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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주말의 이야기
게시물ID : wedlock_97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ockman
추천 : 5
조회수 : 47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14 01:13:16


토요일

0. 산부인과에서 조산 가능성이 있으니 한동안은 누워있어라, 매주 오셔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의 원기옥이 빗나갔다. 우리는 둘째가 파란색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1. 바로 여름휴가를 취소하면서, 와이프는 조금 서글픈듯했다.
당뇨에 이어서 조산 위험군이라니. 건강하지 못한 자기 몸을 자책하는 듯 했다.
안쓰러웠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2. 자가로 약 30분거리에 살고있는 어머니가 소식을 듣고 번개같이 집에왔다.
같이 간단한 저녁을 먹고, 가볍게 장을 보고 어머니 댁으로 갔다. 첫째는 몹시 즐거워보였다.
잔소리꾼 시어머니가 오늘은 별 말을 하지 않아서, 오늘은 네고시에이터 역할을 할 필요가 없었다.

3.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는 어머니의 신념이 오늘 깨졌다.
며느리는 시장표 원피스로 된 옷을 입고 거실에 누워있었지만,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괜찮다.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칼질을 하고 간을 보고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했다.

4. 어머니가 안방 침대를 내주고, 첫째와 거실에서 선풍기바람을 쐬면서 잠들었다.
우리는 안방 침대 위에 누웠다.

5. 문득 알게 된 사실인데 연애 2년 반, 결혼 4년 반이 넘어가는 우리는 함께 잘 때면 아직도 베게를 하나만 쓴다.



일요일

0. 나와 와이프가 늘어지게 자는 동안, 새벽같이 일어나는 어머니와 첫째는 그새 밖에서 놀다가 돌아왔다.

1. 어제 바쁘셔서 통화하지 못했던 장모님과 통화했다. 와이프보다 살림까지 해야 할 내 걱정을 하는 장모님이 안쓰러웠다.
딸 가진 마음이 이런건가. 음식은 내가 더 잘하니 잘되지 않았느냐고 우스갯소리로 넘겼다.

2. 오늘도 누워있는게 어색한지 안절부절이다. 그냥 빨리 집에 가야겠는데, 이 아줌마는 좀 더 있다가 가잔다.

3. 저녁을 먹고 집에왔다. 어머니는 몸조리 잘하라고 신신당부하셨다. 아내를 눕히고 밀린 설거지와, 빨래와, 아이 재우기를 마친다.

4. 아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다.

'나 진짜로 당신한테 너무 미안하네... 이러다가 나중에 고생시켰다고 나 버리는거 아냐?'
- 아니. 오히려 나중에 나 벽에 똥칠하면 버리지 말아달라고 지금 열심히하는거야ㅋㅋ
'어머.. 내가 어떻게 당신을 버려.. 그런말은 하는거 아냐..'
- 야. 너 지난번에 나 치매걸리면 요양원 보내버린다며?'
'...기억력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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