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같이 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시길래 제가 4년간 겪은 주관적인 군대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여군징병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보류'입니다.

그렇다고 참모 일을 잘하느냐?그것도 아닙니다.(열심히 근무하는 여군들에게 모욕이 될까봐 언급하기 힘들지만 이게 현실이죠)

그러나 이 두가지가 해결되는 방법이 있는데,그게 바로 군대문화 개선입니다.(여지껏 군대조직,군대업무 등등으로 썼는데 군대문화 개선으로 통일할게요)

솔직히 지금 뽑는 여군간부도 전시행정의 일부에요.여군 안뽑으면 남녀차별이다 뭐다 말 많으니까 참모로 돌리더라도 일단 뽑고 보는거죠.

근데 왜 징병은 안하느냐?검토할게 너무 많고 예산도 생각할게 많으니까요.본격적으로 시행하긴 귀찮은데 욕은 먹기 싫으니 '우리 하고 있어요'하고 보여주는거.그게 지금 상황입니다.

지금 주는 병 월급?이것도 전시행정입니다.요즘 물가에 20만원으로 뭐 하나요?제대로 '1인분의 노동력'으로 생각치 않는건 분명합니다.

아무리 병사들이 출퇴근 안하고 집세 안내고 폰비 안내고 세금 안낸다지만 월급이 그런 필수적인 생활금만 쓰고 땡치라고 나오는것도 아니고...

적어도 자기 여가는 즐기고,외출/외박/휴가때 사람답게 지낼 수 있는수준의 돈은 줘야죠.

근데 그런 돈을 제대로 쳐주긴 아깝고,그렇다고 안주면 인권문제가 일게 되니까 눈가리고 아웅하는겁니다.

지금 하는 훈련?전시행정입니다.고작 4주 기초군사훈련하고 1~2달 보수교육 시켜놓고 실무에서 죽어라 주특기만 하다가 가끔 전술훈련 나가고...

우리 훈련할때 생각해보시면,전시행정이 아닌 부분을 떠올리기가 더 어려울겁니다.

휴식중인데 턱끈차고 방탄복에 x반도(지금은 특전조끼)까지 다 차고 있는것부터 훈련내용이 병사들의 전술적 능력 향상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부분까지.

실무사정을 이해못하는 참모들과 오가는 이게 군대가 맞나싶은 수준의 말도 안되는 협조,연대장/대대장에게 털려서 관습적으로 계획수정하는 중대장,평소랑 조금만 다르면 '야 그게 맞아?'하고 태클거는 작전장교.그 와중에 장교와 부사관간의 견제.

보병출신 분들중에 폭격유도,NBC-1보고,화생방상황하행동,최초사격명령,CQB 할 줄 아는 분이 몇 분이나 계시겠습니까.

그래서 훈련조차 전시행정이란겁니다.군대라고 연간 30조넘게 들여서 유지하고 매년 수만명 수십만명 젊은이들 강제로 데려와서 월급 20주고 사역시키는데 훈련이라도 안하면 존재의미가 없으니까 '우리 훈련하고 있어요'하고 보여주는겁니다.

그게 굳어져서 그게 진짜 훈련인줄 아는거에요,높은 분들이.

중요한 교육은 다 놓치고 그냥 밖에서 뛰고 구르면 무조건 훈련인줄 아는거죠.

군대는 다 전시행정이에요.전시행정 아닌 부분이 없어요.밥주는것 조차 전시행정입니다.

여군 간부 모집조차도 전시행정인데 여군징병을 전시행정과 같이 한다?이는 비현실적이죠.

과연 군대를 뿌리부터 갈아엎으면서 동시에 '각군별 모집방법을 차별화하고 전문적인 병력육성을 위한 모병계획을 검토하라'는 임무가 떨어지면 군대가 그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단연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봐온 군대는 좀더 티나는 일을 집중적으로 하고 나머지는 나가리로,전시행정으로,마무리를 위한 마무리를 하기때문이죠.

최우선해야한다는건 '다른거 몇개 끼워서 같이 하되 좀더 중시해라'가 아니라 '가장 먼저 하지 않으면 딴건 시도도 못한다'는 뜻입니다.

여군징병,좋죠.근데 여군징병얘기가 나온 이유가 뭐죠?내가 발뻗고 자기 위해서 아닌가요?

병력이 줄어들 전망이니 여자도 징집해서 병력수를 유지한다는 개념으로 알고 있습니다.(아니라면 미리 사과드립니다.제가 조사를 잘못한거임)

여군 징병을 하건 여군 국방세를 실시하건 일단 우리가 발뻗고 자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할 일을 말씀드린것뿐인데,

생각치도 못한 반박이 많이 나오길래 써봤습니다.

경직되고 관습만 따르는 군대문화 개선을 먼저 해야된다는 의견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 후에는 여군징병을 하건,국방세를 내건,여군 간부제도를 없애건 제대로 토의를 할 수 있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