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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129일째
게시물ID : baby_201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슬픈다람쥐
추천 : 25
조회수 : 2416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7/06/11 13:16:12
조정을 다녀왔습니다.
상간남에겐 위자료 천만원이 나왔습니다.
조정이혼은 결렬되어 재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조정 판결중 판사님과 조정관님께 이렇게 여쭤보았습니다.
'딱 천만원만 있으면 되는건가요?
딱 천만원만 있으면 세상 가장 소중한 가정을 파괴하고 사람마음을 이렇게 찢어놔도 되는건가요?
판사님.. 전 돈이 중요치 않습니다.
근데 내 가족을 파괴한 사람에게 주는 벌이 고작 그것이라는게 너무도 싫습니다.
제발 판사님이 벌을 주세요.'

호소해보았지만
상간에 대한 법적 처벌은 없습니다.
고작 그것뿐입니다.
제가 상간남을 몇대 쥐어박은것에 대한 형사 고발이 더 무서운 죄입니다.


조정중 사전 처분으로 아내에게 아이를 면접하여주라는 판결이 났습니다.
자존심에 일부러 보여주지 않았지만 사실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딸에겐 잘못이 절대 없습니다.
어른들의 지저분한 욕심으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겐 그무엇보다 가족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의 외도를 덮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덮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후회합니다. 
차라리 모른척 할껄..
그날 그놈과 같이 같은 방에 있을때 찾아가지말껄..
적어도 그랬다면 가족만은 지킬수 있었을까 하는 후회감에 가슴이 아픕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부모님들..
배우자에게 그리고 아이에게 항상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129일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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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엄마와의 면접 교섭 전날 잠들기전 아이가 말한다.

'아빠. 난 아빠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 사랑해, 고마워, 난 아빠랑 평생 살고싶어'

너무도 감사한 말이지만 뜬금없다.
할머니에게 무슨이야기를 들은걸까? 왜 갑자기 이런말을 할까?

'아빠도 사랑해, 아빠가 평생 우리딸 지켜줄게'

대답했지만 가슴이 찡하게 아프다.
아이가 잠든뒤 내일 1박으로 진행될 아이의 면접교섭에 필요한 짐들을 챙겨본다.
잠잘때 쓸 귀저기, 아이 갈아입을옷, 양말, 속옷, 좋아하는 장난감, 간식...

보네고 싶지 않았다.
내모든것을 희생해서 아이를 내품에 안고 살아가고 싶다.
하지만 내 생각은 잘못된것이다.

짐을 싸면서 하염없이 울었다.


밤새 뜬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아이 엄마에게 집앞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도착했다.

딸에게 말한다.

'우리딸, 오늘은 엄마 만날꺼야.. 만나면 우리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자.'

딸이 대답한다.

'아빤, 할머니랑 살고있어.. 난 엄마랑 살고 올게, 나 사실 엄마 보고 싶었어, 금방 보고 올게'

가슴이 무너진다. 나랑 있을땐 그리도 아빠만 찾던 딸은
본인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딸은 엄마가 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내딸은 아빠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출근하는길 외할머니품에 아이를 안겨 보네고 차안에서 한참을 또 울었다.
우린 참 나쁜 어른들이다. 
하지만 이미 너무도 먼길을 와버렸다.

돌아갈수만 있다면 아내가 외도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돈 몇푼 더 벌겠다고 아내를 출근시킨 내가 미치도록 밉다.

하루종일 회사일을 보는 도중 친한 직장동료의 외부모 부고를 알게 되었다.
서둘러 퇴근하여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조문을 하며 펑펑 울었다.
이기적이게도 난 그냥 울 장소가 필요했다.
직장동료나 모두가 이상하게 볼정도로 난 그곳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아이가 없으니 못마시는 술을 진탕 마셨다.
평소에 전혀 술을 안마시는 내가 혼자 울면서 그리 퍼마시니 주변에서 말렸다.

그리곤 어떻게든 집에 온것 같다.
기분나쁜 숙취에 깨어보니 식탁위에 약봉지가 어질러져있다.
집에와서 수면제까지 먹은 모양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차도 없고 지갑도 없다.


너무도 오래간만의 아이가 없는 일요일..
난 할일이 없다.
집안을 꼼꼼히 청소하고 빨래를 해도 시간이 가지 않는다.

오늘난 아이가 오는 오후 5시까지 
멍하니 아이를 기다릴것이다.

아이가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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