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간부로 4년간 군생활을 했고,전역한지 불과 6개월도 안됐습니다.
제가 군대 있을때는 참 군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실제로 그때문에 2호봉때부터 곧바로 전역을 마음먹었습니다.
수익성이 있는 조직도 아니고 매년 30조가 넘는 거금을 들여서 오직 유사시 적국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훈련만을 목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이 거대한 조직이,주어진 가장 큰 과업인 훈련마저 전시행정으로 굴러갈만큼 썩어있으니 군대 개선이 급선무라고밖에 할 말이 없네요.
교육훈련이라곤 체력,정신력,전술적 능력을 기르고 내 한몸바쳐 조국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을 고취시킨다는 제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그냥 '훈련을 하기 위한 훈련'만을 하고 있으니 여성징병을 논하기에 앞서 여성을 징병하더라도 그 여성들을 제대로 된 한 명의 군인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우리 국군이 가지고 있느냐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군인 체력검정에서 팔굽혀펴기 72개,윗몸일으키기 82개,3km 오래달리기 12분 30초가 특급인데요.
사실 위 수치가 비현실적인 수치도 아닙니다.훈단에서 11주 훈련받으니까 팔굽혀펴기는 당연히 특급이고 오래달리기도 12분 후반대까지 들어가더라구요.
윗몸은 허리가 안좋아서 항상 3급이었구요.(화기 다루는 부대라 하도 무거운거만 들다 보니까 나중에는 악화되서 40개도 못했습니다...ㄷㄷ)
여기서 주목할건 여군인데요,제 동기들중 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 90개씩 하는 여군들 생각보다 꽤 많았습니다.(물론 정자세)
오래달리기에서는 여군들이 상당히 약했는데,그 와중에도 남자기준 3급까지 들어오는 동기들이 몇명 있더군요.
여군이라 할지라도 결코 나약하지 않습니다.
어떤 동기는 90mm 본인이 들고 산악행군도 했습니다.물론 여군이구요.어떤 여군 후배는 망구다이 훈련도 수료했습니다.
여자가 군대임무를 수행할수 있냐,없느냐 이건 논할 가치도 없어요.여자도 임무수행 가능합니다.제 경험상요.
문제가 있는건 성별이 아니라 바로 군대 자체입니다.실무가 가장 큰 문제에요.
제대로 된 훈련을 안시키니까 전술능력이 길러질 리가 없고,소원수리 무섭다고 구보니 체력단련이니 경시하니까 체력이 길러질 리가 없죠.
물론 소원수리 중요하죠.근데 '소총중대도 아니면서 왜 매달 행군하냐'는 소원수리가 나올정도면 얼마나 훈련을 경시하고 군인으로서 기본적인 체력과 소양조차 경시하는 분위기인지 알 수 있을겁니다.그런거 쓰라고 달아놓은 소원수리함이 아닌데...
참고로 해병대는 지원제입니다.저거 쓴 놈도 지원해서 온 놈이에요...(참고로 매달 행군하는건 연대장님이 추진하신거고 비전투부대인 의무중대도 매달 행군했음.)
대원들 훈련다운 훈련 시키는 것도 아래위로 욕먹을 각오하고 추진해야되는게 지금 군대의 실태입니다.
무튼 정리합니다.
그게 오로지 병들의 문제라고는 생각치 않아요.최저시급도 못받고 헌신하는만큼 그들은 군복을 입은것만으로 제 역할을 한겁니다.
간부들만의 문제라고도 생각치는 않습니다.어떤 방법이 더 나라를 지키기 좋은 방법인지 깨닫지 못했다고 매도할 순 없죠.
'어떤 방법이 더 나라를 지키기 좋은 방법인가','우리 군대는 제대로 가고 있는가'를 생각하고 깨닫는게 의무인 사람들이 그걸 못하고 있으니,그게 가장 큰 문제죠.
여군징집?그딴건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우리 군대는 여군을 징집해도 그들을 군인답게 만들어줄 능력이 없습니다.
여군이건 남군이건 그나마 직업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그나마도 많지는 않음.그리고 짬밥이 찰수록 이런사람들은 점점 줄어듬)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 빼고는 체력도,전술적능력도 내가 계급장을 잘못봤나 의심될정도로 한심한 수준인 사람 많습니다.
왜냐?군대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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