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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디 보고 왔어요.(스포유)
게시물ID : movie_68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あかねちゃん
추천 : 4
조회수 : 49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7/05 17:24:16
사실 조금 밋밋하기는 했어요. 

어벤져스 때의 액션 생각 하면 좀 더 밍밍한 듯 싶은게 단점이지만 영화 자체는 진짜 기깔 나게 잘 만들었어요. 

일단 지금 까지의 MCU 를 보면 참 느긋해요. 편당 제작비 1 억 달러 전후를 안 찍는 작품이 없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봉 할 때마다 진짜 저 밑의 오금까지 찌릿찌릿 할 수 밖에 없죠. 실제로 지금도 전세계 어느 영화 촬영장이든 감독이랑 투자자랑 멱살 잡이 안 하는 곳이 드물죠.

근데 MCU 시리즈의 완급 조절은 진짜 느긋하다는 말 외에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필요한 만큼만 딱딱 기깔 나게 보여주죠. 흥행 불패 한국에서도 퍼스트 어벤져스, 토르, 가오갤 등이 말아 먹었음에도, 진짜 대박 중에 초대박인 스파이더맨에서도 그 뚝심 그대로 보여주네요.(DC 쪽도 좀 느긋해지면 좋겠는데 이제는 기대를 아예 접었네요)

천조국산 히어로물에서 이제는 거의 클리셰라 할 수 있는게 소시민에서 히어로로서의 각성이죠. 어쩌면 영웅의 아이덴디티 라고도 할 수도 있고 다른 말로는 '업' 이라고도 할 수 있죠. .MCU 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는 캡틴 아메리카를 생각 해 보시면 되죠.

문제는 바로 이 아이덴디티의 성립이죠. 

만화나 소설에서는 긴호흡을 두고서 필요 충분한 내러티브와 드라마를 거쳐 온전한 영웅으로 담금질 되어 가는 과정을 담을 수 있다면 영화에서 주어지는 건 최대 2시간 남짓의 런닝 타임 뿐이죠. 

게다가 슈퍼 히어로물이죠. 대박 예산이 깨지는 장르죠. 실패 하면 투자자가 사시미 들고 쫓아와도 납득이 가죠. 

기실 DC 에서도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만 해도 족히 3대는 우려 먹을 소재 거리가 쌓여 있음에도 판판이 깨져 나가는 이유가 2 시간이라는 늪 때문이죠.(개인적으로 수어 사이드 스쿼드를 MCU 가 해줬으면 싶을 정도죠)

보여 주고 싶은 건 많고 받아 먹은 돈도 속이 더부룩 할 지경이니 ddong꼬쇼라도 해서라도 어떻게든 흥행은 해야 하니 매번, 정말이지 질리지도 않을 정도로 똑같은 패턴의 망작이 나오는 DC 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거죠. 

해서 이번 스파이더맨은,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이라는 선입견이 박혀 있을 정도의 스파이더맨을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으로 진짜 멋지게 리부트 했어요.

특히 2002 년 개봉한 스파이더맨에서 보여 주었던 웹슈터를 이용한 현란한 빌딩 타기야 말로 실사판 스파이더맨의 아이덴디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장면들 대부분은 과감하게 들어 냈죠. (- 오히려 웹슈터를 제대로 쓰기는 커녕 이리 박고 저리 받히는 등 스파이더 센서가 있다면 상상도 못 할 몸치죠. 다만 앞으로의 '성장' 에 있어 정신적인 면모만이 아니라 '육체' 적인 능력, 정확히는 컨트롤의 성장도 충분히 예상 할 수 있지만요. -)

대신 납득이 가는 스토리에 훨씬 더 공을 들였죠.

물론 밴 숙부야 말로 스파이더맨의 정체성 확립에 가장 중요한 이정표를 찍었음에도 지나가듯 언급만 된 건 약간 흠이긴 했죠.

하지만 '메인' 빌런('슈퍼' 빌런이 아니라 메인)인 벌쳐의 설정은 아직 10대 중반에 불과한 미성숙한 정신의 '스파이더맨' 에게 밴 숙부의 비극 이후의 충격으로써는 충분 했다고 보여지죠. 

요점은 중형차로 저글링 할 수 있는 10대가 그 힘으로 은행 대신 은행 강도 옥수수를 털어야만 하는 이유죠. 밴 숙부의 비극은 피터 파크에서 스파이더맨으로 넘어 갈 수 밖에 없는 아이덴디티의 성립이라면 이번 편의 벌쳐는 그 힘으로 '어떤 정의'를 추구 할 것이냐 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이죠. 

아이언맨 처럼 국제적으로 아니 우주적으로 깽판 칠 수도 있음에도 굳이 뉴욕시에서 여러분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으로 남는 이유 말이죠. 

뭐 속으로 피터 파커가 예비 장인의 코스프레를 보고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는 본인 자유지만 일단 외부에서 보기에는 충분한 개연성은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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