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의 도리무
게시물ID : animal_1842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밍키걸
추천 : 6
조회수 : 2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09 12:29:23
KakaoTalk_20170709_122721713.jpg
KakaoTalk_20170709_122719626.jpg
KakaoTalk_20170709_122715095.jpg
KakaoTalk_20170709_122713328.jpg
KakaoTalk_20170709_122701830.jpg
KakaoTalk_20170709_122712307.jpg
 
 
 
처음 너를 보았던 날을 어렴풋이 기억해.
너는 작은 아가였고 생기가 넘쳤어.
주변 아가들이 다 잠에 빠져 쿨쿨거리는 와중에도,
너는 뭐가 그리도 궁금하고 궁금하였는지 친구들을 밟고 도도도도 뛰어다녔어.
어떻게 보면 산만하였지만,
주변 아가 중에서도 너가 제일 예뻤고 밝고, 건강해보였어.
그래서 너를 택했던것 같아.
그렇게 너는 내 마음에 들어오게 된거야.

이마트에서 3천원 주고 데려온 쥐새끼라고 우리 오빠는 비웃었지만
너는 세상에서 가장 가장 예쁜 나의 작은 햄스터였어.
가장 사랑스러운 너였어.

너에겐 처음이었던 것들 투성이었는데
어느날 아직 아이였던 너에게 밤고구마를 줘봤는데.
눈이 똥그랗게 되서는, 일어나서 밤고구마를 너무 맛있게 먹던 너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지금도 내 가슴속에 선명해.

얼마 전에도, 삶은 밤 호박을 너에게 줬었는데,
밤고구마를 먹던 어린 아이였을 그때처럼, 너무 허겁 지겁 맛있게 먹다가
그걸 또 언제 다시 먹으려는지 모르겠지만 
아껴 먹으려고.. 볼따구에 우겨넣는 니가
마음이 아리더라.

얼마 전,
어느 날
많이 차가워진 너의 손과 발,
그리고 힘이 없어진 몸.
반쯤 감긴 눈.

알겠더라.
네가 곧 가야할 시간이 오고 있다는걸.

7월 8일이었던 어제.
선풍기가 혹시 춥지는 않았니?
날이 너무 더워서
혹시나 해서 켜고 갔었는데
그게 네가 가는 길을 더 빠르게 했다거나
나쁘게 한건 아니었길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이야.

너무 온순하고 착한 너여서
내손을 아기때 말고는 물어본 적도 없었지.
너가 삑,삑 대며 잠꼬대를 할땐 어쩔 줄을 몰랐어.
악몽을 왜그리도 많이 꾸는 것인지
혹여
엄마가 보고싶어서일까, 마음이 아파서
너를 키우는 내내 계속 마음이 아리고 아팠던 기억들만 떠오른다..

그냥
잠시라도
나까짓 친구와 사는 아주 그 잠시라도
정말 잠시라도..
너는 행복했을까?

이것 저것
너에게 해준 것들은 많은데,
또 어떻게 보면 해준것 같지도 않아서
그게 참 미안해..

그냥
나와 함께한 시간을 잠시라도 떠올렸을 때
너의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편해지기를.

비오는 날에 떠나는 바람에
무지개다리가 미끄럽진 않았을까,
잘 건너간건 맞을까
나는 너를 약 2년 2개월, 함께 살면서도
보내고 나서도
걱정 투성이야.

고마워.
그래도 언제나 내옆에 있어줘서
그리고 미안해.
떠나는 날 옆에 없어줘서.

다음 생에서는
너가 자유로울수 있는,
날아다니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그냥 아주 자유로울수 있는
아주 먼 나라의
건강하고 힘찬 새로 태어났으면 좋겠어.

나는 너를 사랑했고 아꼈고, 지금도 정말 사랑해.
안녕, 도리무. 안녕....안녕.......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