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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181일째
게시물ID : baby_209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슬픈다람쥐
추천 : 18
조회수 : 1870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7/08/02 22:05:56
요즘들어 새벽 네시쯔음 되면 잠에서 깹니다.
그리곤 서럽게 웁니다.

너무나도 행복했던 가족이었을 시절 꿈을 꿉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아니기때문이기에 이내 슬퍼집니다.

차라리 지금이 꿈속이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후회합니다.

분명히 일이 이렇게 된것은 
제게도 잘못이 있었을겁니다.

누군가 기회를 준다면 
소중한것들 절대 놓지지 않도록 노력할텐데요.

그냥 제가 참았더라면 모른척 했더라면 
가족을 지킬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지옥끝에서 감히 한말씀 올립니다.

배우자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눈을 맞추고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지나간 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습니다.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181일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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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이엄마와의 면접도 아니고 나도 근무가 아닌 
아이와 함께 할수 있는 오래간만의 주말이다.

하루하루 자라는 아이가 아쉽다.
언제 이만큼 컸나 싶을정도로 내 딸이 많이 컸다.

옛노래에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노랫가사가 있다.
이제야 그뜻을 알것 같다.
딸을 보고 있으면 보고 있어도 그냥 보고 싶다.

얼마전부터 물고기 잡으러 가자고 보채는 딸에게
오늘은 어항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마트 열대어 코너에서 눈이 휘둥그래져 물고기를 바라본다.

'아빠.. 이거 티비에서 봤던거야, 우리가 이거 잡아서 집에가자'

딸이 흥분해서 이야기 한다.

'응 그래 우리딸 아빠가 물고기 잡아줄게, 우리 물고기에게 이름지어주자'

대답하곤 구피 8마리와 어항, 물고기밥 등을 구입한다.
딸은 금방 구피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까만색 물고기는 잭슨이야'

어디서 본 동화책에 잭슨이란 물고기가 있었던거 같기도 하다.

'그래 잭슨이라고 부르자, 우리 물고기들은 잭슨 패밀리네, 우리 새로운 가족이야'

집에와서 어항 물맞춤하면서도 딸이 구피들에게 눈을 떼지 않는다.

딸을 잭슨 패밀리 식사담당으로 임명했다.

'우리딸, 이제부터 잭슨 패밀리 밥 잘챙겨줘야해' 

딸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물고기밥을 뿌려주면서 혼자 중얼거린다.

'잭슨은 이제 우리 가족이야, 아빠랑 잭슨가족이랑 나랑 같이 살거야'

괜히 마음이 살짝 슬프지만 
그냥 또 좋다.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눕는다.

요즘들어 잠들기전 핑크퐁 공룡송을 유투브로 한번 보고 자는 딸을 위해
잠자리에 작은 극장을 만들어주었다.

그랬더니 요즘은 시간이 안되었는데도 자러가자고 보채는 딸이다.

작은것에 행복해 하는 딸을 보면 기분이 좋다.
분명히 내 부모님도 같은 마음으로 날 키웠을것이다.

어제보단 오늘이 조금더 행복하다.
지난 하루하루가 최악이었으니 하루하루 조금더 행복해짐을 느낀다. 

내일은 더 행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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