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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외국에서 학사 취득 했어요
게시물ID : freeboard_16038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_hermosa_
추천 : 2
조회수 : 21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04 05:59:41
외국어 하나도 모를때부터 와서 지금 6년차 유학생 입니다. 어디 글들 읽어보면 남들은 외국 유학가서 명문대 가서 조기졸업이니 뭐니 척척 잘만 하던데 정말 자괴감 들더라구요...

저는 지금이 10학기째입니다. 원래 이 나라 학사가 보통 6학기인걸 감안하면 끌만큼 끈 졸업이기도 하죠. 
작년에 학사 논문 제출해서 통과까지 했는데 양자역학과목이 일년째 발목을 잡아 졸업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험은 벌써 이 과목에서 두번 떨어졌구요. 
이 나라에서는 같은 과목의 시험을 세번 이상 떨어지면 퇴학처분이 됨과 동시에 국내 유사학과에서는 다시 공부할수 없는 시스템을 운영중입니다. 학생 비자를 10년 이상 받을 수 없는 유학생에게는 똥줄타는 시스템이죠. 
시험 두번 떨어지고는 이 학과가 과연 나한테 맞는 학과인지 자괴감도 많이 들었고, 시험 스트레스로 빠지라는 살은 안빠지고 폭식과 다이어트를 반복하면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네요 ㅠㅠ... 

이번 학기가 마지막 시험인지라 교수한테 날마다 찾아가다시피 해서 이번 시험은 정말 자신 있었습니다. 3일전에 시험을 봤는데요, 시험문제가 고작 6문제더라구요. 개당 15-18점 정도 되는... 
나름대로 한문제 제외 하고는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오는 길에 친구랑 얘기 하면서 보니 두문제에서 아주 큰 계산실수를 저지른걸 알았습니다. 대충 계산 해보니 아슬아슬 50점 컷에 걸리겠더라구요. 
계산 문제는 부분 점수 또한 없는 문제다 보니 제가 작성한 답이 전부 맞는 경우에만 시험을 통과할수 있는 상황이 된겁니다... 그런데 보통 저희 학과에서는 서술형 문제 하나를 만점 맞는게 어렵거든요. 
이 시험 떨어지면 지금까지 공부한것은 무용지물이고 저는 그저 고졸일 뿐이라는것에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고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쓴 돈과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요...그리고 비자가 이번 학기까지였기 때문에 또한 이 나라에서도 추방당할 상황이었구요. 

 시험 성적 나오기까지는 한참 걸리겠지만 삼일째 잠도 못자고 혈압은 떨어질 생각을 안하고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눈 딱감고 교수님한테 갔다왔습니다... 
세번째 시험이라는것과 상황을 설명 드리고 혹시 시험 결과를 조금 일찍 알수 있을까 하고 여쭤보니 어제는 당연하지만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네요. 
집에 오는 기차에서 정말 죽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저는 솔직히 제 짧은 인생에서 실패해 본 경험이 별로 없거든요. 인생의 첫 실패가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시험 결과가 나왔는데 좋은 점수는 아니지만 합격 통보가 나왔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기분좋은 날이 없었던것 같네요. 
그런데 몇몇 정말 소수의 친구를 제외하면 저는 친구가 없어요. 유학 오면서 두명의 친구를 제외하고 그 많던 한국친구들과의 연락이 다 끊겼거든요...제 현지인 친구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지만, 뭐라고 해도 한국어로 어디 한군데 자랑 해 보고싶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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