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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프린세스 스토리 1 : 공주의 조건
게시물ID : animation_4204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종이우유
추천 : 4
조회수 : 118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03 15: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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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A. 기업으로서의 디즈니

 

 1939년부터 1945년, 긴 전쟁이 끝난 후 황폐해진 세계에는 꿈과 희망이 필요했다. 전후 급성장한 세계경제에 힘입어 텔레비전과 극장이 늘어난 덕을 본 듯도 싶다.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빠르고 강력하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 만큼의 노력과, 투자와, 전략이 있었다.

 


1957년 디즈니의 기업전략 이미지.

 

 창조적 재능은 스튜디오의 뒷받침에 힘입어 영화(애니메이션)로 제작된다. 디즈니에서는 그것을 Raw material, 즉 ‘원재료’라 지칭한다. 최근에는 이 원재료를 IP(지적재산권)라는 형태로 다루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컨텐츠들이 여러 분야에 맞추어 재생산 되어 뻗어나가는 것. 이것은 이미 50년대부터 확립되어 있던 디즈니의 기업전략이었다. ‘크로스 미디어'(Cross Media) 혹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s) 전략이라고도 한다. 

 창립자인 월트 디즈니가 1966년 사망한 이후, 디즈니는 경영상의 많은 굴곡을 겪었다. 특히 80년대 중반부터 경영난이 이어졌었지만 2005년부터 CEO를 맡은 밥 아이거의 등장 이후로는 순조롭게 그 규모와 이익이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흥망성쇠 와중에도 수많은 영화제작사를 자회사로 인수했다가, 매각했다가, 불화로 갈라서는 등 사업의 다각화를 위한 시도가 이어진 결과로 디즈니는 현재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ABC, 픽사, 마블(어벤저스), 루카스필름(스타워즈) 등의 인수를 통해 세계 굴지의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난 상태이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물론 앞서 언급했던 원재료, 즉 애니메이션 컨텐츠와 그 IP의 저력에 있다.

 기업의 첫 번째 목적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 꿈과 희망도 어쨋든 이윤이 나기 때문에 심는 것이다. 디즈니가 돈을 버는 방법은 단순하다.

 첫 번째, 컨텐츠 제작 및 상영.

 두 번째, 컨텐츠를 활용한 사업 운영.

 방법은 단순하지만 루트는 다양하다. 디즈니의 사업부서는 크게 스튜디오 엔터테인먼츠(디즈니스튜디오), 컨슈머 프로덕츠(디즈니스토어), 파크 앤 리조트(디즈니월드&디즈니랜드), 미디어 네트웍스(디즈니채널)의 네 갈래로 나누어지는데, 이러한 사업들이 IP 공유를 바탕으로 서로 얽혀 시너지효과를 내며 어마어마한 수익으로 이어진다. 

 외부와의 컨텐츠 협력사업에도 개방적이다. 가령 캐릭터제품의 경우에는 그 제품군에 있어 발군의 광범위함을 자랑하는데, 자체제작하여 디즈니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것 뿐 아니라 완구류-토미카, 레고 등-, 문구류, 의류, 잡화, 가전제품, 명품 악세사리부터  화장품이나 식품의 패키지까지 섭렵한 것으로 부족해 최근에는 모바일 캐쥬얼게임(크로시 로드, 매지컬 다이스 등)과도 콜라보했다. 소규모의 로열티 계약들은 말할 것도 없다.  어느 국가의 어느 상점가, 마트, 백화점을 가더라도 어렵지 않게 디즈니 캐릭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컨텐츠가 세계 각국에서 헤아릴 수 없을만큼 다양하게 재생산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디즈니의 2016년 총 매출액은 대략 60조원이었다.  

 디즈니의 핵심이 애니메이션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새로운 컨텐츠 즉 IP를 생성하는 것에는 긴 제작기간과 많은 투자비용, 흥행여부에 대한 위험부담이 존재한다. 꾸준히 손을 대야 하는 부문이되 올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올인하지 않더라도 이미 시장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투자는 불필요하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디즈니 실사영화는 망한다던 것도 옛말,  2016년 한 해 동안 디즈니는 미국 극장가에서만 3조 6천억을 벌어들였다. 스타워즈 로그원, 어벤져스 시빌 워, 닥터 스트레인지, 도리를 찾아서, 주토피아, 정글북, 모아나… 이 모든 영화들의 모든 수익을 저작권 문제로 나눠먹을 여지도 없이 한 회사가 삼켰다. 이러기 위해서 밥 아이거는 그렇게 계열사들을 사들였나 보다.    

 어느 시점부터인가 디즈니는 점점 신규 IP보다 기존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는데, 그 중 팅커벨과 요정친구들을 묶은 ‘페어리즈’ 시리즈 등은 기존 IP에 기반하되 계속해서 컨텐츠(극장판 애니메이션, 새로운 캐릭터들)를 추가해내는 경우이고, 디즈니주니어의 TV시리즈인 ‘리틀 프린세스 소피아’(원제 Sopia the first)에선 무려 마법의 목걸이를 사용해 디즈니 프린세스들의 영혼을 불러내어 도움을 받는 형식으로 기존 IP를 활용하기도 한다. 신데렐라, 정글북, 미녀와 야수 등 여러 고전 애니메이션의 실사영화화 프로젝트도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산재되어 있는 제품군의 더욱 효율적인 판매-일종의 묶음판매인 셈이다-를 위해 여러가지 형식을 취하기도 하는데, 그 중에선 미키(Mickey & Friends)와 푸(Pooh & Pals) 등의 동물캐릭터들을 파스텔톤의 아기 버젼으로 그려낸 ‘디즈니 베이비’라던가, 디즈니 재팬이 내세워 본사로 확산된 ‘썸썸’(Tsum Tsum-쯔무쯔무), 앞서 언급한 ‘페어리즈 라인’, 그리고 ‘프린세스 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B. 공주의 조건

 

  90년대. 토이스토리와 카, 몬스터 주식회사 등 소위 BOY’s TOY로 분류되는 제품군은 이미 충분했다. 픽사의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문제는 GIRL’s TOY였다. 50~60년대를 풍미한 프린세스들은 너무 빈티지해서,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어필하기엔 범위의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캐릭터의 리뉴얼이 필요했다.     

 디즈니의 ‘프린세스 라인‘은 90년대 후반 조성된 디즈니의 자체 미디어 프랜차이즈다. 90년대 이후 태어난 아이들은 사실 디즈니 고전 애니메이션의 원작을 제대로 감상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TV 채널만 바꾸면 새로운 애니메이션들이 방영되고 있었다. 각 가정의 어린이들이 디즈니명작선 비디오테이프를 끊임없이 돌려보던 것도 80년대까지의 일이다.   

 새로운 고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공주들은 힘을 합쳤다. 그대로 두었다면 기억에서 잊혀져 판매가 시들해졌을 공주들도 끊임없이 리뉴얼 되며 새로운 팬층을 확보했다.

 프린세스라인의 제품디자인은 주로 공식 공주들이 시대와 국적을 초월한-다소 무시한- 채 일관된 코드의 드레스를 입고 일렬로 서 있거나 정면을 향해 무리지은 모습의 일러스트를 중심으로 한다. 각종 장식, 티아라, 꽃, 비즈, 리본, 레이스는 덤이다. 공주가 열 한 명이니 가방과 구두도 열 한가지 스타일의 바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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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프린세스 라인. 
컨셉에 따라 드레스, 티아라, 장신구 등이 변형된다. 출처 http://silentmermaid21.deviantart.com/

 

 작중 신분이 공주라고 해서 무조건 공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디즈니의 ‘공식 공주’-Official Princess-에 등극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는데, 대외적으로는 극중 신분설정보다 캐릭터 자체의 공주적 자질이 크게 반영된다. 여기서 자질이란 바른 인성, 선한 성품, 공주로서의 품위 등으로 소위 어린 소녀들의 ‘롤모델’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뜻한다.

 가령 뮬란의 경우에는, 공주로 태어나지도 왕자와 결혼하지도 않았지만 메인캐릭터로서 나라를 구한 영웅적 업적을 반영해 프린세스로 선별되었다. 반면 팅커벨의 경우에는, 고전작품 출신에다 시리즈 애니메이션도 따로 제작되고 캐릭터상품도 인기있지만 본편에서 웬디와 인디언추장의 딸을 질투했던 전적 때문에-시샘이 많은 성품이 어린이들의 롤모델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공주가 되지 못했다.

 대외적으로야 그렇고,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름다움과 인지도가 주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인지도란 속편이 아닌 본편 출신이라던가 TV시리즈가 아닌 극장판 출신이라던가 하는 소위 출신성분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자스민의 경우에는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급 히로인이였음에도 알라딘의 흥행에 힘입어 공주로 등극한 케이스다. 반면 최근 등장한 TV시리즈 ‘아발로 왕국의 엘레나’의 엘레나는 주인공인데다 방영 전부터 최초의 라틴계 프린세스, 뉴 프린세스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해놓고서는 정작 대관식을 치러주지 않아 불만이 터져나왔다. 엘레나는 디즈니랜드의 공식 공주 등극 행사인 Coronation(대관식) 대신 Royal welcome이라는 행사를 통해 데뷔했다.

 그리고 나이대도 중요하다. 앨리스, 릴로, 소피아 등이 나이가 너무 어려 탈락한 캐릭터들이다. 우상으로 삼기에는 소비자층과 너무 또래가 비슷해서일까, 혹은 디즈니랜드에서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힘들어서일까. 아동이 아닌 성인들을 고용하다보니 작중 7세라는 설정을 가진 리틀프린세스 소피아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600-princess-storybook

디즈니랜드 캐릭터다이닝 서비스의 신데렐라. 
아이들이 대역 직원을 실제 캐릭터로 여기는 일이 잦다.

 

 

maxresdefault

평민 엄마가 왕과 재혼하는 바람에 엉겁결에 공주가 된 
리틀프린세스 소피아, 7세. 보기에 썩 실제같지는 않다.

 

 

 그 외 프린세스라인에 들지 못한 캐릭터로는, 원래 작중 신분이 공주임에도 ‘디즈니 공식 공주’로서는 미흡하다고 여겨져 탈락한 키다가카시(아틀란티스), 메가라(헤라클레스), 너무 섹시하거나 품위가 없어서 끼지 못한 에스메랄다(노틀담의 곱추), 제인(타잔. 불가피하게 정글에서 헐벗고 다닌다), 인간형 외모가 아니라서 탈락한 날라(라이언킹), 주디(주토피아) 등이 있다.

 특히 도리(니모를 찾아서, 도리를 찾아서)의 경우에는 장애를 극복하고 용기와 우정으로 속편을 훌륭하게 흥행으로 이끈 업적이 있어, 프린세스 등극에 대한 일부 팬덤의 꾸준한 요청이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디즈니의 프린세스라인은 명예직이 아니라 상업적 목적를 위한 프랜차이즈임을 고려하자. 드레스를 입은 블루탱(도리의 어종)은 그다지 팔릴 것 같지가 않다.

 같은 맥락에서, 겨울왕국의 엘사.안나 자매는 기존의 프랜차이즈에 편입하지 않아도 이미 캐릭터상품의 판매가 호조인지라 굳이 묶어 팔 필요가 없어서 대관식을 치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피규어 한 세트를 구입하더라도 프린세스라인과 겨울왕국이 따로 구분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제품군 컨셉을 공유하더라도 명백하게 다른 라인인 것이다.

 

Enchanted_-_Poster_-_Giselle_and_Queen_Narissa

실제 배우가 디즈니 프린세스 특유의 손동작, 표정, 설정을 흉내낸다. 
디즈니프린세스 클리셰에 대한 패러디가 가득하다.

 

 그리고 기타 흥미로운 사례로, 실사영화 ‘마법에 걸린 사랑’(원제 Enchanted)의 지젤을 들 수 있다.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가 혼합된 작품으로 드레스, 궁전, 왕자, 동물들과 뮤지컬 씬 등 디즈니 프린세스의 온갖 클리셰가 패러디를 넘어 디스에 가까울 정도로 등장하지만  2D 캐릭터와 실제 배우가 교차되며 등장했던 탓에 캐릭터의 활용이 애매해진 경우다.

 





다음 글..

디즈니 프린세스 스토리 2 : 프린세스 라인
디즈니 프린세스 스토리 3 : 관계도의 변천

출처 http://bassak.kr/post/tag/%EB%A6%AC%EC%A5%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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