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다윗의 첫 결혼 이야기
게시물ID : history_287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KRKO
추천 : 5
조회수 : 161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8/25 12:55:58
옵션
  • 창작글
f5a1162bd60db11ed0fe9ab053d1f9da.jpg



이새의 아들이자 이스라엘 2대 왕인 다윗은, 익히 잘 아시듯 예수의 조상이자 구약시대 이스라엘의 최고 히어로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첫번째 결혼은 온갖 정략과 비극으로 물들어 있는, 비참하고 몰인정한 것이었습니다.


익히 아시듯, 다윗은 골리앗과 일기토를 뜨며 일약 이스라엘의 슈퍼스타로 등극합니다.
왕 사울보다 인기가 좋았고, 백성들은 사울이 천명을 죽이면 다윗은 만명을 죽인다고 찬양할 정도였죠.
안 그래도 사사 사무엘에게 까여서 왕권이 불안정하던 사울은, 이런 다윗의 인기몰이에 긴장하고 질투하게 됩니다.
사울은 다윗을 없앨 마음을 먹게 되고, 아예 자기 손으로 직접 창을 던지기까지 하죠.


결국 사울은 다윗을 죽일 생각으로, 그에게 블레셋 사람들과 싸워 이기면 딸 메랍을 아내로 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자신의 손으로 죽여서 악명을 날리지 않고, 블레셋 사람들이 다윗을 죽이게 하겠다는 이이제이 전략이었죠.
하지만 다윗은 자신이 양치기 출신의 천한 신분이라 그럴 수 없다고 사양하고, 사울은 어쩔 수 없이 첫 딸 메랍을 다른 곳으로 시집 보냅니다.


그런데 마침 사울의 둘째딸인 미갈은 다윗에게 홀딱 반해있었습니다.
사울은 옳다구나 싶었는지, 이번에는 미갈과의 혼인을 걸고 딜을 제안합니다.
사람을 풀어서 다윗을 부추기고 왕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도록 헛바람을 넣죠.
결국 다윗은 미갈과의 혼인을 꿈꾸며 사울 앞에 나아갑니다.


사울은 괴상한 조건을 내겁니다.
"내가 결혼 선물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지만, 대신 나의 원수 블레셋 남자의 포피 100개를 가져와서 나의 원수를 갚아 주게!"


포피가 무엇이냐 하면은, 그렇습니다. 
포경수술할 때 잘라내는 바로 그것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다윗 앞에서 꼬추를 까고 포경수술을 받아줄 리 만무하니, 이것은 곧 블레셋 사람을 100명 죽이고 그 꼬추를 잘라오라는 소리인 셈이죠.
사울 입장에서는 당연히 다윗이 블레셋 사람들과 싸우다 죽을거라 예상했겠고요.


하지만 이럴수가.
다윗은 부하들을 데리고 블레셋으로 쳐들어가 무려 200개의 꼬추를 잘라옵니다...
결국 사울은 울며 겨자먹기로 딸 미갈을 내주고, 다윗은 부마가 되며 승승장구하게 되죠.


이렇게 행복한 결혼 생활이 시작되나 싶었는데...
그게 또 금세 꼬이게 됩니다.
사울은 여전히 사위 다윗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었고, 자신의 왕권을 위협할 잠재적 위협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죠.
결국 사울은 새벽에 부하들을 보내 다윗을 숙청하려 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미갈은 남편을 사랑하고 있었죠.
그랬기에 아버지와 남편이 대립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새벽에 창문으로 남편을 탈출시킵니다.
침대 위에는 우상을 하나 올려놓고, 염소털로 머리카락처럼 꾸며놓은 뒤, 찾아온 부하들에게는 남편이 몸이 안 좋다며 시간을 끌었죠.
그 덕분에 다윗은 무사히 탈출하고 광야로 도주합니다.


그러나 기껏 이렇게 다윗을 살려보냈음에도, 미갈은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다윗은 광야를 헤매는 사이 아비가일과 아히노암이라는 두 처를 맞이했기 때문이었죠.
그 뿐 아니라 사울 또한 다윗과 전면전을 펼치게 된 이상, 그를 부마의 자리에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결국 미갈은 발디라는 남자와 재혼하게 됩니다.


다윗과 미갈은 사울이 죽고나서야 재회하게 됩니다.
내전에서 승기를 잡은 다윗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에게 미갈을 돌려보내라고 요구합니다.
이를 통해 사울 왕조의 계승자라는 정통성을 되찾을 생각이었겠죠.
미갈은 어쩔 수 없이 다윗에게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이때 그의 남편이던 발디는 울면서 아내를 계속 따라갔다고 합니다.


여차저차 해서 재결합하게 된 다윗과 미갈.
이제 다윗이 왕이 됐으니 행복하게 살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그게 또 마음 같이 잘 되지가 않았습니다.
왕위에 오른 뒤, 다윗은 하나님의 성궤를 성으로 가져옵니다.
그리고 신나게 춤을 막 추다가 옷이 다 벗겨져서 백성들 앞에 꼬추를 노출하게 되죠.


미갈은 왕이 체통 없이 그게 무슨 꼴이냐고 일침을 날리는데, 이게 꼬투리가 잡히고 맙니다.
하나님 앞에서 찬양하고 기뻐 날뛰는 건 당연하다고 대답한 다윗은, 그 후 미갈이 죽을 때까지 상대하지 않습니다.
아마 평생의 적이었던 사울의 딸이, 자신의 자식을 낳는 건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미갈은 사랑하던 남자를 지키려다 배신당하고, 정작 자신을 사랑해 준 남편은 잃은데다 자식까지 없이 평생을 외롭게 지내야만 했습니다.
혼돈의 정국,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
성경 속 다윗과 미갈의 관계는, 그 무렵 공주라는 신분과 위치가 그저 체스판 위의 말 정도였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처음부터 정략적 목적으로 이루어진 이 결혼은, 끝끝내 한 여자의 인생을 파멸로 몰아가고 말았으니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