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생활하고 있는데, 옆에 오래된 분이 벽 하나 두고 살고 있어요. 한 1년이 넘은 것 같은데 저도 9개월정도 되었구요. 원래 바로 옆방이 아니었는데, 제 옆방이 비면서 이사를 오셨더라구요. 그때부터 낮이고 밤이고 방에서 통화를 하시더라구요. 짧을 때도 있고 길 때도 있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바로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저도 혹 상대방에게 조용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좋은 게 좋은거라고 참고 있었어요. 몇 번은 대놓고는 아니지만 사람들 잘보이는 곳에 포스트잇도 붙여놓구요. (전화통화 다 들리니 밖에서 하시라고)
근데, 얼마 전엔 도저히 못참을 일이 생겼어요. 다음날 아주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새벽 4시에 30분동안 전화통화를 하는겁니다. 저는 잠이 깨버렸고 그리 좋지 못한 컨디션으로 시험을 쳐야 했죠. 그 다음서부턴 아, 이건 참을 일이 아니다 싶어 고시원 내부 온 곳에 전화통화자제해달라고 써붙였는데, 그걸 깔끔히 무시하고 오늘 하루종일 통화하는겁니다. 이건 아니지 싶어 결국 문을 두드려, 소리가 좀 크다, 목소리를 낮추시든지, 나가서 하시든지 부탁드린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조금 있다가 제 문을 두드려 부르더니, 저도 할말이 있다며 밤에 코고는 소리에 깬다. 이게 가까이 있으니 서로 좀 양보하고 조심하자. 내가 요즘 통화많이 했지, 매일 그렇진 않지 않냐...
코고는 소리가 난다는 말에 당황해서 (사실 반격의 말이 올 줄 몰라서) 아, 그렇냐 죄송하다... 만 했는데 전화통화때문에 여기 살면서 내도록 힘들었다는 말을 못했네요. 이사가려해도 짐도 많고 방도 없어서 그냥 참았는데 그 사람 입장에선 제가 요 며칠 가지고 이러는 줄 아는 것 같더라구요.
다시 말을 하면 싸움 날 것 같아 그냥 서로 조심합시다~~로 끝나긴 했는데
먼가 억울하네요. 그냥 계속 참을 걸 그랬나 싶고. 소심하면 그냥 가만히나 있지 괜히 말했나 싶고
먹을거랑 해서 가타부타 여기올때부터 스트레스받았다 고 글을 쓸까 하다가 아이고 마, 이젠 통화안하겠지 싶어 내버려둘까싶습니당.
다른 사람한테 안 좋은 말 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편이라 좋게좋게 일이 마무리 된 것 같아도 몸이 부들부들 떨리네요.
그냥 말 잘 했어요! 라는 말이 듣고 싶었나봅니당. 이런 거 오유말곤 누구한테 말하기도 그렇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