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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장이 될까봐...걱정됩니다.
게시물ID : sisa_9694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겐
추천 : 4
조회수 : 1102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7/17 23: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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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는 작은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17명. 관리직 및 기술직 7명. 생산직 10명 이렇습니다.
관리직, 기술직 직원들은 연봉제이고, 생산직은 시급제입니다.

작년 3월에 개업을 해서, 현재까지 17개월째 적자를 보고 있는 형편입니다.
개업 초기에는 물량수주가 원활하지 못해서였고, 
올해 들어서는 사드여파로 중국시장의 수출이 막혔고, 북미시장은 트럼프 집권이후로 바닥을 치다가
최근 조금씩 늘고 있는 형편입니다.

제조업체라고는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현.기차의 2차밴더입니다. 
코딱지만한 규모지만 나름 기술력이 있다고 평가받아서 특정 제품에 한해서 공급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누적되는 적자에는 장사가 없는듯 합니다.
자동차 업계에 계신 분들은 아마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시겠지만, 평년대비 40%이상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월급 못챙겨간것은 작년 추석때쯤부터 인듯하고, 직원들 급여 맞춰주는 것도 힘들어서
지인들에게 빌리기도 하고, 원청에 선지급을 요청하기도 하고, 그래도 나올 곳이 없을때는 비싼 이자 줘가면서
카드론으로 몇천씩 대출받아가면서 직원들 급여만큼은 하루라도 지연되지 않게끔 하고 있습니다.

올해들어서 이렇게 사적으로 회사에 넣은 금액이 벌써 2억가까이 되가는 듯합니다만....
타개책이 보이지 않아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원청이나 같은 계열사들은 직원들의 급여를 50%~80%만 지급하면서 근근히 버틴다고들 하는데,
저도 그렇게나마 회사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좀 양해구하고 싶지만 최근 몇몇 사건들로 인해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4대보험을 6개월가량 밀렸습니다.
직원들 급여 맞춰주기도 빠듯했고, 회사 거래처에 대금 지급도 2~3개월씩 밀리는 상황에서....
4대보험 따박따박 내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4대보험 신고가 제대로 되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누군가가 공단홈페이지에 들어갔던 것 같은데...
보험료가 미납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사장 면담해야겠다면서 실력행사에 들어가더군요. 
4대보험 신고를 안하고 제가 떼먹었다면 천하에 나쁜놈 맞습니다만,
입사와 동시에 4대보험 신고를 하고 있고, 올해 들어서 못내고 있던 것들인데.....
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참고로,
저희 회사에는 용역이 없습니다. 외국인도 채용을 하지 않습니다.
지역경제를 위해서 그리고, 나름 애사심을 가질 수 있게 소속감을 가지시라고 용역업체와 거래를 하지 않습니다.
기본급 및 상여 그리고, 연차수당 및 각종 복리혜택이 동종업계에선 가장 좋다고 자부를 합니다.
원청인 1차벤더보다도 저희 회사의 수당이 더 쎕니다.
특근 없이 주5일 근무에 오전 8시부터 잔업2시간 포함해서 7시까지(아무리 바쁘더라도 그 이상의 잔업은 하지 않습니다)하시면
보통 실수령액 180~190정도씩은 받아가시게끔 여러가지 수당을 붙여드리는데도....
한달에 5만원에서 10만원씩 추가로 보너스도 드리는데도.....
사장이 매달 2천~3천씩 돈 빌려다가 월급 맞춰주고 있는데도.....
6개월에 한번씩 또 추가로 상여가 지급되는 것이 있는데도.....

4대보험 미납이 사장으로써는 해서는 안될 짓인양 매도하는 것에 사실.....
내가 이거 뭐하는 짓이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결제의 원칙이....

1. 직원들 급여
2. 회사 이자(회사 신용도와 직결이 되어 있으므로...)
3. 회사 카드
4. 기숙사 및 숙소 임대료
5. 원자재 공급업체 결제대금
6. 세금 및 공과금(전기세,수도세 등)
7. 제 급여
8. 4대 보험 의 순서입니다.

뭐 오너분들마다 생각하는 게 다를 수가 있으나, 저는 가급적이면 저 순서를 지켜서 결제를 해드립니다.
사장이 해야할 일은 직원 월급챙겨주는 것과 오더 따오는 것. 2가지만 잘하면 된다고 누가 그럽디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시급이 또 오른답니다.....
기술직들은 에어콘도 없는 현장에서 땀을 죽을만큼 흘려가면서 일하는데도 불평불만 없이 일하고,
(볼때마다 불쌍해죽겠음. 설비보완에 몇천이 더 들어간다니 이 친구들은 참을만하니깐 괜찮다고들 함)
생산직들은 냉방병 걸릴정도로 에어콘 켜놓고 일하면서도 더워서 일 못하겠다고 하는 것 보면.....

왜 다른 업체 사장들이 용역이나 외국인들을 채용하는 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호의가 계속되니 둘리가 된다는 말(개그치자는 의도는 아니고 무슨 뜻인지 이해해주시기 바람)

일부 악명높은 회사들은....
연차수당도 없이, 안쓰면 없애버린다고들 하는데 우리는 입사 6개월만 되면 선사용에 남는 것들은 수당으로 지급하고,
상여 또한 기본급에만 적용을 하는데 나는 뭔 배짱으로 잔업에 특근까지 포함한 총액에다가 상여율을 적용해주겠다고 했는지...

최저시급이 인상된다고 하는데, 저 직원들(40~50대 여성분이며, 전부 입사 3개월미만임)을 계속 데리고 가야하는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젊은 친구들(을 뽑고싶지만, 지원을 안함.)이나 용역, 외국인들을 써야하는지.....
정~말 고민됩니다.

이번 기회에 나쁜 사장이 될 수도 있다는게......너무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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