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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개월만에 영화관을 갔어요!!
게시물ID : baby_200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또로링
추천 : 14
조회수 : 60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6/06 22: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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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혼자서요ㅎㅎㅎ

아기 낳고 친정이나 시댁에서 전혀 도와주시지 못하는 상황이라 조리원 퇴원후 단 하루도 육아에서 손을 놔본적이 없어요
손목이 완전 망가져서 숟가락도 제대로 못들때 깁스하고 혼자 아기케어했고 고무장갑 끼고 목욕시키고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도 애기 봐줄 사람이 없어서 9키로 아기 안고 병원 가다가 현기증으로 휘청해서 애랑 같이 위험해질뻔도 하고
허리가 너무 아파 앉아있을수조차 없을때 안아달라고 우는 아이에게 엄마 아파서 못 안아준다고 같이 울고
애 낳고 뭐 그리 자주 아픈지 한달에 병원을 3~4번씩 가고요
아픈곳도 가지각색, 아플거라 예상조차 못한곳까지 아프더라구요
거기다 아기까지 아프기라도 하면 진짜..으앙ㅠㅠㅠ

신랑은 일도 바쁘고 주말엔 사회인야구단도 나가야하고 한달에 한번씩은 시댁도 가야하고 등등
한가한 주말에는 항상 저 바람 쐬라고 교외든 쇼핑센터든 드라이브 시켜주고 맛난거 사주고 육아도 도와주지만
그래도 제가 육아에서 완전 해방되지는 않아요
그렇게 외출하고 오면 오후 늦게부터 신랑은 야구 봐야 한다고 술상 차려서 자기방으로 들어가요
다시 육아는 저 혼자ㅎㅎ
평일에도 3일은 11시 넘어서 들어올 정도로 일을 많이 하니까 주말에 하고 싶은거 하게 그냥 냅두는편이예요
대신 휴일오전엔 밥도 차려주고 외출도 같이 하는, 신랑 말에 따르면 봉사를 하니까요ㅋ

그러다 오늘 신랑이 영화 보고 오라고 티켓을 끊어주는거예요
저희 신랑 저랑 외출은 잘해주지만 집에서 혼자 아기 보는건 거부하던 사람이거든요ㅎㅎㅎㅎ
오전에 부리나케 애기 밥 먹이고 우리도 아침 먹고 치우고 하다보니 시간이 촉박해서 머리 감을 틈도 없더라구요
세수 후다닥 하고 썬크림만 때려바르고 눈썹 따위 없어도ㅋㅋ
못 감아서 떡진 머리 그냥 하나로 올려묶고 집에서 입는 통바지에 아기가 하도 잡아당겨서 늘어나고 밥풀 붙은 티셔츠 그대로 입고 행여 늦을까 튀어나갔어요
임신때까지만 해도 절대 이런꼴로 나간다는걸 상상해본적 없고 아기엄마라고 꾸미지 않는건 핑계야 라는 건방진 말을 하던 제가요
이러고 튀어나갔는데 하~나도 창피하지도 않고요ㅎㅎㅎㅎ
그저 영화를 영화관에서, 그것도 혼자 볼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기쁘기만 한거죠ㅎㅎㅎㅎ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면서 마음껏 펑펑 울고 혼자 밥도 사먹었어요
혼자 여유롭게
핸드폰도 봐가면서
급하게 마구 밀어넣을 필요도 없고요
그리고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진짜 아무것도 신경 쓸것 없이 오로지 수다에만 집중할수 있었고요
커피도 우.아.하.게. 마셨구요ㅋㅋㅋㅋ
그러다 5시가 돼니 신랑이 전화가 와요
아기 점심은 내가 먹였으니까 저녁은 마눌님이 먹이면 안되냐며....나 불고기 먹고 싶다며...ㅎㅎㅎ
6시 귀가
아기는 생각보다 잘 지냈는지 생글거리면서 저를 맞이하는데 헐 콧물이 나요
신랑은 제가 도착하자마자 벌렁 누워서 핸드폰에 집중하구요
저녁 차려 먹이고 치우고 아기 씻기고 재우고
신랑 오늘 아기 많이 봤다고 생색 내려는지 거의 아무것도 안하려고 하길래 옆구리 찔러서 아기 장난감 치우는거 시켰어요ㅋ
내일 아침엔 밥 먹이자마자 아기 들춰안고 병원 가야겠군요

완전하게 육아 해방데이도 아니었고 제 꼴도 거지꼴이었지만
행복한 하루였어요^^
언제 또 혼자 영화 보고 밥 먹을수 있는 날이 올런지
다음엔 좀 더 사람꼴을 하고 나갈수 있기를 바라며
다들 굿밤 되세요♡

출처 자유부인의 맛을 알아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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