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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주말
게시물ID : cook_2073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리조각
추천 : 10
조회수 : 73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7/17 13:31:44
우리 부부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때 강제 이별을한다.

와이프가 목포로 대학원을 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3주간 떨어져 있게 된다.

물로 와이프가 없는 동안 혼자 게임하고 친구들 만나고 놀수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3주나 되는 솔로잉은 막판에 정말 외롭기 마련이다.



이제 다음주면 맞이하는 이별을 대비하여 부부는 불타는 주말을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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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한번 사진을 올린적이 있는 의정부 제일시장 지하의 곱창타운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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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 국물? 오뎅국물? 같은 육수에 라면을 넣어서 주신다. 오 생각보다 맛있다. 

나중에 집에서 한번 도전해봤는데, 저렇게 깔끔하게는 안되지만 나름 별미였다. 라면으로 만든 잔치국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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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불타는 주말저녁에는 참이슬이 빠질 수 없다. 습도가 높아서 금새 하얗게 습기가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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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두번째방문이라 다른 집에 가봤는데, 와이프는 저번에 갔던 집이 더 입맛에 맞다고 한다.

나도 동감이긴 한데,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집집마다 양념스타일이 약간씩 다른 것 같다.

언젠가 이 10집의 곱창을 다 맛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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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로 불타는 토요일을 달린 후 일요일의 내맘대로 아점이다.

파와 계란 맛살을 꺼낸다. 오늘의 아점은 콩국수 라면과 텐신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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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물에 파와 맛살을 넣고 스크램블을 한다..... 

스크램블이 되어야 하는데 부재료가 너무 많았는지 그냥 맛살 볶음이 되어버렸다.

뭐 어떠랴 맛만 좋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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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밥통에 밥이 똑! 떨어져 햇반을 돌렸다. 

우리집은 현미나 귀리를 넣은 밥을 먹기 때문에 오랫만의 쌀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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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위에 맛살볶음스크램블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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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스를 뿌린다. (1인분 소스 레시피 - 물 5T, 굴소스 1T, 설탕1T, 식초1T, 간장 1/2T, 맛술1/2T 넣고 끓이다가 전분물 추가)

텐신항이라는 요리는 처음이었는데, 약간 탕수육 소스같은 느낌의 소스와 계란 스크램블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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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콩국수 2개를 삶는다. 처음먹는 오뚜기 콩국수에 대한 평가는...

나는 제법 그럴싸하다는 평이었고, 와이프는 이걸 도대체 뭔맛으로 먹는건지 모르겠다는 평이었다.

애초에 와이프는 평양냉면과 콩국수 등의 담백한 면요리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아점을 먹고 나서 우리는 밀린 집안일을 하고 낮술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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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장은 제기동 청과물 시장안에 있는 술집(?)이다. 이 집으로 올라오는 계단 바로 앞에서도 수박을 팔고있다.

안과밖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재미있는 곳이다. 게다가 과일과 야채가 정말 싸다...

파프리카 4개 천원이라는 팻말을 보고 나도모르게 살뻔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여기저기에 힙스터들이 연상되는 인테리어와 소품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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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을 닮은 커다란 얼굴조형과 프레임을 2단으로 붙여서 만든 자전거.

저런 자전거는 진짜 탈수는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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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의 최고장점이라는 루프탑.

건물 옥상에서 그냥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듯한 맥주박스를 깔고 앉아서 술을 먹을 수 있다.

밤이 되면 여러개의 전구 불빛 때문에 분위기가 깡패라고 한다.

하지만 우린 낮에 왔고, 날이 더워서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로 다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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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얼마전부터 마셔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서울의밤'이라는 술

술집이고 마트고 편의점이고 파는데를 찾을수가 없어서 찾아온 곳이 여기 상생장이다.

전통주인줄 알았는데, 럼을 베이스로 한 리큐르다. 그냥 먹기엔 조금 독해서 토닉워터라도 있는게 좋을듯하다.

우린 그냥 마셨는데, 다음에는 사이다정도랑 섞어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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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는 여러개의 가게들이 각자 다른 메뉴를 내는 푸드트럭 장터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이름이 상생장인가? 가격은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적당한 가격이다.

인스타그램용 술집들의 대부분이 어처구니 없는 가격표를 내걸고 있는걸 생각해보면 꽤 괜찮은 수준이라고 본다.


첫번째로 선택한 우삼겹 부추볶음은 무난하면서도 나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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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안주삼아 서울의 밤을 거의 다 비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은근히 맛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의 밤을 한병 다 비우고 와이프는 수제맥주를 주문했고, 나는 잭콕을 주문... 하려다가 와이프의 강요설득으로 롱아일랜드티를 시켰다.

맥주랑 칵테일은 1회용 잔에 나오는것이 영 모양새가 아니어서 사진을 안 찍었나 보다.

맛은 그냥저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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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종류가 먹고 싶어서 유부초밥을 주문했더니 오늘은 일식을 안하는 날인가보다.

무스비가 있다길래 무스비를 시켰다. 

하와이에 가본적이 없어서 본토 무스비가 뭔 맛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이것만 해도 맛있긴 하다.

스팸이랑 밥인데 맛이 없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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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의 이름은 도쿄-핫 프라이즈이다. 다분히 의도가 보이는 네이밍이다 ㅋㅋㅋ

감자튀김에 약간의 야채와 불닭을 올리고 치즈소스로 범벅을 한 메뉴다.

설명만 들어도 맛있을것 같은 메뉴인데 당연히 맛있다. 

이렇게 대낮부터 낮술을 마시고 집에와서 결국 저녁에 소화제를 마셨다. 적당히 못 먹고 또 욕심을 부렸다.





가끔 그렇게 생각한다. 결혼 4년이 넘어서도 우리 부부가 사이가 좋은게 가끔 이런 이별을 경험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늘상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떨어져 지내면 오랫만에 만나는 와이프가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아끼던 물건을 잃어 버리면 처음엔 슬프지만, 그래야 그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은 가끔 상실을 경험해야 더 좋은 것을 채워넣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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