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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과 헤어지고 나서 쓰는 글
게시물ID : love_297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awbone
추천 : 112
조회수 : 4614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7/06/06 14: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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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썼던 글입니다 http://todayhumor.com/?love_29717

제가 인상 조금 썼다고 여친이 화를 냈습니다. 

여친이랑 저랑 룰이 있는데 저는 눈살을 찌푸려서는 안되고 만약 그렇게 하면 여친은 불같이 화를 냅니다. 

물론 여친한테는 그런 룰이 없습니다. 

오늘 엄청나게 화를 내는 여친을 보며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어제 댓글 달아주신 분들 이야기를 듣고 조금 용기가 났기 때문입니다.

항상 여친이 헤어지자고 하다가 내가 처음으로 불쑥 말하니 화를 내면서 말없이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그녀는 저를 잡지도 않고(기대도 안했지만) 그냥 ok 했습니다. 

그녀한테는 제가 그만큼의 무게인가 봅니다.

오늘 소나기도 오고 옷도 젖고 날씨도 안 좋은데 꼭 이런날 헤어져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나마 괜찮고 날씨 좋은 날 헤어지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영 엉망입니다.



집에 돌아오니 평소와 다른 집 같습니다.  

집이 이렇게 조용한지 평소에 몰랐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내가 방금 현실로 돌아왔기 때문일까요.



커플링을 힘겹게 빼냈습니다. 손가락에 남은 반지 자국을 보니 마음이 더 아픕니다.

소파에 앉으니 이제 뭘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평소 같으면 여친 집에 데려다 주는 길에 저녁 같이 먹거나 데이트를 했을텐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여친이랑 같이 있을 떼는 파도가 크게치는 배위에 올라선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육지로 내려온 기분이 듭니다.

슬프지만 마음이 편합니다. 

그동안 많은 상처를 받았는데 반 이상은 말끔히 벌써 사라진 느낌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눈물이 또 납니다.

모르겠습니다. 슬픈 감정이 이 정도로 많진 않는데 눈물이 그냥 폭포처럼 흐릅니다.

그녀와 같이 있으면서 억울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녀가 그리워서 일까요.

둘다 아니라 기뻐서 울었다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창밖을 바라봅니다.

그녀와 처음 만났던 날부터 최근일까지 영화처럼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슬픈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많은데 그녀한테는 나쁜 기억만 준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더 좋은 남친이 되고 싶어서 다방면으로 노력했는데 그녀와의 관계는 더 나빠졌습니다.




복합적인 감정이 몰아치지만, 어쩌겠습니까.

기어가든 걸어가든 앞으로 나아가야하는게 제 인생이고 책임인거 압니다.

하지만 잠깐만 여기서 앉아서 쉬겠습니다.

그래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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