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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2017)
게시물ID : movie_692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팍
추천 : 0
조회수 : 37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7/30 21:57:35

1.

군함도 아쉽습니다.

류승완 감독이 액션전문 감독이라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군함도라는 소재를 이렇게 소비하다니...

이야기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대중영화로) 재미있다 이상의 것이 없습니다.

걸작이기 보다는 평작 수준입니다.

마지막 카메라를 응시하는 장면은 진짜 무얼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더군요.

암살과 함께 제가 경험한 한국영화 최악의 엔딩이었습니다.

 

2.

군함도 배급 독과점을 안타깝게 보는 영화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외유내강 관계자를 아는 페친들이 이런 말을 한다.
"그들을 개인적으로 아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생각난다.
개인은 착하다. 하지만 시스템 안에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악한 행동을 한다.
유태인 학자 한나 아렌트는 아우슈비츠에서 일했던 독일인 장교를 연구하면서 내렸던 결론이었다.
그는 독일인 장교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개인 개인이 잘못된 시스템에 저항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있다.
개인이 시스템을 거부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두가지는 반대되는 듯 보이면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번 군함도 배급 독과점 사건은 오히려 지금 영화 개봉 시스템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보여주는 예가 되었다.
CJ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투자, 제작, 배급, 상영과 이차판권까지 모든 과정을 독과점 하고 있는 현 시스템이 문제다.
지금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영화계는 말라죽고 말것이다.
마치 한시대를 풍미했던 일본, 대만, 홍콩 같이 말이다.

 

3.

영화계 지인과 페북으로 대화한 내용

 

저도 그 회사가 독과점 캐릭터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지만 외유내강이 감독 부부가 대표로 있는 개인 회사인데 인터뷰에서 우리도 이번 상영관 독점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식으로 대답하는것을 보니 한심하더군요 

맞습니다.


독점자본이 문제지요

하지만

문제를 CJ로만 국한하면 외유내강도 피해자가 됩니다


사팍

결론은 시스템에 굴복해서 모른척 한 죄가 있겠죠. 단물을 빨아먹으면서 말이에요.

그냥 탈출을 플롯으로 하는 액션영화인데 거기에 역사성이 뭐가 있겠어요.

마지막 원폭을 바라보는 소녀의 시선이 갑자기 카메라로 향하는 것만 봐도 감독이 얼마나 얄팍한지 알 수 있죠.

살인의 추억을 따라했는데 의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말이죠.

 


그런 관계를 공범이라고 합니다 ^^ 

아무 극장 프렌차이즈 홈페이지에 가서 상영 예정작 살펴보면 근래에 한국영화는 택시드라이버와 독립영화 말고는 없습니다 .

모두 이럴줄 알고 다 피한겁니다 

그걸 외유내강만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안타까운건 택시드라이버는 이번 사태도 있고 군함도가 안내려왔으니 이런 대규모의 상영관 독점이 불가능하고 이후로도 법안이 마련되거나 혹은 여론 때문에라도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2500개중에서 2100개 이런식의 싹쓸이는 군함도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거죠 ^^

역사에 영원히 남을 악질적 독점 사례에 외유내강은 영원히 이름을 올리는거죠

사팍

[악의 평범성]이 대단한 것인 잘못된 시스템 안에서 개인 각성의 필요성과 잘못된 시스템의 무서움을 동시에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유내강은 공범 맞습니다. 하지만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나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맞지 않다는 것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죄가 없어지지는 않으니까요.

저는 앞으로 영원히 스크린 독점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옥자]를 버리고 [리얼]을 밀었던것만 봐도 얼마나 이기적이면서 미련한 세력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영화판의 제1화두가 상영관 독점이었습니다 그것은 공공연하게 모든 영화인 술자리에서의 가장 시급하게 타도되어야 할 자본의 악행이었지요 

그런데 어떻게 악의 평범성과 같은 연구에 이 일을 끼워 맞출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

 

모르고 하거나 인지하지 못한게 아니라 알면서, 니들이 어쩔건데 그러면서 한겁니다

사팍

전 외유내강이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그 이론을 끌어온 것이죠. 딱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으로 만나면 착하다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지만 그것이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제작자의 태도는 확실히 이율배반적이에요. 류승완은 투자가 맨 처음 오프닝 크레딧을 갖는것에 대해서 비판했고 앞으로 제작자를 맨 앞에 넣겠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죠.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얼마나 자본에 굴복하고 있는지 알 수 있죠. 다시 보고 싶지는 않지만 군함도 오프닝 크레딧이 어떻게 나왔는지 알고 싶기는 하네요.

 

나도 그건 궁금하더라구요 류승완 감독이 그것을 가지고 싸운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응원했습니다 ^^

 

사팍

가설인데 그냥 진보코스프레 한 것은 아닐까요?

 

류감독이 그럴 정도로 영리한 사업가로는 생각되지 않네요 

비록 내가 보기엔 본디 망작이었지만 류감독이랑 친한 정윤철 감독이 상영관 독점으로 대립군이 망했다면 그리 피를 토하고 페북에 글을 올리던게 고작 몇주전인데... 

외유내강이 엄청 큰돈을 벌더니 회사 팀칼라가 변하는것 같네요 

베를린이나 베태랑 같은 속편도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니 판단력이 사라진것 같아요 

 

4.

군함도의 엔딩(스포 포함)

 

탈출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황정민은 죽습니다.

황정민은 죽으면서 열살난 딸을 송중기에게 부탁합니다.

그리고 핵폭탄 구름이 나타납니다.

 

영화는 오프닝과 같이 흑백으로 전환됩니다.

핵폭탄 구름만 칼라에요.

황정민 딸도 당연히 핵폭탄 구름을 봅니다.

한참을 보다가 카메라로 시선을 옮깁니다.

 

그리고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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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뭡니까?

살인의 추억 코스프레도 아니고...

독과점은 독과점 대로 비판해야겠죠.

그것과 별개로 영화가 굉장히 단순합니다.

복잡한게 좋은 건 아니지만 캐릭터의 깊이가 전혀 없어요.

게다가 마지막 엔딩은 최악이었습니다.

오프닝은 소재를 엔딩은 주제를 말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나게 때려부수고 탈출하던 영화가 원폭 구름을 보여주면서 뭘 느끼라고 하는 건지.

살인의 추억 오마주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엔딩의 의미도 없고 말입니다.

 

5.

영화만 놓고 본다면 가장 큰 문제는 소재와 주제가 플롯에 종속되었다는 겁니다.

 

군함도의 모습을 보고 거기서 탈출하기 힘들겠다 그래서 탈출하는 플롯으로 이야기를 만들면 재미있겠다가 처음인 겁니다.

소재로 시작하거나 주제로 시작하거나 그것에 맞는 플롯을 찾는 건데 거꾸로 된 것이죠.

 

예술과 자본이 함께 필요한 영화에서 예술의 지분이 굉장히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전체가 클리세 덩어리입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들로 차 있습니다.

단 1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영화는 흘러갑니다.

 

그래도 이야기는 굴러가고 액션은 박진감이 넘칩니다.

하지만 플롯에 의존한 영화다 보니 여러 장면에서 논란이 생길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조선인들 끼리 대립하는 장면이 대표적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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