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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전선/ 지휘관이 죽었다. (고어?,스포)
게시물ID : mobilegame_461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리에나
추천 : 2
조회수 : 76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20 21:49:00
우리가 마주한 것은 시체였다.

지휘관이 죽었다. 시체는 찾았지만 그뿐이었다. 철혈에게 온몸을 휘저어진 지휘관의 몸은 못찾느니만 못했다. 부스러기, 찌꺼기, 벽에 마구 흩어져 붙여있는 육편과 핏덩이들. 눈을 홉뜬채로 죽은 그는, 팔다리가 꿰여 간신히 서있는 벽에 붙어있었다. 무심하게 손을 휘둘러 잡은 모기가 벽에 혈흔을 남긴 마냥 그렇게.

다음은 너희다, 그런 말을 휘갈겨 써놓은 것은 철혈이리라.

그 글씨조차도 지휘관의 피와 고기로 쓰여져있다. 우리에겐 나지 않을, 아마도 뜨거웠을 피 냄새. 머리가 어찔하다.

"지휘, 관."

UMP9는 동요했다. 몹시도 동요했다. 그 처참한 꼴에 과연 누가 동요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 지휘관, 나쁘지 않은 사람이었다.

살기 위해선 무슨 짓이건 가능했다. 우리는, 인형이다. 전쟁 인형. AR팀 이외엔 마인드맵 백업도 가능하다. 버리고 갔다면 됐다. 버리고 갔어야 했다. 그런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초보 지휘관인 자신보다 휘하에 있는 유능한 인형들을 살리는 것을 택했다.

바닥에 굴러떨어져있는 총기는 PPK.

그 자존심 센 발터 계집애가 억지로 쥐여줬으리라.

다른 제대원들에게 끌려가듯이 지휘부를 떠나며, 집어던지듯이 그에게 떠넘겼다. 자신의 영혼과 다름없는 그것을 넘기는 것은, 살아 남으라는, 살아 남아달라는 처절한 부탁이었다.

그는 그때 어땠을까. 웃었을까?

내부 촬영용 CCTV에 찍힌 뒷모습으로는 알 수 없는 노릇.

"......멍청하기는."

HK의 말이 표독하지 않은 이유는, 이 입 더럽고 정 많은 인형조차 상처받았기 때문. 말 한마디 내지 않는 G11은, 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는 때문. 

"지휘과안........."

기어코 9은 바닥에 무너져 울음을 터뜨렸다. 내 동생이지만, 너무 마음이 약해 큰일이다. 언니인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9은 언젠가 전장의 이슬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다.

아니 우리가 이슬로 사라질 자격이나 있던가?

절로 나는 코웃음. 나는 주저앉은 나인의 다리를 발끝으로 걷어찼다. 시체에 못박힌 시선을 돌리지 않은채로 나인은 울고있다. 주룩, 주룩, 주루룩. 식염수가 아깝다.

"나인, 일어나."
"언니, 지휘관이, 죽었,"
"시끄러워."
"우리가 조금 더 일찍 도착했다면, 지휘관은,"
"시끄럽다고 했지, 나인."

망설임없이 나인의 머리에 손을 갖다댔다. 틱틱대는 소리가 아마 머리에 울렸을 것이다. 하얗게 질리는 나인의 얼굴. 도대체, 전쟁 인형에게 감정을 심을 생각을 한 변태새끼는 누군지. 허리 아래를 잘라 총구로 쑤셔줘도 모자랄 터다.

"명령에 불복하면 필요없는 기억은 삭제하겠어."
"미*년. 그게 동생한테 할 소리야?"

HK의 욕설이 뒤따라왔다. 질렸다는 표정. G11은 HK의 뒤에 숨어 공포어린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다. 나인 표정은, 내 손 아래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태생부터 우린 이렇게 태어났어.

전쟁인형, 죽고 죽여야만 가치가 있는, 가치가 생기는 그런거. 무던한 표정으로 무전기를 꺼내 보고했다.

"x년 x일 x시 현재, 신임 지휘관 x의 사망을 확인. 시체 회수한 후 본부 복귀합니다."

지휘관이 죽었다.
임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우리의 지휘관이었다.
그리고 이젠 없을 사람이었다.

모월 모일, 우리의 지휘관이 세상을 떠났다.







ㅡ 

사실 45가 9의 기억을 밀어버릴까 고민했는데 그냥 폰으로 간단하게 쓴 탓에 내용은 시원찮읍니다

그냥 며칠 전부터 지휘관을 한번 죽여보고 싶어서 죽여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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