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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고관절
게시물ID : wedlock_88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녕달님
추천 : 7
조회수 : 101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6/21 13:35:41
저희 시댁은 지방 꽤 큰 도시(도청 소재지, 지금 광역시 지정 추진중/서울 4시간 반 거리)에 있어요. 
시어머니가 근 17-8년 전에 고관절 수술을 하셨어요. 지방에서 서울 백병원에 올라오셔서 하셨죠. 당시 시어머니 지인 중 한분이 서울 백병원에서 같은 수술을 하셨는데 경과가 아주 좋았다고 추천을 받아서요. 중요한 건, 시어머니를 수술해 준 그 의사가 지금은 서울 백병원에 없습니다. (암으로 돌아가신 걸로 알아요.)

원래 고관절 수술이 10년 15년 정도 지나면 재수술을 해 줘야 한다더라고요. 
저희가 해외 생활 5년하다 다시 한국에 들어오자 마자부터 시어머니 전화하면 딱 하는 말씀,

얘, 서울에 고관절 수술 잘하는 병원좀 알아봐라. 

알아봤지요. 아산병원이 최고라네요. 아니 기왕에 수술할 거 좋은 병원에서 하는 게 좋지요. 저희 친정엄마라도 고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면 당연히 아산병원에서 해 드리고 싶지요. 
그런데 아산병원.... 아시지요? 어느날 내가 가서 나 여기서 수술하고 싶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또 알아보니까, 아산병원이 지방에 있는 여러 병원과 자매결연 비슷한, 의료 지원? 하여튼 그런 관계를 맺어서요,
지방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수술할 때가 되면, 그 병원에서 아산 병원쪽으로 요청을 해 수술은 아산병원에서 할 수 있도록 하나봐요. 
썩 괜찮은 제도지요?
그 아산병원과 의료 협약? 자매결연? 하여튼 그런 걸 맺은 병원(특히 고관절 쪽으로)을 알아보니 시댁이 있는 도시에서도 꽤 괜찮은 병원(그 도시가 워낙 큰 도시입니다.) 몇군데와 연결이 되어 있더라고요. 

고관절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일단 그 병원에가서 의사 진료 본 다음, 의사가 한달있다 오세요, 세달있다 오세요, 할 거잖아요?
그럼 또 의사가 오라고 할 때 가서 또 상태 확인해 보고, 아 이제는 수술해야 되겠습니다, 하면 나는 서울 아산가서 할란다, 하면 굉장히 간단하게 끝나는 문제잖아요. (저는 친정 엄마라고 해도 이렇게 할 겁니다. 이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시어머니께 찬찬히 설명을 드렸지요. 이러이러 하다, 아산은 워낙 붐비는 병원이니 이 방법이 가장 좋겠다,
어머님 집 근처에서 이런 이런 병원이 있는데 제 생각에는 가나다 병원 다니시다가, 그 병원 의사가 이제 수술해야 된다고 하면 아산으로 잡아달라고 하셔라. 했어요.

오냐오냐 그래야 되겠다, 하고는

몇달 뒤에, 어머니 그 병원 가 보셨냐, 하면 안가봤다~ 하고는 다음말, 얘 서울에 고관절 잘하는 병원 좀 알아봐라... 

심지어 절 믿지 못하시는지 아들에게도 서울에 고관절 블라블라... 아들은 그럼 또 저한테 물어보고, 저는 이러저러 이러 저러 설명해주고, 아들은 아, 그러면 되겠네. 하고 엄마한테 말해주었지만 몇달 뒤 결과는 똑같음. 

이 반복을 지금 근 2년째 하고 있어요. -_-;;;;;;;;;;;;;;;;;;;; 안아프신가... -_-;;;;;;;;;;;;;;;;;;;;;;;;;;; 그럼 고관절 잘하는 병원은 왜 찾으시나....

대체 이분이 원하는 게 뭐죠? ? ?

(아들집에 기거하며 아산병원 다니고 싶다... 라면. -_-;;; 작년 1월 제가 사정이 있어, 저희 시어머니가 저희 아이들 -당시 11세, 9세 초등여아- 돌봐주러 저희 집에 오셨다가 3주를 채 못채우고 20일만에 -일요일 저녁 오셔서 토요일 아침 가심- 모든 걸 다 뿌리치고 내려가셨어요. ㅎㅎㅎ 그 뒤 한번 더 2주만 아이들 돌봐주십사 부탁 드렸으나 칼같이 거절. 돌봐주는 수준은, 제가 9시 30분 출근에 3시 30분 퇴근인데, 방학 기간이라 그 사이 집에서 걸어서 3분 거리, 5분 거리에 있는 학교 방과후와 피아노 학원에 데려다 주는 것, 점심을 챙겨 주는 것 이었네요. ㅎㅎㅎ 아침 저녁은 제가 차려 드리고, 점심 먹을 거리 미리 준비해서 냉장고에 넣어드리고 갔는데..... 그냥 저희 집에 있으면 친구도 없고 답답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남편은 그때 무지 배신감 느꼈던 듯 하고요. ㅎㅎㅎ 남편은 울 엄마가 손녀들하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실거야, 라고 혹시나 제가 친정엄마 부를까봐 막 겁내면서 시어머니 부르고 싶어했거든요. 나름 엄청난 효도를 한다고 생각 했던 것 같은데... ㅎㅎㅎ 그 뒤로 엄마 오시란 말 잘 안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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