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처음 본 게, 10년 전쯤일꺼야. 군대에 있을 때였지.
하필 그 때 휴가를 나가서 블랙라군이라는 만화를 접했지 뭐야.
여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간드러졌고, 허세찌든 쌍권총이 내 마음을 움직였단다. 그래서 다음캐릭은 꼭 레인저를 키우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여거너 + 쌍권총이라니. 이건 운명이다 싶었어.
그간 알피지에선 근거리캐릭이나 힐러밖에 안 했는데, 네 덕분에 처음으로 원거리캐릭에 맛을 들였지.
군인 월급 쪼개서 아바타도 사주고...
아직도 기억나네. 크리스마스때 여친한테 바람맞아서 서울에서 전철 차 다 끊겨서 겜방에서 밤새면서 플레이했지
잘 지내니..? ㅈㅇ아....
아니아니
암튼, 곧바로 해킹을 당했지만, 군인 신분에는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전역 이후, 다시 던파를 시작하면서 예전 본캐였던 버서커와 넨마를 접어두고 너부터 키웠었지.
당시 속강이다 뭐다 해서 템세팅에 골머리를 좀 썩었었지. 화속성 부여는 너무 비쌌어. 큐계도 없었고.
성능 좋았던 둠 블래스터를 싸게 구매하고, 또 강화도 잘 붙어줘서 얼마나 기뻣던지.
당시 성능은 중하위였지만 길드원들 덕분에 이계도 매일 갔지.. 물론 딜은 노딜이었지만.
엄청 힘들게 유물세트도 맞추고 결투장 입문시켰는데, 공정한 결투장에 빠지면서 공결에서만 놀았었지. 참 돈쓰는데 의미없었는데.
절륜한 사기성으로 인해 쉽게 금단까지 갔지만, 예전만큼 안했던건 사실이야.
나도 많이 바빳고, 다른 게임도 많이 나왔었으니...
65제 아이템들 업뎃으로 다시 시작했다가, 또 금방 접었지. 그리고 얼마안지나 약믿이라게 나오면서 내 마음은 거의 떠난 줄 알았지뭐야.
하지만 여귀검사 덕분에 다시 들어오게됐고, 넌 두번째로 밀려났지.
여귀검사때도 뭐, 엄청 열심히 했지 뭐. 하지만 예전만큼 널 플레이하진 않았어. 결투에 흥미를 잃었으니까.
그러다가 결국 또 접었었고 다시 잠깐 플레이하다가 또 그만두고
사실 두달내내 헬창돌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나가더라 ㅋㅋ
잠깐 네가 로오레를 먹었을 때, 주캐를 옮길까도 고민했었지.
클레압도 사주고 칭호도 맞춰주고 했는데도 다시 세팅하기도 너무 버거웠고...
니는 크로니클 진짜 못먹긴했어 그치?
커맨드 연습한다고 하루종일 수련의방에서 커맨드 만지작대고 있는데 손가락에 이상신호가 오더라고.
그 다음 날, 힘든 일이 잇어서 술을 몇 잔 마시고 너를 쳐다보니 너무 화가나고 허무하더라. 그래서 네 첫 자에픽을 갈아버렸던건 정말 미안해.
근데 진짜 손가락 부서지는 줄 알았다구...
그리고 다시 복귀한지 두달이 됐네.
넌 지금 캐릭터 선택창 두번째 줄에 가 있구나...
레벨업도 시켜주고 고던도 보냈지만 내가 예전만큼 컨트롤이 잘 안되네. 연타스킬도 그렇고 자꾸 잘못누르는데다가...
광부라도 써먹을랬더니 수리비가 너무 많이 나오더라.
게다가 인기직종이라 관련 아이템은 제법 비싸기까지
다른 캐릭을 키우면서도 자꾸 네 생각을 하지만, 고던 한두판만 돌면 역시나 진이 다 빠지더라.
얼마 전, 풀광부 돌린다고 널 다시 했을 때가 잇었지
검신 소마 세라핌 런처 뱅가드 독왕 옵티 전부 돌릴때도 큰 무리가 없었는데
다음 날, 푹 쉬고 너부터 그란킹 풀피로도 썻는데 손가락 관절이 아프더라구...
다른캐릭 전부 레이드쩔이다 광부다 해서 플레이하는데, 유독 너는 접속자체도 잘 하지않고있지.
예전같지않은 나를 용서하렴...
네 잘못이 아니야, 나이든 내 손가락 탓이지 뭐....
키우고싶은 캐릭들 전부 다 키워놓으면
골럭 초월해주고 블포랑 삼신기 황홀풀 정가해줄게. 물론 조각이 5~8퍼센트 내외더라. 1년만 참아봐.
그 전에 안접는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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