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폭로한 ‘백종문 녹취록’에는 박 국장이 ‘언론 플레이’를 운운하면서 각종 청탁을 요구한다. 백분토론과 라디오 패널 출연, 사내 고급 정보 제공, 외주 제작 등이다. 소씨는 “외주와 관련해서 박 국장은 100억원을 이야기했다. 50억을 프로그램 제작에, 50억은 우리가 먹자는 것이었다. 이런 식의 모의는 빈번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은 2일 뉴스파인더와 폴리뷰 등의 극우 매체가 국회의원 측에 비선이나 위원회 조직 등을 대가성으로 제안하는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소씨는 매체의 영세함이 ‘언론 플레이’를 통한 청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012년 MBC 파업을 기점으로 온라인에는 방송사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사측의 전횡을 두둔하는 보수 인터넷 매체 기사가 부쩍 늘었다. 뉴스파인더‧미디어워치‧폴리뷰 등이 대표적이다. 동일한 인물이 매체만 바꿔가며 비슷한 기사를 생산한다.
소씨는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박씨가 직접 쓴 기사가 전무하다는 주장이었다. 자신이 써놓고 ‘소훈영’이라는 이름으로 나가지 않은 적이 있다고도 했다. 가명으로 나갔다는 것이다.
또 “기사를 쓰면 폴리뷰에 올리고 미디어워치와 뉴스파인더, 푸른한국닷컴 등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다 알고 있어서 거기 홈페이지 들어가서 직접 편집한다”고 했다.
‘백종문 녹취록’에도 이들 기사가 어떻게 재생산되는지 나온다. 포털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폴리뷰 기사가 뉴스파인더·미디어워치 등을 통해 포털 검색에 노출되는 방식으로 기사가 반복 재생산됐다.
소씨는 “방송사 간부들은 우리를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유일한 아군’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MBC 경영진은 “미디어워치‧폴리뷰는 MBC의 옷이자 날개”라며 추켜세웠고, YTN 간부들도 사내 정보를 이들에게 흘렸다. KBS 인사와도 소씨는 빈번하게 통화하며 정보를 주고받았다. 소씨는 “여론은 한쪽으로 기운 상태였고 사측 입맛에 맞게 써주는 언론이 없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모여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문보기:뉴스파인더
138
101
중복기사 % 73.19
업코리아
56
32
중복기사 %57.14
독립신문
83
79
중복기사 %95.18
폴리뷰
73
73
중복기사 %100
서울톱뉴스
31
23
중복기사 %74.19
뉴스코리아
45
26
중복기사 %57.78
인터넷타임즈
26
19
중복기사 %73.08
[표 1] 2012년 11월 20일~30일, 보수인터넷 매체 기사 중복 건수 비율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비밀작업팀
이들 외에도 그린미디어는 최소한 200여명 가까운 기자들 이름으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본인들이 밝힌 소속기자 72명의 3배 가까운 숫자다. 국정원 댓글부대 의혹이 불거진 지난 2월 이전 기사는 대부분 아이디가 지워져 실제 기자 아이디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용역팀 내부고발자 최모·김모씨는 “용역팀 서버에 사용자 권한으로 들어가 보니 무수히 많은 아이디와 이름을 저장해놓은 공간이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용역팀 서버에 저장된 아이디와 그린경제 기자 아이디 사이에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경향신문>이 두 사람이 서버에서 캡처한 화면에 나오는 아이디와 그린미디어가 발행한 그린경제 기자 아이디를 비교한 결과 양쪽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용역팀과 그린미디어가 발행하는 매체가 한 몸으로 움직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또 2012년 말부터 지난 2월 사이 그린경제 기사에서 찾아낸 기자 이메일 아이디 200여개를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누군가에 의해 수많은 아이디가 체계적으로 관리된 흔적이 보인다. 첫 철자가 동일한 아이디는 알바벳 순서에 따라 일련번호가 1번부터 두 자릿수까지 배열돼 있었다. 예를 들어 yunjae01@, [email protected]_min12@ 식이었다. 기자 이름의 영문표기 방법도 누가 지시한 것처럼 통일돼 있었다. 예를 들어 ‘은정’, ‘수정’ 등 서로 다른 이름의 ‘정’자가 모두 ‘jeong’로 동일하게 표기돼 있다. 용역팀에 저장된 수많은 아이디와 그린경제 기자 아이디의 정체가 뭔지 의문이 제기되는 되는 대목이다.