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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와 전쟁 억제에 대한 단상
게시물ID : military2_16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GENTAG
추천 : 0
조회수 : 95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6/07 00:30:19

1. "전투요정 유키카제" 라는 소설을 읽어보신 분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애니메이션판도 있지요.

이 작품에서는 지구 바깥의 외계 행성 페어리에서 UN산하의 FAF(페어리 공군)가 정체도 모를 적인 Jam과 공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FAF는 뛰어난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들과 전투기들에 의지해 전투를 치루고 있죠.

작중의 시점에서는 아직 대부분의 기체가 유인기이고, 꾸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인공지능 컴퓨터들은 더 이상 전투기에 인간이 탑승할 필요가 없고 무인화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에 대한 주인공의 답은 이렇습니다:"왜 인간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가? 이것이 인간의 전쟁이기 때문이다."

2.
우리의 현실 세계에는 아직 전쟁에 활용할만 한 인공지능이 탄생하지는 않았지만,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무인기들이 전장에 배치되고 있습니다.
이 무인기들은 아직 자체 판단에 의하여 전투를 수행하지 못하고 지상의(그러나 전장 바깥의 안전한 곳에 있는) 조종사들에 의해 조종됩니다. 이 조종사들은 생명의 위협 없이 수천마일 바깥의 적들을 죽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도 인간이기에 PTSD에서 자유롭진 못하지만요.

3.
만약, 조금 더 먼 미래에 선진국의 군대가 더 이상 전장에 인간 병사를 배치하지 않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제 적들이전장에서 무슨 수를 쓰더라도 아군의 기계장치를 부술 뿐, 더이상 군인의 희생은 없게 됩니다. 기계의 자율 판단이 가능하게 된다면? PTSD에 시달리는 사람도 사라지겠지요.
우리가 방어를 수행하는 입장에서는 이것은 미래 전장의 장미빛 청사진으로 보입니다. 우리 시민의 희생 없이 적의 공격을 격퇴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4.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간의 전면전을 억제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전쟁이 군인, 즉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을 희생해서 수행해야 한다는 데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부담 역시 큰 축이라고 봅니다.

전쟁을 결의하는 정치지도자들은 그 전쟁이 자신의 표를 희생하는 것임을 감수해야 하는 겁니다. 전쟁을 지지하는 일반 시민들은 그것이 자신과 동일한 다른 시민(혹은 자신 스스로)의 생명을 희생해서 얻어야 하는 가치인지 고민해야 하겠지요.

(물론 대한민국이 이정도로 성숙한 민주국가인지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 있긴 합니다.)


5. 그런데, 더이상 전장에서 우리의 시민이 희생되지 않습니다. 우수한 무인 기계들이 전쟁을 수행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중의 일부를 희생한다는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 쉽게 침략 전쟁을 결의할 수 있게 될까요?


6. 현재의 세계에서는 무인화는 되돌릴 수 없는 시대의 조류로 보입니다. 세계 곳곳은 매우 소란스럽고, 평화를 위해 반드시 격퇴되어야 할 적 역시 존재하지요. 이런 적을 처리하는데 시민의 목숨을 희생하는 것은 불필요 하니 무인화가 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인화 된 전쟁 기계에 대한 윤리적 문제는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일 겁니다. 어디까지 무인화 해도 되는걸까요? 기계에게 자율적으로 적을 죽일 권한을 주어도 되는걸까요?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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