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연애를 할 수가 없어요.
게시물ID : love_29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코아드링크
추천 : 12
조회수 : 1755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7/06/06 05:41:02
새벽에 잠도 오지않아 끄적여봅니다.
게시판의 성격에 살짝 어긋날 수 있는 서론입니다만...
한번만 이해해주세요. 약간의 자아 성찰이 좀 있습니다!
 
본론을 이야기 하기전에 저는 그냥 평범한 직장인 청년입니다. 30을 바라보는...ㅠㅠ
주위에 여자사람이라곤 1도 없고 친구들도 뿔뿔이 흩어져 거의 독거노인수준입니다.
키는 180이 넘지만 대략 1년반 정도 전까지만해도 몸무게 120kg 가까이 되고..
살이 삐져나오는게 부끄러워서 약간의 대인기피증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내 몸을 보고 비웃는것 같고, 피해의식이 많았습니다.
여름에는 푹푹 쪄죽어도 반드시 외투를 입어 어떻게든 살을 꽁꼼 감추려고 했어요.
겨울에 패딩이라도 입는날에는 대중교통을 못탔습니다. 아니 안탔습니다. 
살집에 덩치가 커서 괜히 남들에게 피해주는 것 같고 땀도 많이나서요...
어떻게든 택시를 탔습니다. 민폐끼치는게 싫어서요. 그리고 놀림받는 것 같아서요.
 
연애라는건 당연히 생각도 안했고, 못해봤고 기대조차 없었습니다.
그렇게 제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시간이 길어졌고 하는 일이나 열심히 하자 하고 꾸역꾸역 살았습니다.
당연히 사진 찍히는거나 찍는거나 다 싫어했고 행여나 누가 제 사진을 찍으면 제발 지워달라고
사정사정 매달리기도 했습니다. 막상 당사자들은 왜 그러는지 모르는 눈치였지만요.
 
그러던 어느날  라디오에서 지나가는 사연과 노래를 듣고
갑자기 연애가 하고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감히 이 몸뚱이에 그런걸 원하다니...! 
죄책감을 느끼고 까짓거 한번해보자 하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운동이 잘 될리가 있나요.
그 패배의식에 남의 시선을 신경쓰며 헬스장을 다닐 용기가 안나더군요.
등록하는 순간부터 트레이너들의 시선과 이용자들의 시선.
런닝머신을 차마 이용하지 못하겠더군요. 망가질까봐요.
그렇게 3개월을 끊어놓고 두어번 나갔습니다.
죽고싶더군요. 이대로는 아무 것도 못하겠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해가 지면, 거리에 사람들이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조용히 밖을 돌아다녔습니다. 새벽 1시부터 세시까지 밖에서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중간에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에 서러워서 혼자 거리의 구석에서 울기도 했고
막상 그렇게 운동을 하고나니 집에 들어와 씻고 자면 네시가 넘어서 다음날 출근을 잠안자고 하고..
그러다가 과로로 몇번 쓰러지고.
 
새벽거리를 수십번 나돌아 다니고 안먹고 반복하길 몇개월 지나니 7키로 정도 빠지더군요.
하지만 동시에 건강도 너무 악화가 되어서 의사가 약을 처방해줬습니다.
꾸준히 검사 받으라는 말과 함께요. 약의 종류도 많고 처방도 많아서 돈도 꽤나 나갔습니다.
 
정말 눈 딱 한번만 감고 헬스장에서 운동좀 해보자...
라고 마음먹고 정말 쪽팔림과 패배의식을 뒤로하고 하루에 세시간씩 운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런닝머신 뛰고있으면 제 양옆의 런닝머신으로는 아무도 안오더군요.
슬프지만 참고 뛰었습니다. 더 나은 제 모습과 연애를 하고싶다는 목표 하나로..
 
그렇게 거의 1년정도를 운동에 투자하고 먹는양을 조절하다보니 지금은 오늘 몸무게를 재보니
87키로가 되었습니다.
대략 40키로정도가 빠졌고 사라졌던 쇄골과 목젖이 드러났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똥배는 있습니다만...ㅠㅠ 목표 체중이 90까지만이라도 어떻게 빼보자 였는데
87키로....똥배는 더 노력하면 되겠죠...? 남들이 보기에 키 182정도에 87은 과체중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77까지 목표를 잡았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죠 죄송합니다.
지금은 친구들이 저를 못알아 봅니다. 거짓말 안하고 민증 보여줘야 할정도로, 심지어 성형했냐는 말도 듣습니다.
그리고 여름에 반팔만 입고다닐 수 있어요... 너무 행복해요.
 
그런데 말이죠 저는 좀더 나은 제 모습과 동시에 연애를 하고싶어서 살을 빼오고 있고 계속 뺄 생각인데..
물론 외모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정도라는게 있잖아요.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연애를 목적으로 다이어트를 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막상 이렇게 다이어트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가 없어요.
무서워요 모든 것이. 막상 운동을 할 때에 항상 분노에 가득차서 했던 것 같아요.
누구를 미워하는 분노가 아닌 제 자신에 대한 분노요.
성격에 문제가 있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성격 때문에 그나마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대학시절에 연애도 해봤으니까요.
 
심지어 얼마전에 6년만에 소개팅이라는게 들어왔는데요..
주선자가 제 사진을 보여주면서 얘가 원래 120kg였다고 말해줬다고 합니다.
여자쪽에선 어떤 반응이었는지 제가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일단은 저만 괜찮으면 주선해주겠다고 하더군요.
고민한 시간이 길지 않았어요.
제 자신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모든것이 부끄럽고 자신이 없어 거절했습니다.
저는 소개팅을 할 때(기껏해야 대학생때 두번..ㅠㅠ) 사진이나 다른 것들 안보고 하는 성격이라
소개팅 하기로 했었던 여성분 사진도 안봤고 성함도 몰라요.
하지만 막상 연애를 하려고 하니, 너무 자신감이 없어요.
 
예전의 저를 보던 사람들의 시선과 지금의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들 사이에서 많은 괴리감이 느껴집니다.
당연한  결과이고 이야기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시선들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요.
제가 이상한거겠죠?
 
물론 연애를 하고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건 너무나도 잘 압니다.
저같이 주위에 여자인맥이라곤 1도없는 사람은 더더욱 더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저한테 있는 것 같아요.
생각이 정리도 잘 안되서 횡설수설 말이 길고 어지러워요.
참 이기적인 글이네요... 이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