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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버지 사망신고 하러 가요(2)
게시물ID : gomin_17142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코아잔
추천 : 13
조회수 : 1715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7/07/11 03:48:06
한잔 했어요.

어제 아버지  삼우제 지내고 와서 아버지 사망 신고 했어요.

어머니 사망신고 접수 해주셨던 주민센터 직원분 께서 저를 알아 보시고는

고인의 명복을 빌어 주셨어요. 너무 안타깝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집에 들어오는길에 같은 아파트에 사시던 엄마 친구분께서 어디 다녀오냐고

하셔서, 아버지 삼우제 지내고 오는길이라고 했어요.

어머니께서 생전에 친하게 지내셨던분이었는데.

아버지랑 제 연락처엔 아주머니 연락처가 없었나봐요

그렇게 한참 말씀 없으시다가 안아주셨어요

그 자리에서 눈물 흘리시면서요.

엄마가 눈의 계절에 눈송이가 되던 날부터 반년이 지나기 까지

동네에서 살면서 엄마의 명복을 빌어 주셨던 엄마의 친구분들께서

아직 엄마를 잊지 않았다. 하시며

저에게 힘내란 위로 해주셨어요. 장군과 같으셨던. 만약 남자였고

배움의 기회가 많았다면 국회의원감이라고 하시던 엄마의 친구분들께

제 걱정을 해주었던 그분들께 전 잘 지내고 있노라고.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알려야 해요.

지금 집에 외할머니께서 계세요. 내일이면 고향이신 천안으로 내려가십니다.

어렸을적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손에서 컸었는데.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면 나 이렇게 후회하지 않을텐데.

내일부터는 나 이제 혼자 입니다.

다음주엔 절 많이 안쓰러워 하는 회사에 출근 해야해요.

우연찮게, 하늘의 배려와 같았던 제 휴가의 막바지에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 볼 수 있었던 하늘이 주신, 엄마가 노력해주셨던 것 만 같은

휴가가 끝나고, 저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겠죠.

혼자 지내는게 아직 많이 서툴고, 어색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지만

어제 오늘 집안 정리를 어느정도 했어요. 엄마의 흔적들을 치우기 싫어했던 아버지의

소망에 거의 정리도 못했는데. 아버지가 떠난 지금 모든 마음의 이별을 혼자

보내야 하네요.

너무 고마워요

일일이 댓글 달지 못했지만, 십여년을 함께한 오늘의 유머 가족들의

하나하나의 댓글, 그리고 힘내라고 보내주신 추천들 덕분에

저 지금 혼자 술 한잔 하며, 눈물 흘리고 있어요.

장군과 같던 엄마의 아들

장군을 사랑했던던 아빠의 아들로

나 이제 열심히 살아 보려고 해요.

앞으로 몇년 후에 결혼 하게 되면

그때 엄마아빠에게 쓰는 편지로 내 인생에서 가장 크게 울겠죠?

엄마가 아빠가 너무 빨리 와서

화가 많이 났나봐요. 아빠가 떠나는 날부터

아빠의 삼우제까지 비의 계절인걸 보면요.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엄마가 암으로 투병 한다는 글을 적은 적 있었는데

그때 적어 주신 모든 위로의 글들, 차마 하지 못하셨지만 마음으로 응원 해주신

추천들. 그리고 아버지의 조문까지 마음으로 찾아 와주신

오유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친구 같아서, 제가 활동을 길게 해서

마지막으로 말 짧은 말 한번만 할게요.

용서해 주세요.


고마워, 너희들의 위로 한마디가, 마음으로 보내준 추천 하나 하나

잊지 않고 씩씩하게 살게. 우리 만나지 못했지만, 나 여러분의 심장소리

들리게 날 안아주었다고 생각해. 모두 행복하고, 여러분들의 가족들 건강하길 바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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