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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덕후의 '헌화'
게시물ID : sisa_9563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인산초
추천 : 12
조회수 : 90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6/14 21: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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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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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naver.com/actionfigure/744941

獻花(헌화)

작품 소재: 피규어3, 들꽃, A4복사용지, 사절지

촬영기: 갤럭시J7 핸드폰

작품 해설:
이벤트 공지가 뜨고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집에 있는 피규어는 많은데 어떤 주제와 컨셉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좋을까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그런 중 얼마 전 구매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소녀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평소 12인치만 모으는 게 아니라 의미 있는 피규어가 있으면 종을 가리지 않고 모아왔기에 이번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왜곡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첫째, MARVEL과 D.C 히어로의 대표 캐릭터를 각각 선정해서 대립이 아닌 하나의 뜻을 가진 대표 히어로의 상징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스파이더맨과 슈퍼맨이었습니다. 둘은 전 세계 코믹스와 영화계의 대표 라이벌 회사이지만 이번만큼은 소녀상 피규어를 지켜주는 하나 된 정의로운 히어로이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스파이더맨과 슈퍼맨을 등장시켜 소녀상을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소녀에게 비난 대신 꽃을 선물하세요. 그들의 희망을 당신과 함께 꽃피우세요’라는 문구를 넣은 현수막을 들게 했습니다. 여기서 ‘Blooming Their Hopes With You’는 제가 좋아하는 희움 팔찌에 새겨진 문장입니다.
둘째, 소녀상 주변에 어떤 꽃이 어울릴까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꽃집에서 알록달록한 꽃을 사서 주변에 전시해 보고 안개꽃도 사서 주변에 전시해봤습니다. 물론 보기에는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우리나라 민초의 삶 같은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꽃집의 꽃들은 전부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는 인위적인 느낌의 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래 고민하던 중 들꽃을 발견하고 하얀색의 누구도 가꾸지 않지만 혼자서 꿋꿋하게 자라나는 저들이야말로 오랜 시간 역사의 아픔을 겪고 이겨내온 우리네 삶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집으로 달려가 꽃을 담을 바구니와 가위를 들고 꽃을 채취했습니다. 그래서 소녀상 주위에 하얀 들꽃을 수놓았고 마지막 한 송이를 소녀의 무릎에 헌화함으로써 순박하고 강한 들꽃 같은 소녀상임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셋째, 네 마리의 하얀 나비를 만들었습니다. 큰 나비 두 마리는 노란색 배경에. 작은 나비 두 마리는 스파이더맨과 슈퍼맨의 어깨에 앉혔습니다. 하얀 나비의 의미는 돌아가신 위안부 희생 할머니들이 나비로라도 환생해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뜻을 가진 소녀상의 하얀 나비의 뜻을 이어받아 종이로 만들어 붙인 것입니다. 네 마리인 이유는 본래 숫자 4는 우리 민족에게 행운의 숫자였습니다.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한데 일제에 탄압을 받은 후부터 숫자 4가 불행의 숫자로 여겨졌다는 설도 있고 아라비아 숫자가 들어오고 한자의 死(사)와 발음이 같다 하여 흉한 숫자로 오인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래 우리 민족에게 숫자 4는 길한 숫자, 행운의 숫자, 성스러운 숫자입니다. 예를 들어, 숫자 4는 봄 여름 가을 겨울 / 매란국죽 / 4대 성인 / 관혼상제의 四禮(사례) 등 중요하고 성스러운 의미에 사용되던 숫자입니다.
마지막 넷째, 배경을 노란색으로 한 이유는 봄처럼 어리고 아름다운 풋풋한 나이에 희생당한 소녀의 시절을 상징하는 색으로 노란색이 어울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앞으로는 고통 없이 언제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란색의 따뜻한 기운을 소녀상에 불어 넣어주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오래 고민하고 준비한 끝에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비록 지금 전시했던 꽃들은 시들어 이파리가 여기저기 날려 다시 흙으로 돌려보냈지만, 이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마음이 숙연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항상 히어로 피규어는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자세를 취할까? 어떻게 전시해야 멋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으니까요. 소녀를 위해 무릎을 꿇을 줄 아는 진정한 히어로다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게 되어 가슴이 벅찼습니다.
비록 핸드폰 사진이라 실물보다 예쁘지 않게 나왔지만, 이 사진이 가진 의미만은 회원님들께 잘 전달 되고 변함없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봐주시고 긴 글 읽어주신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모두 행복한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개념덕후는 추천이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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