)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맨날 가장 작은 brew 커피랑 초코칩쿠키나 브라우니를 드셨는데
그게 .. 4.55달라인가 그랬거든요, 그러면 꼭 5불을 내시고 남는 모든 돈을 팁으로 주심
안질릴까 싶을정도로 메뉴 안바꾸시는 분...
 
저는 매일 마감을 뛰었기 때문에 이분을 거의 매일보고.
저희 매장 불문률이 초코칩 쿠키 하나 남아있으면, 무조건 킵해놓는거... 설령 이분이 안오셔서 버리거나 폐기하게 되더라도
무조건... 이분을 드려야 된다는게 저희 마감조 소명의식ㅋㅋㅋ
 
정말 진짜 할아버지 같은 분이셨는데
 
캐나다 뜨기 2주전에 저한테 현금주고 가심. 고생했다고.............. 100불, 봉투에 넣어서
 
그래서 시애틀 놀러간김에 시애틀에서만 팔던 초코팝콘 삿는데 ... 그 다음 이틀내리 안오시더라구요..그래서 결국 못드림 퓨...ㅠㅠ
물론 마지막인사는 했습니다!
오래사셨음 좋겠어요 이 할아버지...ㅠㅠ
 
 
 
4. 연락하라는 게이커플
 
이날은 개인적으로도 안좋은 일이 있었고
일을 하던 도중에 노숙자가 병음료를 훔쳐가서 기분이 진짜 안좋은? 그런날이었어요
훔쳐가더라도 쫓아가서 잡을수도 없고 그런데 여튼, 슈퍼바이저 입장에선 복잡한일 생긴거니까...제가 뭐 어찌한다고 막을 도리도 없지만
그리고 또 무슨일인지 잘은 기억이 안나는데 손님 누군가가 저한테 소리질렀나 위협을했나....
 
그렇게 프론트에 서서 주문을 받는데
백인에 등치 엄청 큰 게이커플이 오더니(모르는 사람들) sweety 표정이 안좋아보이는데 무슨일이야? 라고 물어봄
그래서 원래 대답 잘 안하는데, 이때 영혼이 많이 나가있던지
 "어...누가 물건을 훔쳐가고, 막 나한테 소리지르고 그랬어...." 대충 이런식으로 대답을햇는데
이 커플이..ㅋ... "앞으로 그런일이 있으면 우리한테 연락하라구 우리가 여기 서있으면 아무도 너를 위협하지 못할거야" 라고 하고 쿨하게 음료 주문하고 받아가심...
 
별거 아닌데 되게 감격스러웠네요ㅋㅋㅋㅋ....
 
 
 
5. 너 같은 바리스타는 다시 없을꺼야
 
제가 먹는걸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입이 예민하거든요
할머니-어머니 둘다 식당하셨었고, 아는 사람들이 맛집이나 소개팅 장소 이런거 저한테 잘물어봄...
음식점 가서도 그전하고 조금이라도 다르면 칼같이 맞추고 여튼 돼지임 -> 결론 : 돼지
 
그래서 그런지 스타벅스에 시럽 20개 이상씩 깔려잇는데, 그 발란스를 참 잘맞췄어요(자랑임)
프라푸치노나 음료도 커피 못먹는애, 뭐 좋아하는애, 뭐 싫어하는애 각종 단골 손님들 입맛 따라서 개발한게 몇 수십가지가 되는데...
 
어떤 여자 손님은 제가 하는 카라멜 마끼아또만 드셨고(자랑임)
 
어떤 손님은 그냥 오셔서 음료사이즈 + ice or hot 이렇게만 말하시면, 그분 입맛대로 음료 만들어드림....(이분 직업이 바텐더)
그래서 이분한테만 받은 팁이 꽤 될거같네요...기분 좋으시면 본인 팀받은 파우치에 잇는거 반을 저희 팁통에 쏟아넣고 가심..ㅋㅋㅋ
(안타까운건 1/n 한다는것...ㅋㅋㅋ)
한국오기 전에, 이분을 위해 만들었던 음료들 중에 반응 좋았던 아이들 3개 정도의 레시피를 따로 써서 드렸을정도...(엄청 자랑임)
 
그런 제 커스터마이징의 팬이셨던 손님 중에 한 분이
제가 한국 간다니까 너 같은 바리스타는 없을거라고 폭풍칭찬해주심ㅋㅋㅋ
 
 
 
한국에서 1년 6개월을 카페에서 일했는데
손님들한테 음료 맛있다는 칭찬,  혹은 특별한 배려, 따뜻한 말 별로 들은 기억이 없어요ㅋㅋㅋㅋㅋ
그래서 캐나다에서 저 기억만 갖고 살고 싶어서 인지 한국 와서는 카페 아르바이트는 아예 안찾게 되더라구요ㅎㅎㅎ
 
그래서인지.. 저 개인적으론 커피 받을때 별거 아니더라도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는 합니다
오유분들도 음료 받으시면서 인사 잠깐 해주시면 알바생에겐 큰 힘이 될꺼에요ㅎㅎㅎ 진짜 기분 엄청 좋아짐...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