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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낱같은 희망의 끝에서
게시물ID : love_32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in_Arang
추천 : 1
조회수 : 4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13 02: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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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고백, 좋은 오빠 동생으로 지내자는 결말.
너의 그 대답이 아직도 머릿 속에 선명하다.

마음의 정리를 위해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불편했던 것인지, 정말 바빴던 것인지 만나지 못한 채
그렇게 해가 지나고 반년의 시간이 흘러갔다.

고백하던 그 순간의 두근거림과 떨림은 흩어졌지만,
애뜻함과 그리움은 여전히 남아 더욱 깊어져갔다.

여전히 불편할까, 혹시라도 다시는 못 보게 될까
고민하면서 적었던 안부 메시지의 전송버튼을
차마 누르지 못한 채 닫아버리기 일쑤 였다.

그렇게 어렵사리 만나자고 힘겹게 보낸 메시지에
흔쾌히 그러겠노라고 온 너의 답변은 희망이었다.

항상 내가 먼저 시작해야 가능한 메신저 대화였고
이번에도 여전히 내가 먼저 시작한 대화였다.

간간히 쓰던 웃음 이모티콘이 전부였던 너의 메시지가
어째서 이번에는 다양한 이모티콘들로 채워졌을까
그 이모티콘 때문에 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너를 만났다.

뜨거운 날씨에 상기된 너의 얼굴은 내 두 눈을 가득 채웠고
그간의 힘든 일들을 말하는 너의 목소리는 귓가에 또렷했다.

행복했던 만남이 끝나고 헤어지고 나서 너에게 보낸 나의 메시지에
너는 또 다시, 전에 없던 이모티콘들을 넣은 메시지를 보냈다.
그 때의 내 감정은 희망이었을까 아니면 혼란이었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조만간 다시 만나자는 나의 메시지에
선후배로 만나는 것 맞냐며 다시금 확인하는 너의 답신.
혹시라도 나의 감정이 그대로라면 자신이 실례한 것 같다며
뜬금없이 나에게 미안한 기색을 비추었다.

나는 그러한 너에게 너만 불편하지 않다면 나는 괜찮다고 했다.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기에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았다.
희망고문... 그 네글자가 참 절묘하게 들어맞는 상황이었다.

차를 세우고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서서 잠시 생각해봤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우리는 좋은 선후배 사이로 만나고 대화하고 있으며
나의 애뜻함이 사라지는 그 날 우리는 여전히 좋은 선후배일 것이다.
관계가 발전되고 너의 마음의 벽의 허물어진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런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더 나빠지지 않은 현실에 감사하며
더위 때문인지 마음 때문인지 어둠이 깊었지만 안 오는 잠을 기다리며
차가운 맥주 한 잔에 내 마음 몇 줄 훌훌 털어놓고 베개에 머리를 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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